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플라스

수요일 아침 아홉 시. 활자의 주방은 서비스 전의 차갑고 정확한 시간이었다.

강민이 제일 먼저 출근했다. 그는 늘 그랬다. 조명을 켜는 순서까지 정해져 있었다. 드라이 스토리지, 워크인, 패스, 스테이션, 마지막이 오피스. 오피스 불은 윤서가 켜는 것이 관례였다. 관례는 규칙이 아니었으나, 이 주방에서는 규칙보다 단단했다.

그는 앞치마를 매고 칼을 올렸다. 참숭어 손질. 껍질을 뜨고, 핀본을 빼고, 블록을 포션으로 나눈다. 한 마리에서 두 포션. 오늘은 열두 마리. 피시 프리지 온도는 영하 일 도. 하늘이 출근하면 콩피 오일을 받기만 하면 되도록, 그는 미리 무게를 맞춰 두었다.

윤서는 아홉 시 사십 분에 들어왔다. 단발에 습기가 남아 있었다. 을지로 골목의 아침은 인쇄 잉크와 커피와 하수도 냄새가 섞였다. 그녀는 그 냄새를 주방에서 지웠다. 핸드 워시, 삼십 초, 손톱까지.

"강민."

이름이었다. 직함이 아니었다. 오픈 전의 짧은 간격에서만 이름이 허용되었다. 그것도 업무 범위 안에서만.

"예, 셰프."

"한재욱이 다음 달 온다는 이야기가 있어. 확정은 아니야. 지혜가 채널을 듣고 있어."

강민의 칼이 잠깐 멈췄다가, 바로 다시 움직였다. 한재욱. 서울에서 글을 쓰면 예약이 움직이는 사람. 작년에 활자를 한 번 왔었다. 글은 차갑게 정확했다. 「기술은 있다. 그러나 요리가 무엇을 말하는지 아직 모르겠다.」

"메뉴를 바꿉니까."

"계절이 바뀌니까 바꾸는 거야. 그 사람 때문에 바꾸는 게 아니야."

윤서의 말이 너무 빨라서, 강민은 그게 거짓에 가깝다는 것을 알았다. 말하지 않았다. 수셰프는 헤드셰프의 자존을 패스 밖에서 지켜 주는 사람이기도 했다.

재훈이 출근했다. 인사. 스톡 팟. 한우 뼈가 차가운 물에서 피를 빼고 있었다. 수아, 동혁, 하늘, 민지, 준호, 혜린. 브리가드가 채워지는 소리가 주방을 사람 사는 곳으로 바꿨다.

윤서가 화이트보드 앞에 섰다. 오늘의 미장플라스.

"콘소메 이십사. 초석잠 칩은 강민이 직접. 참숭어 콩피 오일, 하늘, 여든넷에서 고정. 한우 주스는 재훈, 그러나 마운트는 내가 패스에서 할 거야. 리소토 스톡 염도, 동혁, 오픈 전에 강민한테 컨펌. 디저트 발효 쌀 아이스크림, 민지, 오버런 어제보다 낮게. 너무 가벼웠어."

펜이 보드를 두드렸다. 질문이 있으면 지금이었다. 서비스 중의 질문은 사고였다.

재훈이 손을 들었다.

"셰프. 주스에 보리굴비 버터를 조금 넣는 거,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피시 쪽 향이 고기에 붙습니다."

주방이 조용해졌다. 재훈은 실력이 있었다. 그래서 위험한 질문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타이밍이 나빴다. 한재욱이라는 이름이 아침 공기 안에 남아 있는 날이었다.

윤서가 재훈을 봤다. 길지 않았다.

"넣어요. 고기에 바닷바람이 한 점 붙는 게 이 집의 접시야. 향이 붙는 게 문제가 아니라, 양이 문제면 양을 줄여. 재훈이 줄여."

"알겠습니다."

강민은 그 짧은 공방을 패스 뒤에서 듣고 있었다. 재훈의 어깨가 내려가지 않았다. 내려가지 않은 어깨는 나중에 문제를 만든다. 강민은 그것을 윤서에게 지금 말하지 않았다. 오픈 미팅을 서비스의 감정으로 더럽히지 않는 것. 그것도 수셰프의 일이었다.

오전 미장플라스가 정밀하게 쌓였다. 계량. 랩. 날짜. 이름. 워크인 선반은 위에서부터 완성 전, 완성, 폐기 순. 윤서는 강민의 선반을 열어 보았다. 라벨의 글씨가 모두 같은 기울기였다.

"강민."

"예."

"코미 허브 교육, 오늘 서비스 전에 십 분만. 어제 시든 걸 패스에 올린 건 한 번으로 충분해."

"제가 하겠습니다."

윤서가 냉장고를 닫았다. 문이 흡착되는 소리. 그 소리 뒤에, 아주 짧게, 두 사람의 숨이 같은 박자로 맞았다. 오픈 전의 주방은 아직 낮이었다. 그러나 낮의 가장자리에는 언제나 밤의 온기가 배어 있었다.

강민은 그 온기를 칼등으로 밀어냈다. 초석잠 칩을 튀길 기름이 일백칠십 도에 도달하고 있었다. 지금은 그것이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