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요와 물

유월의 메인 파티는 길었다. 자정이 넘어서야 타격음이 줄었다. 줄이 줄어들면 애프터케어가 방이 된다. 민재는 세 번째 시프트를 애프터케어 전담으로 섰다. 서하가 그렇게 짰다.

"오늘은 걷는 눈 말고 앉는 손. 담요, 물, 말. 말은 적게. 적게 하는 말이 더 깊게 들어가요."

코너의 소파는 낡았고, 담요는 세탁 냄새가 났다. 민재는 담요를 네 장에서 여섯 장으로 늘리고, 전해질 음료를 냉장고에서 더 꺼냈다. 초콜릿은 카카오 함량이 높은 것으로. 하늘이 메모에 적어 둔 취향이 아니라 혈당의 이유였다.

첫 번째로 앉은 사람은 세린이었다. 펫 플레이를 막 끝낸 얼굴. 머리띠를 벗었는데도 눈이 아직 개의 눈을 하고 있었다. 유나가 뒤에서 목덜미를 잡고 소파까지 데려왔다. 세린이 민재의 검은 팔찌를 보더니 무릎을 소파 앞에 붙이려 했다. 유나가 허리를 받아 소파 위로 올렸다.

"장면 끝났어. 지금은 사람. 물."

민재가 컵을 오른쪽에 두었다. 세린의 손이 떨려 컵을 두 번 놓쳤다. 민재는 손을 잡아 주지 않았다. 유나가 잡는 자리였으므로. 그는 휴지를 무릎 높이에 밀어 두기만 했다.

세린이 물을 마시고 나서야 말이 나왔다. 말이 사람의 말이었다.

"꼬리 빼는 게 제일 무서워요. 빼면 내가 다시 저예요. 저로 돌아오는 문이 차가워서."

유나가 담요를 턱까지 올리고 대답했다.

"문은 내가 같이 열어. 차가우면 말해. 오늘은 오 분 더 꼬리 해도 됐는데, 네가 초록이라 해서 내가 욕심냈잖아. 미안."

민재는 그 미안을 기록하지 않았다. 로그에는 의료 없음, 드롭 관찰 중, 동반자 있음. 그 네 칸이면 충분했다.

두 번째는 하린이었다. 오월의 케인 자국이 유월에는 다른 자리로 옮겨 있었다. 허벅지 바깥. 태민이 얼음팩을 천에 싸서 그 위에 올렸다. 하린이 민재에게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

"모니터 씨. 이번엔 숨 안 가빴어요. 흡입기는 안 열었고요. 물만 주세요."

민재가 전해질을 건넸다. 하린의 손가락이 그의 손가락을 스쳤다. 스침을 의미로 키우지 않았다. 키우면 코너가 장면이 된다. 코너는 장면의 바깥이어야 했다.

세 번째는 혼자 온 사람이었다. 닉은 하준. 스위치. 방금 전 바텀으로 패들을 받고, 탑 파트너는 이미 탈의실에 들어가 있었다. 하준의 눈이 붉었다. 혼자의 붉음.

서하가 멀리서 민재를 보았다. 보는 눈이 개입하라는 눈이 아니었다. 할 수 있으면 하라는 눈. 민재가 담요를 하준의 무릎에 올려 두고, 물을 오른쪽에 두었다. 그리고 물었다. 교육의 문장보다 조금 더 사람인 문장.

"말 상대가 필요하시면 앉아 있겠습니다. 혼자가 편하시면 이 거리로 있겠습니다."

하준이 한참 있다가 말했다.

"그 거리로. 다만 나가지 마세요. 나가면 방이 너무 커져요."

민재는 나가지 않았다. 칠 분 루트를 하늘이 대신 돌았다. 민재는 하준의 숨이 길어지는 것을 세었다. 열 번째 숨에서 하준이 초콜릿을 집었다. 집는 손이 장면의 손이 아니라 편의점의 손처럼 서툴렀다. 서투름이 돌아오는 중이라는 뜻이었다.

"스위치여서 그래요." 하준이 혼잣말처럼 말했다. "받고 나면 내가 준 사람 자리가 비어요. 비는 자리에 아무도 안 앉아 주면, 나는 두 번 떨어지는 것 같아요."

민재는 조언하지 않았다. 조언할 자리가 아니었다. 다만 담요가 미끄러지지 않게 가장자리를 한 번 접어 주었다. 접는 일이 대답 같았다.

자정이 지나 도윤이 커튼 안에서 나왔다. 강혁이 그의 허리에 외투를 걸쳤다. 도윤의 눈은 고요했다. 고요가 섬뜩할 정도로 고른 정적의 연장. 민재가 물을 내밀자 강혁이 대신 받아 도윤의 입에 맞춰 기울였다. 도윤이 삼키고, 작게 말했다.

"초록. 지금은 사람."

강혁이 민재에게 고갯짓했다. 감사. 말이 없는 감사. 클로즈드 룸의 문법이 코너까지 이어지는 방식이었다.

파티가 접힐 때 서하가 코너에 앉았다. 시계를 풀지 않은 채. 민재가 담요를 개며 물었다.

"애프터케어가 장면보다 더 어렵습니다."

"당연해요. 장면은 합의된 절정이고, 저기는 합의되지 않은 하강이니까. 하강을 혼자 두면 커뮤니티가 사람을 빌려만 쓰는 곳이 돼. 빌려 쓰고 반납 안 하는 방. 나는 그런 방 운영 안 해요."

민재가 마지막 담요를 접었다. 접힌 사각형이 낮의 스튜디오와 겹쳤다. 같은 천. 다른 온도.

"하준 씨가 스위치 이야기를 했습니다. 받는 밤이 끝나면 주는 자리가 빈다고."

서하가 시계를 보았다. 보는 척이 아니라 생각하는 동작.

"그 공백을 이해하면 민재 씨도 자기 자리를 고르기 쉬워질 거예요. 고르기 전에 그 공백을 무서워하지 말아요. 공백은 고장이 아니에요. 사람이 양쪽을 가진 증거예요."

집 가는 택시에서 민재는 창에 이마를 붙였다. 문래의 쇳내가 옷에 남아 있었다. 담요 냄새도. 물의 차가운 잔감도. 그는 그 세 가지가 신음보다 오래 남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즌의 중간이 아직 멀었으나, 중간을 건너가는 다리는 타격이 아니라 담요일지도 몰랐다. 그는 그 다리를 건너는 법을 손으로 배우고 있었다. 컵을 오른쪽에 두는 손. 담요 가장자리를 접는 손. 나가지 않고 앉아 있는 손.

그 손이 아직 장면을 열 손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미, 방을 닫는 손의 일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