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받는 말

그날 예린은 현관에서부터 무릎을 꿇었다.

시킨 적이 없었다. 신발을 벗고, 코트를 벗어 걸고,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접었다. 도현이 문을 닫는 소리가 등 뒤에서 났다. 예린은 고개를 숙인 채 기다렸다. 기다림이 부탁이었다.

도현이 앞에 앉아 예린의 턱을 들었다. 눈이 맞았다. 예린은 눈을 피하지 못했다. 피하지 못한 것이 이미 오늘의 시작이었다.

"오늘은 말을 다 받을 거예요. 잘했어, 그 문장 포함해서. 못 받겠으면 옐로. 아예 싫으면 레드. 알겠어요?"

"네."

"네, 뭐."

예린의 혀가 잠시 말렸다. 그리고 처음으로, 깎이지 않은 대답이 나왔다.

"네, 받을게요."

도현의 엄지가 예린의 아랫입술을 쓸었다.

"잘했어."

예린의 몸이 움츠러들었다. 움츠러들고도 턱을 빼지 않았다. 도현이 그 버팀을 보았다.

옷을 벗기는 순서는 느렸다. 블라우스, 브라, 치마, 스타킹, 속옷. 완전히 벗은 예린을 도현은 현관과 거실 사이의 바닥에 무릎 꿇려 두었다. 차가운 나무 마루가 무릎에 배었다. 가슴이 내려앉고 유두가 공기에 반응했다. 도현은 옷을 입은 채로 그 앞에 서서, 예린의 머리칼만 쓸었다.

"이 자세, 잘하고 있어. 무릎 각도가 예뻐. 등 펴진 거, 좋아. 잘했어, 예린아."

문장들이 하나씩 떨어졌다. 예린은 받을 곳이 없어 손으로 자신의 허벅지를 쥐었다. 손톱이 살을 파지 않게, 도현이 그 손을 잡아 풀었다.

"숨지 마. 말로 숨지 마. 손으로도."

도현이 무릎을 굽혀 예린과 눈높이를 맞추었다. 손이 가슴을 감싸고, 유두를 손가락 사이에 느슨하게 끼웠다. 비틀지 않고 무게만. 입이 예린의 이마에 닿았다.

"잘 열고 있어. 가슴이 내 손에 맡는 거, 잘했어."

예린의 숨이 흔들렸다. 잘했어가 가슴을 통과해 배로 내려갔다. 그녀는 그 내려감을 막지 않았다. 막는 힘이 빠지고 있었다.

도현이 예린을 일으켜 소파로 데려갔다. 눕히지 않고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다. 예린의 등은 도현의 가슴에, 벌린 다리는 소파 바깥으로. 완전히 열린 자세. 도현의 손이 내려가 외음을 가른 뒤, 손가락 두 개를 뿌리까지 넣었다. 예린의 머리가 도현의 어깨 뒤로 젖혀졌다.

"이렇게 삼키네. 내 손가락을. 잘했어. 조이지 마, 열어. 그래, 열어두는 거 잘하고 있어. 잘했어."

예린이 신음했다. 신음 속에 그 문장이 섞였다. 잘했어가 안에서 울렸다. 도현의 다른 손이 음핵을 적신 손가락으로 동그라미 그렸다. 느린 원. 예린의 허리가 원을 따라 떠올랐다.

"오는 거 막지 마. 와도 돼. 예쁘게 오고 있어. 잘하고 있어. 잘했어, 예린아. 지금. 지금 잘했어."

예린이 왔다. 오는 동안 도현의 입이 귀에서 같은 문장을 반복했다. 잘했어. 잘했어. 예린의 내벽이 그 리듬으로 물었다. 그녀는 도현의 팔목을 붙잡고, 처음으로 그 말을 밀어내지 않았다. 삼켰다. 삼키자 절정이 길어졌다. 길어져서 울음이 되었다.

