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안의 온도

토요일 저녁 일곱 시. 문래의 공장은 쉬고, 삼 층만 깨어 있었다. 민재는 번호 자물쇠 앞에서 한 번 숨을 고르고 숫자를 눌렀다. 잠금이 풀리는 소리가 낮과 달랐다. 낮에는 연습이었고, 지금은 방이 사람을 받고 있었다.

입구에 정우가 앉았다. 파티 운영, 회원 명부, 휴대폰 봉인 봉투. 민재가 신분증과 닉을 대조하자 정우가 흰 팔찌를 내밀었다.

"시프트 전엔 흰 거. 아홉 시에 하늘이 검은 걸로 바꿔 줄 거예요. 탈의는 왼쪽, 물은 오른쪽 끝. 술 반입은 여기까지. 던전 안 알코올 제로. 알고 있죠."

"알고 있습니다."

탈의실의 조명은 낮았다. 민재는 셔츠를 남기고 바지만 검정의로 갈아입었다. 서하가 교육 때 말했다. 신입 모니터는 옷을 많이 입어도 된다. 벗는 용기가 일의 자격이 아니라고.

복도를 지나 메인 홀에 들어섰을 때, 온도가 먼저 왔다. 난방이 아니라 사람의 열. 가죽 냄새, 로프 밀랍, 물티슈, 아주 옅은 땀. 스피커에서는 비트가 없는 낮은 음만 흘렀다. 신음과 타격음을 삼키기 위한 바닥.

벽에 규칙이 붙어 있었다. 큰 글씨. 물어보고 만질 것. 노랑을 존중할 것. 구경은 시선만, 손은 자기 몸에만. 사진 금지. 실명은 문 밖에 두고 올 것.

민재는 그 글씨를 이미 외우고 있었다. 외운 글씨가 공기에 붙자 다른 물건이 되었다. 종이에서 방의 뼈로.

애프터케어 코너에 담요가 네 장 개어 있었다. 생수, 전해질 음료, 초콜릿, 휴지. 하늘이 그 앞을 지나가다 민재를 발견하고 턱짓했다.

"일찍 왔네. 흰 팔찌로 한 바퀴만 돌아. 오늘은 오픈 플로어 여섯, 클로즈드 하나. 클로즈드는 저쪽 검은 커튼. 여덟 시 반에 서하가 브리핑 할 거야."

민재는 천천히 걸었다. 로프 존에 이미 한 커플이 매트를 깔고 있었다. 남자 가 줄을 풀고, 여자가 머리카락을 묶고 있었다. 아직 장면이 시작되지 않은 자리. 협상의 끝자락. 민재는 듣지 않으려 했으나 짧은 말이 새어 나왔다.

"가슴은 오늘 빼자. 지난번에 저림이 길었어."

"알겠어. 힙과 허벅지. 크로치는 초록 맞지?"

"초록. 오르가즘은 해도 돼. 삽입은 아니야. 오늘은 줄만."

민재는 고개를 돌려 임팩트 존으로 갔다. 그 짧은 대화가 발바닥에 남았다. 가슴은 오늘 빼자. 지난번에 저림이 길었어. 거절이 아니라 조정이었다. 조정이 사랑의 다른 문법처럼 들렸다. 그는 그 생각을 모니터의 자리에 넣지 않으려 했다. 아직 흰 팔찌였다.

여덟 시가 되자 사람이 늘었다. 서른 명 남짓. 목줄, 하네스, 그냥 검은 옷. 어떤 사람은 이미 무릎을 바닥에 붙이고 주인의 옆을 지켰다. 민재는 그 무릎을 오래 보지 않았다. 보는 일이 참가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교육에서 하늘이 말했다. 참가처럼 느껴지면 눈을 옮기고, 발은 루트에 남겨라.

서하가 입구 쪽에서 손을 들었다. 당번과 운영만 모이는 짧은 원.

"오늘 신입 모니터 민재, 하늘이랑 2시프트. 1시프트는 나랑 지연. 클로즈드 룸은 강혁 도윤, 십오 분 노크. 신규 게스트 세 명, 정우가 스티커 노랑 붙였음. 노랑 스티커는 다가갈 때 한 번 더 물을 것. 의료: 하린 천식 흡입기 애프터케어 서랍. 지훈은 로프 가위 자기 거 가져왔지만 우리 가위도 옆에 둘 것. 질문."

민재는 질문하지 않았다. 질문이 자기 긴장을 드러낼 것 같았다. 드러내도 되는 자리였지만, 오늘은 듣는 쪽이 맞고 싶었다.

아홉 시 직전, 하늘이 민재의 흰 팔찌를 떼고 검은 팔찌를 감았다. 벨크로가 손목 뼈 위에서 잠겼다. 잠기는 소리가 작았다. 작은 소리가 방을 조금 더 또렷하게 만들었다.

"숨 쉬어. 우리는 소방수가 아니야. 순찰이야. 불이 나면 끄고, 안 나면 걷는 거야."

첫 바퀴. 입구, 로프, 임팩트, 슬링, 커튼, 애프터케어, 화장실 앞. 민재의 시계는 서하의 것이 아니었으나 칠 분을 나누어 담았다.

로프 존에서 여자가 이미 무릎을 꿇고 있었다. 상의가 없었다. 줄이 가슴 아래를 지나기 전, 남자가 그녀의 손을 잡고 무엇을 물었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민재는 가슴을 보지 않으려 했고, 보지 않으려는 노력 자체가 시선이 되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눈을 그녀의 손가락 끝에 두었다. 손가락은 아직 분홍이었다.

임팩트 존에서 가죽 패들이 허벅지를 치는 소리가 났다. 한 대. 호흡. 두 대. 여자가 웃었다. 웃음이 초록처럼 들렸다. 민재는 그 웃음을 기록하듯 지나쳤다.

슬링은 비어 있었다. 클로즈드 커튼 앞에서 하늘이 손목시계를 보았다. 아직 십오 분이 안 됐다.

애프터케어에 아무도 없었다.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장면은 이제 몸을 열기 시작했을 뿐, 닫히는 쪽은 밤의 뒷부분에 있었다.

화장실 앞에서 민재는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검은 팔찌가 컵에 부딪혔다. 플라스틱 소리. 그 소리가 자신의 것이라는 감각이 처음으로 왔다. 구경의 밤이 아니라 당번의 밤.

하늘이 뒤에서 말했다.

"얼굴 굳었어. 굳은 모니터는 장면에 긴장을 뿌려. 이완해. 이완한 채로 눈을 또렷이 떠."

민재가 어깨를 내렸다. 내리는 데 삼 초가 걸렸다. 삼 초 동안 패들 소리가 다시 났고, 로프 존에서 짧은 신음이 올라왔다. 신음은 고통인지 쾌락인지 아직 구분되지 않았다. 구분하는 일이 그의 일이 아니었다. 구분이 필요해지는 순간만 그의 일이었다.

두 번째 바퀴를 시작하며 민재는 문 안의 온도를 다시 느꼈다. 덥지 않았다. 그러나 피부가 깨어 있었다. 깨어 있는 피부를 인정하고, 인정한 채로 걸었다. 발기는 아직 없었다. 대신에 집중이 있었다. 집중이 욕망의 가까운 친척처럼 무릎을 스쳤다.

그는 그 친척을 내쫓지 않았다. 내쫓으면 서하가 말한 빈 방이 될 것 같았다. 데리고 걷기로 했다. 검은 팔찌의 안쪽이 땀에 조금 젖었다.

열 시 반까지 아직 시간이 많았다. 시즌의 첫 파티는 그렇게, 온도를 익히는 일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