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의 길이
수현의 손가락이 미르의 목덜미를 지나 가죽 고리에 걸릴 때, 미르는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숨을 멈췄다. 거실 스탠드 불빛 아래, 목줄은 짧지 않았다. 소파에서 부엌까지, 부엌에서 현관까지, 현관에서 다시 수현의 무릎까지. 그 길이는 처음부터 합의된 것이었다.
"오늘 밤 파티, 기억하지."
수현의 목소리는 낮고 일정했다. 명령이라기보다 확인에 가까웠다. 미르는 무릎을 꿇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목줄이 살짝 당겨지며 쇄골 위의 가죽이 따뜻해졌다.
"네, 오너."
"규칙은."
미르가 외웠다. 외운 지 일 년 하고도 석 달이 지났다. 처음 목줄을 채우던 밤, 수현은 종이 한 장을 테이블에 펼쳐 놓고 한 줄씩 읽게 했다. 지금은 종이가 서랍 안에 접혀 있고, 문장은 미르의 혀 위에 있었다.
"파티에서 오너는 다른 펫과 플레이할 수 있다. 펫도 오너의 허락 아래 다른 파트너와 플레이할 수 있다. 세이프워드는 레드, 옐로. 집으로 돌아오면 애프터케어는 서로에게. 질투가 생기면—"
거기서 미르가 잠깐 멈췄다. 수현의 엄지가 턱선을 쓸었다.
"질투가 생기면."
"말한다. 숨기지 않는다. 질투는 잘못이 아니다."
수현이 미소 지었다. 미소는 다정했으나 느슨하지 않았다. 미르는 그 미소를 좋아했다. 좋아한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미르는 그 미소가 목줄보다 먼저 자신을 묶는다고 생각했다.
"잘했다."
수현이 미르의 입술을 엄지로 벌리고, 이미 단단해진 것을 천천히 물렸다. 미르는 입안 가득 무게를 받아들이며 눈을 감았다. 침이 고이고, 목줄이 짧게 딸깍 소리를 냈다. 수현은 깊이를 조절했다. 너무 깊지 않게, 그러나 충분히. 미르의 혀가 아래를 받치고, 입술이 고리를 만들자 수현의 숨이 조금 거칠어졌다.
"여기. 이 입이 내 것이다. 파티에 가도, 다른 손을 만져도, 이 입이 누구 것인지는 안 바뀐다."
미르는 대답 대신 더 깊이 삼켰다. 수현의 손이 미르의 머리카락을 모아 쥐었다. 당김은 아픔이 아니라 표시였다. 표시는 언제나 선명했고, 미르는 선명한 것을 믿었다.
사정은 목구멍 안쪽에서 터졌다. 미르는 삼키라는 손짓이 내려오기 전에 이미 삼키고 있었다. 수현이 빼낼 때 입꼬리에 남은 것을 엄지로 닦아 다시 물렸다.
"좋은 펫."
그 세 글자가 미르의 아랫배에 내려앉았다. 미르는 아직 바지 안에서 단단했다. 수현은 그것을 알았지만 지금은 풀어주지 않았다. 풀어주는 것은 파티 전, 혹은 파티 후. 타이밍도 합의의 일부였다.
수현이 목줄을 풀어 소파 팔걸이에 걸쳐 두었다. 가죽이 아직 미르의 체온을 머금고 있었다. 미르는 그 온기를 눈으로 따라가다가, 수현의 무릎에 볼을 기댔다.
"하린이 온대."
수현이 말했다. 하린. 파티에서 가끔 보는 펫. 검은 머리, 짧은 말, 수현의 손길을 잘 받는 몸. 미르는 하린을 싫어하지 않았다. 싫어할 이유가 없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오너가 하린이랑 플레이할 수도 있는 거죠."
"그럴 수도 있지. 너는?"
"저는 오너를 볼 거예요. 적당한 거리에서. 필요하면 옐로요."
수현이 미르의 볼을 쓰다듬었다.
"거리. 그리고 보는 것도 플레이야. 네가 보는 걸 내가 아는 한."
미르는 웃었다. 그 웃음은 진짜였다. 적어도 그 순간에는.
부엌에서 물이 끓었다. 수현이 일어나 차를 내렸다. 미르는 바닥에 앉아 수현의 종아리를 바라보았다. 목줄이 없는 몇 분의 자유. 그 자유 안에서도 미르는 수현의 동선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나가지 않는 것이 자유의 형태였다.
찻잔이 테이블에 놓였다. 수현이 물었다.
"미르. 둘러대지 마. 진짜로 말해. 오늘 밤, 괜찮은 거 맞아?"
미르는 찻잔을 두 손으로 감쌌다. 김이 얼굴에 닿았다.
"일 년 삼 개월 동안 괜찮았어요. 규칙이 있으니까. 규칙이 있으니까 질투할 일이 없는 거죠."
수현이 잠시 미르를 보았다. 그 시선 속에 무언가 짧은 그림자가 스쳤으나, 미르는 차를 마시는 쪽에 집중했다.
"질투할 일이 없는 게 아니라, 질투가 와도 우리가 다룰 수 있다는 쪽에 가깝지."
"같은 말 아닌가요."
"비슷해 보이지만 달라."
미르는 고개를 기울였다. 수현은 더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미르의 손목을 잡아 입술에 댔다. 맥박 위에 입술이 머물렀다.
"목줄 다시 채울게. 파티 전까지."
"네."
가죽이 다시 목을 감았다. 버클이 잠기는 소리가 거실을 한 바퀴 돌았다. 미르는 그 소리를 좋아했다. 길이가 확보된 것 같은 안도. 수현의 손이 목줄 끝을 쥐고 짧게 당겼다. 미르의 몸이 앞으로 기울며 수현의 입술에 닿았다.
입맞춤은 깊었고, 혀는 이미 서로의 맛을 알고 있었다. 미르는 생각했다. 이 목줄은 충분히 길다. 이 합의는 충분히 단단하다. 질투는 아직, 단어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