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의 은

일상은 극적으로 바뀌지 않았다. 바뀌지 않는 것이 이 일의 성공처럼 느껴졌다. 정민은 일곱 시에 일어났고, 혜수는 커피를 내렸고, 식탁에는 여전히 김과 계란과 우유가 올랐다. 다만 현관에서 신발을 신기 전에 정민이 잠깐 멈췄다. 혜수가 그의 셔츠 깃을 여미며 목걸이가 보이지 않는지 확인하는 손길이 생긴 것이었다. 확인이 끝나면 그는 이마를 그녀의 어깨에 일 초쯤 댔다. 대는 각도가 무릎의 잔상이었다.

회사에서도 은줄은 티가 나지 않았다. 넥타이 매듭 아래, 속옷 깃 안. 점심시간에 동료가 "언제 목걸이 찼냐"고 물은 적이 한 번 있었다. 정민은 "집사람이 사줬어"라고 했다. 그 답이 거짓이 아니어서 얼굴이 달아오르지 않았다. 달아오르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이상해, 화장실 거울 앞에서 그는 고리를 손가락으로 한 번 만졌다. 만지는 순간 혜수의 잠그는 소리가 났다. 소리는 기억이었고, 기억은 몸의 것이었다.

혜수는 도서관에서 대출 반납을 하며 가끔 자기 손끝을 보았다. 그 손끝이 사람의 목에 줄을 채우는 손이라는 사실이 일과 겹치지 않았다. 겹치지 않게 하는 것이 규칙이었다. 규칙이 지켜지자 일과 밤이 서로 오염되지 않았다. 오염되지 않는 분리가 그녀를 안심하게 했다.

수요일 저녁, 정민이 설거지를 하는데 혜수가 뒤에서 말했다.

"오늘 무릎 괜찮아?"

"괜찮아요."

요, 가 붙는 날이 있고 안 붙는 날이 있었다. 붙는 날은 그가 그 모드로 들어오는 날이었다. 혜수는 그 차이를 귀로 구별하게 되었다. 구별하는 귀가 생긴 것이 마흔여섯의 새 기관 같았다.

"끝나면 내 옆으로 와. 앉지 말고."

정민이 행주를 개고 소파 옆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화면 속 앵커가 금리를 말했고, 혜수는 그의 머리를 무릎에 올려놓고 뉴스를 보았다. 쓰다듬는 속도가 뉴스 멘트와 맞지 않았다. 맞지 않아도 되었다. 정민은 눈을 감고 있었고, 은줄이 그녀의 무릎 천에 걸쳐 있었다. 그 삼십 분이 세션이라고 부르기에는 평범했고, 평범하다고 부르기에는 무릎이 있었다.

"이게 내가 제일 잘하는 것 같아." 혜수가 낮게 말했다. "어려운 거 말고. 그냥 이렇게 두는 거."

정민이 눈을 뜨지 않은 채로 대답했다.

"이게 내가 제일 필요한 거예요."

금요일, 수아가 영상통화를 걸었다. 정민이 목걸이를 한 채로 화면에 들어왔다. 혜수는 순간 숨이 멈췄다. 수아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혹은 보고도 목걸이 정도로 넘겼다.

"아빠 목걸이 새로 샀네?"

정민의 귀가 붉어졌다. 혜수가 화면 밖으로 손을 내밀어 그의 허벅지를 한 번 눌렀다. 누르는 힘이 진정하라는 뜻이었다.

"엄마가 사줬어." 정민이 말했다.

"잘 어울린다. 예전부터 하나 있지 그랬어." 수아가 머리를 수건으로 문지르며 웃었다. "나 다음 주 금요일에 내려가. 친구 둘 데려가도 돼? 조모임 발표 준비."

"며칠." 혜수가 물었다.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점심. 짧게."

"그래. 이불 꺼내둘게."

통화가 끝난 뒤 거실이 잠시 정지했다. 정민이 목걸이를 만졌다. 만지는 손이 머뭇거렸다.

"벗어야 하나요."

혜수는 그 질문을 바로 받지 못했다. 받는 자리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 같았다. 그녀는 리모컨을 집었다가 내려놓았다.

"금요일 낮에 내가 풀게. 일요일 수아 올라간 뒤에 다시 채울게. 사흘이야. 사흘은 참을 수 있지."

"참아요." 정민이 말했다. 말의 끝이 아쉬움으로 내려갔다. "다만, 풀릴 때가 더 만져질 것 같아요. 있는 줄 몰랐던 자리가 없어지니까."

혜수는 그의 목덜미에 입을 한 번 맞추었다. 맞추는 일이 지시가 아니라 위로였다. 위와 아래가 한 입맞춤 안에서 섞였다. 섞여도 이상하지 않았다. 이상하지 않은 것이 요 며칠의 수확이었다.

"사흘 뒤면 내가 다시 채울게. 그 말은 지킬게."

밤, 두 사람은 특별한 행위 없이 한 이불에서 잤다. 정민이 혜수의 손목을 자기 목걸이 위에 올려놓고 잠들었다. 올려놓는 일이 부탁 같았다. 혜수는 그 부탁을 거절하지 않았다. 거절하지 않은 채로 수아의 금요일을 생각했다.

수아가 이 목걸이의 이름을 알게 되면. 친구들이 이 집에서 무릎의 잔상을 보게 되면. 생각의 끝이 차갑게 내려갔다. 내려간 자리를 혜수는 손으로 덮었다. 덮는다고 따뜻해지지는 않았다.

그녀는 정민의 잠든 얼굴을 보았다. 그 얼굴은 구매팀장이었고, 수아의 아빠였고, 자기 것이었다. 세 개가 한 베개에 놓여 있었다. 세 개를 동시에 지키는 일이 가능한지, 혜수는 아직 답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답이 없는 채로 은줄의 작은 차가움을 손가락에 담았다. 차가움은 정직했다. 정직한 것이 오늘은 위로가 되지 않았다.

금요일까지 나흘이었다. 나흘 동안 이 줄은 그의 목에 남아 있을 것이었다. 남아 있는 나흘을 혜수는 아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끼는 마음이 벌써 이별 같아서, 그녀는 그 마음을 밀어냈다. 밀어낸 자리에 규칙이 남았다. 이 일은 이 집 안에서만. 수아 앞에서는 부부. 규칙은 선명했다. 선명한 규칙이 목을 조이는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