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의 시작
그것이 처음 시작된 것은, 작년 겨울이었다.
한재욱의 글이 나간 지 열흘. 「기술은 있다. 그러나 요리가 무엇을 말하는지 아직 모르겠다.」 주방이 그 문장을 씹고 또 씹던 시기. 윤서는 메뉴를 부수지 않았다. 대신 서비스를 더 차갑게 돌렸다. 실수가 줄었다. 웃음도 줄었다.
강민은 그때 입사 팔 개월째였다. 강남 오마카세에서 윤서가 직접 데려온 손. 스시야의 침묵과 파인다이닝의 콜은 달랐다. 그는 달랐던 만큼 더 정확하게 맞춰 갔다. 윤서는 그 정확함을 신뢰했다. 신뢰는 이 주방에서 가장 비싼 조미료였다.
그날도 토요일이었다. 마지막 테이블이 디저트를 먹고, 브리가드가 빠지고, 영수까지 내려갔다. 윤서는 오피스에서 한재욱의 글을 다시 읽고 있었다. 읽을 필요가 없는 글을. 이미 외운 글을.
강민이 문을 두드렸다.
"셰프. 발주서, 제가 내일 올리겠습니다. 오늘은 올라가십시오."
"들어가."
오피스는 좁았다. 레시피 바인더, 와인 리스트, 칼 세 자루. 윤서가 의자에 앉아 있었고, 강민이 문 앞에 섰다. 불을 끄지 않은 상태. 아직 낮의 연장.
"그 글, 틀렸습니다."
강민이 먼저 말했다. 수셰프가 헤드셰프의 상처를 만지는 말이었다. 낮의 규칙으로 치면 선을 넘는 말이었다.
윤서가 그를 올려다봤다.
"요리가 말해야 하는 게 뭔데."
"을지로입니다. 잉크와 철과, 아침에 이 골목에서 나는 냄새입니다. 셰프가 굴비 버터를 고기에 붙이는 이유가 그겁니다. 한재욱이 그걸 한 번에 못 읽었을 뿐입니다."
침묵. 환풍기가 멀리서 돌고 있었다.
윤서가 일어섰다. 강민보다 반 머리가 작았다. 패스에서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오피스에서는 그렇게 보였다. 그녀는 그의 앞치마 끈을 봤다. 서비스가 끝난 뒤에도 아직 묶여 있는 끈.
"강민. 지금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알아?"
질문이 아니었다. 시험이었다. 강민의 숨이 한번 크게 들어갔다. 그는 똑똑한 사람이었다. 주방을 읽는 사람만큼, 윤서를 읽고 있었다. 팔 개월. 충분히 긴 시간이었다.
"알고 있습니다."
"싫으면 이 문을 닫고 나가. 내일 아침에도 수셰프야. 그건 안 바뀌어."
강민이 문을 닫았다. 안에서. 잠그지는 않았다. 아직 규칙이 없던 밤이었다.
윤서가 그의 앞치마 끈을 풀었다. 천천히. 포션을 재듯. 끈이 늘어지고, 흰 천이 바닥으로 미끄러졌다. 강민의 바지가 팽팽했다. 윤서가 손바닥으로 그 위를 짚었다. 세게. 계량하듯이.
"말로."
"하고 싶습니다. 셰프가 시키는 대로."
그 문장이 이 관계를 만들었다. 합의는 그 한 줄이었다. 윤서는 그의 벨트를 풀고, 지퍼를 내리고, 면 속을 벗겼다. 강민의 것이 튀어나왔다. 굵고, 이미 젖은 끝이 빛났다. 윤서가 손바닥으로 한 번 쓸었다. 강민의 무릎이 흔들렸다.
"무릎."
그는 오피스 바닥 타일에 무릎을 꿇었다. 윤서가 바지를 내려 그를 입 앞에 세웠다. 그녀는 헤드셰프의 손으로 그의 뒤통수를 잡았다. 강제라기보다, 위치의 지정. 강민이 혀를 내밀어 그녀의 것을 핥았다. 처음이라 서툴렀다. 윤서는 서툰 것을 교정했다. 패스에서 소스를 교정하듯이.
"더 깊게. 이빨 넣지 마. 숨은 코로."
"읍—"
침이 턱으로 흘렀다. 윤서의 숨이 처음으로 무너지는 소리가 천장에 닿았다. 그녀는 빨리 가지 않았다. 강민의 혀가 익숙해지기를 기다렸다. 익숙해지자 허리를 밀었다. 강민의 눈이 붉어졌다. 그래도 손은 윤서의 허벅지를 받치고 있었다. 떨어지지 않기 위해. 받치기 위해.
윤서가 그의 머리에서 손을 놓고, 바닥에 같이 내려왔다. 키스를 하지 않았다. 대신 그의 귀에 입을 붙였다.
"이제부터, 이건 불이 꺼진 다음에만. 알아듣겠어?"
강민이 끄덕였다. 끄덕임으로는 부족했다. 윤서가 턱을 잡았다.
"말."
"예, 셰프."
그날 밤의 「예, 셰프」가 첫 번째 밤의 말이 되었다. 윤서는 그를 타일 위에 눕히고, 주머니의 콘돔을 찢었다. 오피스에 비상으로 넣어 둔 것이 아니었다. 그날 가방에 넣어 온 것이었다.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강민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둘 다 그 사실을 입 밖에 내지 않았을 뿐이었다.
들어갈 때 강민이 신음을 삼켰다. 윤서가 허리를 내려 그를 채웠다. 뜨거웠다. 조였다. 하루 종일 칼과 불과 티켓을 다루던 몸이, 다른 정확함으로 맞물렸다. 윤서가 위를 차지했다. 패스에서와 같이. 그녀는 속도를 직접 정했다. 강민의 손목을 머리 위로 눌러, 그가 허리를 함부로 올리지 못하게 했다.
"허락 없이 가지 마."
"예… 셰프. 못 가겠습니다. 가, 갈 것 같습니다—"
"참아."
참는 것이 서비스였다. 강민은 접시를 홀드하듯 숨을 홀드했다. 윤서가 자기 것을 먼저 가져 갔다. 떨리는 허벅지, 짧은 신음, 손톱이 강민의 손목에 남는 흰 자국. 그 자국은 내일 소매가 가릴 깊이였다. 그녀는 이미 그 계산을 하고 있었다.
그다음에야 손을 그의 것에 대고, 몇 번 쥐어 짜 주었다. 강민이 오피스 바닥에서 허리를 꺾으며 나왔다. 많이. 더럽게. 조용히, 그러나 완전히.
둘은 한참 동안 타일 위에 누워 환풍기 소리를 들었다. 윤서가 먼저 일어났다. 휴지로 바닥을 닦고, 앞치마를 강민의 손에 돌려 주었다.
"내일은 낮이야. 낮에는 오늘 밤이 없어."
"예, 셰프."
그 말은 아직 낮과 밤의 중간이었다. 규칙은 그 다음 주부터, 더 단단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