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공유
목요일 스프린트 리뷰는 대형 회의실에서 했다.
빔 프로젝터가 진우의 노트북을 삼켰다. 그는 오른쪽 모니터를 끄는 걸 잊었다. 나래가 어젯밤 말한 UX를, 아침 커피가 지웠다. 라이브 상점 대시보드를 공유하는 줄 알고 HDMI를 꽂았다. 윈도우 키와 P를 누르는 사이에, 확장 디스플레이의 오른쪽이 먼저 대형 화면에 떴다.
오더 어드민.
검은 배경, 큰 글씨.
오늘의 과제: 나래, 저녁 일곱 시까지 플러그 착용. 완료 시 사진. 실패 시 P3.
정적이 이 초 정도 있었다. 진우가 노트북을 닫듯 덮지 못하고, 화면 전환 단축키를 세 번 틀렸다. 나래는 회의실 끝자리에서 도시락 젓가락을 부러뜨릴 뻔했다.
PM 한수아가 안경을 올렸다.
"그거…… 신규 캐주얼이에요?"
진우의 입이 먼저 움직였다. 서버 장애 때 몸이 기억하는 속도.
"커플 퀘스트 프로토타입입니다. 사이드. 아직 내부."
"커플."
수아가 나래와 진우를 번갈아 봤다. 사무실에서 사귄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다. 알려진 사실과 플러그는 다른 층이었다.
주니어 정민재가 아주 작게 말했다.
"게임 이름 뭐예요."
나래가 대답했다. 의외로 맑은 목소리.
"오더. 명령 내려서 수행하는 거예요. 데일리 미션. 아직 아트 없고요. 카피만."
진우가 드디어 화면을 상점 대시보드로 바꿨다. 그래프가 나왔다. 아무도 그래프를 보지 않았다.
수아가 기침을 했다.
"아트 넣기 전에 외부 공유는 금지죠? 성인 콘텐츠면 심의."
"네. 로컬입니다. 외부 없습니다."
진우가 말했다. 귀가 뜨거웠다. 나래는 노트북 모서리를 엄지로 밀고 있었다. 왼쪽 귀걸이는 안 만졌다. 거짓말이 아니라서.
리뷰는 이십 분 더 갔다. 상점 전환율이 나빴다. 아무도 전환율을 기억하지 못할 리뷰였다. 끝나고 복도에서 민재가 나래에게 물었다.
"그 플러그, 아이템 아이콘은 하트로 하실래요, 아니면 그냥 원으로."
"원으로 하세요. 하트는 밴 먹어요."
나래가 웃었다. 민재가 그 웃음을 게임 얘기로 받아 고개를 끄덕이고 사라졌다. 진우는 화장실에 들어가 세면대에 물을 틀고 워치를 봤다. 알림이 하나 와 있었다.
[오더] 과제 진행 중. 남은 시간 04:12.
플러그는 집에 있었다. 과제는 이미 공개된 셈이었다. 그는 취소를 누르지 않았다. 누를 손가락이 아직 떨렸다.
퇴근길은 말이 없었다. 차 안에서 나래가 창밖을 보다가 말했다.
"민재 그 원 아이콘 제안, 의외로 프로야."
"나래야."
"알아. 미안. 어제 말했어야 했는데 네가 응 하고 자 버려서."
"미안한 건 나지. 내가 껐어야지."
나래가 그를 봤다.
"근데 너 차 안에서 다리 붙이네. 긴장한 거야, 흥분한 거야."
진우는 대답 대신 핸들을 한 번 고쳐 잡았다. 둘 다였다. 나래가 그 침묵을 읽고 웃었다. 오늘은 그 웃음이 잔인하지 않았다. 안도였다.
현관. 나래가 방석 위에 무릎을 꿇었다. 진우가 그녀를 일으켰다. 오늘은 현관에서 끝내지 않기로 한 얼굴이었다.
"플러그."
나래가 침실 서랍에서 검은 플러그를 꺼냈다. 실리콘. 작지 않은 것. 윤활을 묻히고 침대에 엎드렸다. 진우가 손가락으로 먼저 열었다. 나래가 숨을 참았다. 플러그가 들어가는 속도는 느렸다. 끝까지. 밑단이 허벅지 사이에 걸렸다. 나래가 허리를 흔들어 자리를 잡았다.
"사진."
"회의실에서 이미 공개됐어. 사진은 패스."
"패스는 내가 해."
진우가 폰을 들었다. 얼굴은 안 나오게, 허리와 플러그 밑단만. 나래가 그 셔터 소리에 안을 조였다. 진우가 사진을 오더에 올리지 않고 암호화 앨범에 넣었다. 앱은 완료만 받았다.
"완료 눌러."
나래가 눌렀다. 진동. 그리고 진우가 그녀의 엉덩이를 쓸었다. 플러그가 움직였다. 나래가 신음했다.
"회의실에서 그 문장 뜨는데 네가 젓가락을 부러뜨릴 뻔했어."
"민재가 아이콘 물어보는데 내가 젖었거든. 그건 버그야. 수치심이 클리토리스로 가는 버그."
진우가 그녀를 바로 눕히고 다리를 벌렸다. 보지가 이미 열려 반질거렸다. 플러그 때문에 안이 좁아져 있었다. 진우가 혀로 클리토리스를 빨았다. 나래가 그의 머리를 끼웠다. 플러그가 움직일 때마다 허리가 접혔다.
"넣어. 앞."
진우가 콘돔을 씌우고 넣었다. 좁았다. 나래가 소리를 냈다. 진우가 멈췄다.
"롤백?"
"커밋. 천천히만."
천천히 넣었다. 플러그와 자지 사이의 얇은 벽이 나래의 눈을 감게 했다. 진우가 허리를 짧게 움직였다. 나래가 그의 어깨를 물었다. 회사 회의실의 빔 프로젝터가 아직도 눈 뒤에 남아 있었다. 오늘의 과제, 큰 글씨, 나래라는 이름. 그 이름이 백 명 앞에서 과제의 주어가 된 감각. 나래가 그 감각을 안고 갔다. 갑작스럽게. 진우가 그 조임에 허리를 더 붙이고 따라갔다. 둘 다 짧게 떨었다. 플러그를 빼는 소리가 뒤에 남았다.
물을 틀고, 닦고, 나래가 수건 채로 그의 무릎에 앉았다.
"프로토타입이라고 한 거, 잘했어."
"잘한 게 아니야. 사고야."
"사고인데 우리 둘 다 단단해졌잖아. 그거 로그에 남을 만해."
진우가 이마를 그녀의 어깨에 댔다.
"민재가 원 아이콘 만들면 어떡하지."
"리뷰에서 기각해. 내가 클라이언트야."
나래가 그의 머리카락을 쓸었다.
"내일 수아가 슬랙에 '심의 가이드 링크' 던질 거야. 받으면 하트로 리액션만 해. 스레드 달지 마."
"경험 많은 사람처럼 말한다."
"회의실에서 내 이름 나온 사람처럼 말한다."
진우는 그날 밤 오더 어드민에 워터마크를 넣었다. PRIVATE. 화면 공유 감지 시 블랙아웃. 나래가 그 PR을 리뷰하며 한 줄 남겼다.
`LGTM. 근데 블랙아웃보다 네가 오른쪽 모니터 끄는 게 더 싸게 먹혀.`
진우는 그 코멘트에 체크를 달고, 오른쪽 모니터 전원 버튼을 손가락으로 한 번 만져 보았다.
만지는 것과 끄는 것은 다른 함수였다. 그는 아직 그 차이를 코드로만 이해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