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간격

수요일 오전. 강민이 참숭어를 뜨는데, 윤서가 너무 가까이 섰다.

패스가 아니라 피시 스테이션. 오픈 전. 브리가드가 다 들어와 있는 시간. 윤서의 어깨가 강민의 어깨에서 한 뼘. 한 뼘은 낮의 거리로 충분했다. 그러나 어젯밤 입 안을 쓰던 사람이 한 뼘 안에 있으면, 한 뼘은 너무 좁았다.

"뼈, 거기 하나 남았어."

윤서의 손가락이 포션의 핀본을 가리켰다. 손끝이 생선 살에 닿고, 강민의 칼등과 삼 센티미터. 강민은 그 삼 센티미터를 칭찬이 아니라 줄자로 느꼈다. 그는 핀셋을 집어 뼈를 뽑았다. 말이 없었다. 말이 나오면 밤의 숨이 섞일 것 같았다.

하늘이 옆에서 오일을 데우고 있었다. 수아가 가드망제에서 웃고 있었다. 세상은 낮이었다. 강민의 바지만 아직 완전히 낮이 아니었다. 그는 도마 쪽으로 허리를 붙였다. 수치라기보다 규칙. 낮의 몸이 밤을 배신하지 않게.

윤서가 한 발 물러났다. 물러나는 타이밍이 정확했다. 그녀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한 뼘이 위험하다는 것을. 헤드셰프가 수셰프의 도마를 점검하는 것은 정상이었다. 그 점검이 일 초 길어지는 것이 정상이 아니었다.

"하늘. 오일 온도."

"팔십사, 셰프."

윤서가 피시 스테이션을 떠나 소스로 갔다. 강민은 칼날을 닦았다. 닦는 손등이 미세하게 떨렸다. 코미 준호가 그 떨림을 봤는지 안 봤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더 무서웠다.

점심은 없었다. 수요일은 디너만. 오후 세 시, 윤서가 새 코스 프로토타입을 패스에 올렸다. 갑오징어, 먹물 베레, 김치 가스파초를 한 스푼. 을지로의 낮술을 접시에 옮기려는 시도. 한재욱의 문장—요리가 무엇을 말하는지—를 정면으로 받는 접시였다.

"맛봐."

강민이 스푼을 입에 넣었다. 먹물의 철분, 김치의 산, 갑오징어의 단맛. 세 개가 아직 악수하지 못하고 있었다.

"산이 먼저 칩니다. 먹물이 뒤따라 안 와요. 베레를 조금 더 풀고, 김치 액은 오일로 한 번 감싸면 어떨까요."

윤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낮의 끄덕임. 통과가 아니라 채택. 강민의 미각은 윤서가 스카우트한 이유 중 하나였다. 오마카세에서 밥의 온도를 일 도 단위로 맞추던 혀. 그 혀가 어젯밤 그녀의 안에 있었다. 그 사실을 지금 생각하면 안 되었다.

그런데 윤서가 말했다.

"네가 베레 다시 짜. 오픈 전에."

업무였다. 그러나 「네가」라는 이인칭이 강민의 등줄기를 살짝 태웠다. 낮에 윤서는 이름을 아껴 썼다. 직함과 스테이션으로 불렀다. 「네가」는 오피스의 온도에 가까운 말이었다.

강민이 짧게 받았다.

"알겠습니다."

예, 셰프를 일부러 피했다. 지금은 그 세 음절이 위험했다. 칼의 간격처럼.

오후 네 시. 베레를 다시 풀고 있을 때, 재훈이 강민의 옆에 와 물었다.

"수셰프. 어제 리소토, 동혁이 좀 죽어 있던데. 셰프가 너무 한 거 아니에요?"

위험한 질문이었다. 브리가드의 불만을 수셰프에게 묻는 것은, 편을 가르자는 뜻일 수 있었다.

강민은 베레를 젓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접시가 돌아왔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동혁은 오늘 다시 맞출 거고, 맞추면 끝이야."

재훈이 코로 웃었다. 웃음의 온도가 좋지 않았다.

"셰프 편만 드시는군요."

"접시 편이야. 재훈도 그렇잖아."

그 답이 재훈을 잠시 막아 세웠다. 막아 세운 것뿐, 설득한 것은 아니었다. 강민은 알고 있었다. 재훈의 어깨는 월요일에도 아직 내려오지 않았다는 것을.

윤서가 오피스 문틀에 기대어 그 대화를 듣고 있었다. 강민은 나중에야 알았다. 서비스가 끝난 뒤, 불이 꺼지기 전, 윤서가 패스를 닦으며 한 말 때문에.

"낮에 잘 잘라 냈어. 재훈과 나 사이. 그 칼의 간격, 유지해. 네가 내 편처럼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 이 주방은 둘로 갈라져."

강민이 수건을 접으며 물었다. 아직 불이 켜져 있었다.

"셰프는, 제가 낮에 너무 가까워질 때도 그렇게 자르십니까."

윤서가 스위치를 보지 않고 대답했다.

"잘라. 그래야 밤이 남아."

그리고 불을 껐다. 칼의 간격이 어둠 속에서 반대로 접혔다. 강민이 무릎을 꿇기 전에, 윤서가 그의 목을 손바닥으로 짚었다. 맥박. 낮에 삼 센티미터로 유지하던 거리의 정반대.

"오늘은 가까이 와도 돼. 불이 꺼졌으니까."

강민이 그 손목에 입을 맞추었다. 혀가 아니라 입술만. 허락을 묻는 입술.

"예, 셰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