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령의 온도

태양에게.

세 번째 달, 당신의 명령은 온도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차갑지 않았어요. 미지근한 물처럼 몸을 적시고, 적신 다음에야 뜨거워졌습니다.

금요일 밤이었어요. 당신은 「오늘 시간 있어?」라고 물었습니다. 그 질문이 이미 의식이었습니다. 나는 「있습니다.」라고 답했어요.

「지금부터 한 시간. 세션이라고 부르진 않을게. 연습이야. 중지하고 싶으면 빨강. 늦추고 싶으면 노랑. 그대로면 초록. 색깔로 답해.」

「초록입니다.」

심장이 목까지 올라왔어요. 나는 문을 잠그고, 불을 조금 낮추고, 이어폰을 꽂았습니다. 당신의 목소리는 아직 없었어요. 글만. 그런데 글이 목소리처럼 읽혔습니다.

「옷은 그대로. 바지만 내려. 무릎 꿇지 마. 침대에 앉아. 손은 무릎 위.」

나는 그대로 했습니다. 차가운 공기가 허벅지를 스쳤어요. 앉아 있는 자세가 무릎보다 더 무력했습니다. 무릎은 적어도 의식이 있거든요. 앉아 있으면 일상과 맞닿아 있어서, 일상이 벗겨지는 감각이 더 선명했어요.

「지금 보여. 젖었어?」

「조금요. 이미.」

「조금을 정확히. 속옷 위로 손가락 대봐. 축축하면 축축하다고 해. 미끄러우면 미끄럽다고 해.」

손가락을 대는 순간 나는 숨을 삼켰습니다.

「축축합니다. 속옷이 살에 붙었어요.」

「좋아. 속옷 옆으로 밀어. 손가락은 아직 넣지 마. 음순만. 천천히. 위아래로. 내가 열 셀 동안.」

하나부터 열까지, 숫자가 쪽지로 하나씩 왔습니다. 그 간격이 고르지 않았어요. 어떤 숫자는 빨리, 어떤 숫자는 늦게. 늦은 숫자에서 손가락이 같은 자리를 더 오래 문질렀습니다. 음핵이 손가락 밑에 불쑥 솟아 스스로 문지르고 싶어 했어요. 나는 참았습니다. 참는 것이 명령의 온도를 더 높였습니다.

「열. 멈춰. 손가락 봐. 빛나?」

「빛납니다.」

「핥아.」

그 한 단어가 내 얼굴을 뜨겁게 만들었어요. 나는 손가락을 입에 넣었습니다. 나의 맛이 밍밍하고 조금 짰습니다. 창피해서 눈을 감았어요.

「맛.」

「짜요. 그리고 비려요. 그런데 빼기 싫습니다.」

「빼. 이제 넣어. 가운데 손가락. 천천히, 둘째 마디까지. 급하게 들어가면 내가 멈출게.」

들어가는 감각이 너무 또렷했습니다. 벽이 손가락을 받아 조였어요. 둘째 마디에서 멈추니 속이 더 원했습니다. 허리가 앞으로 기울었어요.

「초록?」

「초록. 더 들어가고 싶습니다.」

「안 돼. 그 깊이에서 구부려. 앞쪽 벽. 찾아. 있으면 있다고 해.」

나는 손가락을 구부렸습니다. 처음엔 아무것도 없다가, 조금 더 압을 주니 둔하고 정확한 곳이 만져졌어요. 만지는 순간 무릎이 떨렸습니다.

「있습니다. 여기요.」

「거기를 눌러. 문지르지 마. 눌러. 삼 초, 쉬고, 삼 초. 내가 열 번 셀게.」

열 번은 가혹했습니다. 네 번째에서 신음이 새어 나왔어요. 일곱 번째에서 허벅지가 경련처럼 오므라들었습니다. 아홉 번째에서 나는 「노랑」이라고 쳤습니다. 손이 떨렸어요.

즉시 답이 왔습니다.

「멈췄어. 손가락 빼. 빼면 안아. 무릎 감싸. 호흡 네 번. 보고해.」

나는 빼고, 무릎을 감싸고, 호흡을 세었습니다. 속이 비어 욱신거렸어요.

「호흡했습니다. 아직 오고 싶어요. 그런데 멈춘 게 더 선명합니다.」

「잘했어. 노랑을 써서 더 잘했어. 오늘은 여기까지. 오지 마. 남아.」

오지 말라는 말이 절정보다 깊게 박혔습니다. 나는 울 것 같았어요. 울지는 않고, 다만 눈가가 젖었습니다.

「태양. 명령이 따뜻해서 더 힘들어요.」

「따뜻해야 해. 차갑면 너는 복종하는 게 아니라 견디는 거니까. 나는 유진이 견디는 걸 원하지 않아. 원하는 걸 원해.」

그 밤 나는 오지 못한 채로 오래 깨어 있었습니다. 속이 욱신거리고, 젖꼭지가 옷에 스칠 때마다 작은 전류가 흘렀어요. 그 전류를 지우지 않았습니다. 지우는 것이 당신의 온도를 배신하는 일 같았거든요.

다음 날 당신은 「잘 잤어?」가 아니라 「몸은?」이라고 물었습니다. 나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걷기가 조심스러워요.」라고 했습니다.

「조심해도 돼. 그게 기념이 아니라 여운이야. 여운을 존중해. 만지지 마. 일요일까지.」

일요일까지. 이틀이었습니다. 이틀 동안 나는 당신의 숫자를 몸속에 넣고 다녔어요. 하나. 둘. 셋. 명령의 온도는 식지 않았습니다.

태양. 그때 나는 알았습니다. 당신이 세게 하지 않는 이유가 약해서가 아니라, 세게 하지 않아도 나를 무너뜨릴 수 있어서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