두 번째 방
토요일의 파티장은 이전과 같은 지하였으나, 플레이룸이 하나 더 열려 있었다. 수현은 미르의 목줄을 짧은 고리에 걸지 않고 손에 쥐었다. 미르를 옆에 두는 선택. 배려인지 감시인지는 미르가 정할 수 없었다.
하린이 다가와 무릎을 살짝 굽혀 인사했다. 미르에게도, 수현에게도.
"오늘도 같이 계셔서 좋아요."
미르는 "네"라고 했다. 목에서 나온 소리는 얇았다. 수현의 엄지가 미르의 손등을 문질렀다.
이번 플레이는 공개된 홀의 한쪽에서 시작됐다. 사람들이 반원을 만들었다. 수현이 하린을 의자 위에 무릎 꿇리고 양손을 등 뒤로 묶었다. 미르는 수현의 왼쪽, 목줄이 팔꿈치를 감고 있는 자리에서 보았다. 지난번보다 가까웠다. 가까울수록 냄새가 먼저 왔다. 하린의 땀, 수현의 가죽, 윤활제의 달큰함.
수현이 하린의 입을 손가락으로 벌리고 자신의 것을 물렸다. 하린의 볼이 움푹 들어갔다. 침이 턱을 타고 흘렀다. 수현의 숨이 낮아졌다. 미르는 그 숨을 옆에서 들었다. 지난번에는 거리 때문에 못 들었던 숨. 들으니 더 나았다. 들으니 더 나빴다. 두 문장이 동시에 성립했다.
하린의 눈이 위로 젖혀졌다. 수현이 하린의 머리를 양손으로 잡고 리듬을 만들었다. 깊이, 멈춤, 깊이. 하린이 사레들자 수현이 빠지고 턱을 쓸며 기다렸다. 기다림의 다정함이 미르의 갈비뼈 사이를 찔렀다. 미르는 그 찔림을 흥분의 일종으로 분류하려 했다. 흥분은 반만 진실이었다.
수현이 하린을 의자에서 내려 바닥에 네 발로 세웠다. 뒤에서 들어가며 하린의 목초커를 쥐었다. 은색 고리가 수현의 손가락에 걸렸다. 미르의 목줄은 수현의 다른 손에 있었다. 한 손에 하린의 초커, 한 손에 미르의 가죽. 그 대칭이 아름다워야 했다. 미르의 시야가 잠시 하얗게 번졌다.
수현의 허리가 움직였다. 하린의 신음이 바닥에 떨어졌다. 미르는 자신의 페니스가 바지 안에서 단단해진 것을 느꼈다. 몸이 장면을 원했다. 가슴은 장면을 거부했다. 원함과 거부가 같은 박동 안에서 싸웠다. 미르는 수현의 소매를 붙들었다. 붙든 손이 떨렸다.
수현이 옆을 보았다. 허리는 멈추지 않은 채.
"미르. 색."
미르의 입이 열렸다. 그린이 습관처럼 혀 위에 올라왔다. 그러나 목줄이 수현의 주먹에서 짧게 경련했다. 미르의 손이 아니라 미르의 맥박이 가죽을 흔든 것 같았다.
"옐로."
처음 쓰는 단어였다. 일 년 삼 개월 만에. 수현의 허리가 즉시 멈췄다. 하린이 고개를 들어 숨을 골랐다. 홀의 반원이 잠시 조용해졌다. 수현이 하린의 등에서 손을 떼고, 미르의 목줄을 두 손으로 옮겨 쥐었다.
"어디까지."
"여기요. 이 방. 이 거리. 조금만."
"플레이를 멈춰."
"하린 씨까지는요. 저만. 저만 다른 데 있을게요."
수현의 눈이 미르를 깊게 읽었다. 화는 없었다. 집중이 있었다. 수현이 하린의 묶인 손목을 풀며 짧게 말했다.
"하린. 오 분. 물 마시고 있어. 내가 미르 두고 올게."
"네. 미르 씨, 괜찮으세요."
하린의 걱정이 진짜라서 미르는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었다. 수현이 미르를 복도 끝 탈의 칸으로 데려갔다. 문을 닫고 목줄을 풀지 않은 채로 미르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쌌다.
"옐로. 잘했어. 어디가 옐로야. 몸, 숨, 머리."
"머리요. 몸이 아니라. 몸이 아니라서 말하면 안 되는 줄 알았어요."
"머리가 먼저 레드를 보기 전에 옐로를 쓰는 거야. 그게 이 단어의 일이야."
미르는 수현의 손목에 얼굴을 비볐다. 눈이 뜨거워졌으나 울지는 않았다.
"오너는 하린 씨한테 돌아가세요. 저는 여기 있을게요. 그린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조금만 있으면."
"같이 있자. 하린은 기다려 줄 수 있는 사람이야. 네가 숨 고를 동안 나는 여기 오너로 있을게."
미르는 그 문장에 무너질 뻔했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수현의 손가락을 입에 물었다. 수현이 손가락을 깊게 넣어 혀를 눌렀다. 침이 흘렀다. 미르는 그 단순한 구속에 호흡을 맞추었다. 넷 들이쉬고, 여섯 내쉬고.
오 분 뒤 미르는 말했다.
"전 로비에 있을게요. 오너는 마무리를. 하린 씨를 중간에 두는 건 저도 싫어요."
수현이 미르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목줄 끝을 미르의 손에 쥐여 주었다.
"이 끝은 네가 들고 있어. 내가 끝나면 네가 다시 내 손에 올려."
미르는 로비의 벤치에 앉아 목줄 끝을 두 손으로 감았다. 가죽이 손바닥에서 따뜻해졌다. 홀 쪽에서 하린의 신음이 다시 시작되었다. 미르는 그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들으면서도 도망가지 않는 것. 그것이 오늘 미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최선 아래로, 아직 이름 붙이지 않은 것이 목줄 길이보다 짧게 웅크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