울음이 끝난 뒤에도 손가락은 안에 있었다. 도현이 물었다.

"받았어?"

예린은 한참 만에 고개를 끄덕였다. 끄덕임이 작았다. 도현이 턱을 다시 들어 눈을 보았다. 예린의 눈이 젖어 빛났다.

"말로."

"...받았어요. 잘했다는 거. 이번에 받았어요."

도현의 이마가 예린의 이마에 닿았다. 그 닿음이 보상 같았다. 보상을 칭찬으로 다시 번역하지 않고, 그는 짧게 말했다.

"잘 받았어. 그게 오늘 제일 잘한 일이야."

예린은 그 문장에 또 조여졌다. 손가락이 아직 안에 있어서, 조임이 그대로 전달되었다. 도현이 작게 숨을 내쉬었다. 예린은 그 숨이 자신의 등에서 퍼지는 것을 느꼈다.

"넣으세요."

예린이 말했다. 처음으로, 그 밤에, 분명한 부탁.

도현이 손가락을 빼자 빈자리가 울렸다. 그는 예린을 소파에 무릎 꿇게 하고 뒤에서 바지를 내렸다. 콘돔 뜯는 소리가 짧았다. 귀두가 예린의 입구에 닿았을 때, 도현이 허리를 바로 밀지 않았다. 대기. 예린의 허리가 뒤로 기대 스스로 삼키기 시작했다. 도현이 골반을 잡아 그 속도를 늦췄다.

"내가 넣어요. 예린 씨는 받기만. 잘 받고 있어. 잘했어."

허리가 앞으로 밀렸다. 천천히, 한 번에 깊이. 예린의 안이 가득 찼다. 도현의 손이 예린의 아랫배를 눌러, 채워진 깊이를 바깥에서 확인시켰다. 예린의 입이 열렸다. 소리가 나왔다.

움직임의 리듬은 느렸다. 빠지고, 머물고, 다시 끝까지. 매번 끝까지 닿을 때마다 도현이 말했다.

"잘 받아. 잘했어. 이 깊이, 예뻐. 잘하고 있어."

예린은 소파 등받이를 붙잡았다. 손가락이 천을 움켜쥐었다. 도현의 다른 손이 내려가 음핵을 문지르지 않고 덮었다. 머무는 손. 삽입의 리듬이 그 손 아래로 전해졌다. 예린의 두 번째가 그 겹침에서 왔다. 오는 동안 그녀는 처음으로 그 말을 따라 말했다. 작지만, 분명하게.

"잘… 했어요."

누구의 잘함인지 모를 문장. 자신의 것인지, 도현의 것인지. 도현의 허리가 그 문장에 한 번 더 깊어졌다. 숨이 예린의 등 뒤에서 깨졌다. 그는 예린의 허리 양쪽을 잡고, 느린 리듬을 지키며 따라왔다. 거칠게 치지 않았다. 끝까지 같은 속도. 같은 문장.

"잘했어. 예린아. 잘 받아줬어."

사정하는 동안에도 그 말이 이어졌다. 예린은 그 말을 등 뒤에서, 안에서, 동시에 들었다. 몸이 가득 찬 채로 그 문장을 통과시켰다. 통과된 자리에 모욕의 빈자리가 잠시 보이지 않았다.

빼는 손길이 조심스러웠다. 도현이 예린을 옆으로 눕히고, 무릎 사이의 젖은 것을 수건으로 닦았다. 닦는 동안에도 말은 적었다. 마지막 한 마디만.

"오늘, 처음으로 받았어. 그거 잘했어."

예린은 소파에 얼굴을 묻고 웃었다. 웃음인지 울음인지. 그녀는 도현의 손목을 잡아, 닦기를 멈추지 말라는 듯 그 손에 얼굴을 더 붙였다. 받은 말이 아직 몸 안에 따뜻했다. 따뜻함이 무서웠다. 무서웠지만, 이번에는 그 무서움을 삼킨 채로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