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손
큰 것은 손의 머무름이었다.
도현은 예린을 침실로 들이지 않고 거실 소파에 눕혔다. 쿠션 하나를 허리 밑에 넣었다. 허리가 뜨고 골반이 열렸다. 치마는 허리까지 걷혔고 속옷은 벗겨졌다. 상의는 남아 있었다. 불완전한 노출이 완전한 노출보다 오래 갔다.
도현은 예린의 두 무릎 사이에 앉아, 손바닥을 예린의 외음에 얹었다. 움직이지 않았다. 덮었다. 열과 습기가 손금에 찼다. 예린은 허리를 들어 비비려 했다. 도현의 다른 손이 골반을 눌러 내렸다.
"머물러. 손이 가는 게 아니라, 예린 씨가 손에 오는 것도 안 돼. 그냥 있게."
그냥 있게. 그 지시가 예린의 안을 가렵게 했다. 손바닥의 무게가 음핵을 간신히 눌렀다. 부족했다. 부족함이 시간이 되면서 충분함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예린의 숨이 길어졌다. 길어지면서 손이 더 크게 느껴졌다.
"이 열, 좋다. 내 손을 이렇게 적시는 거. 예쁘다."
예린은 팔로 얼굴을 가렸다. 도현이 그 팔을 내리지 않았다. 가린 채로 듣게 했다. 손바닥이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 움직임이라 할 수 없는 압력의 이동. 음핵이 그 이동을 따라 커졌다.
오래. 너무 오래. 예린의 허벅지가 도현의 허리 양옆으로 감겼다. 감은 것을 들키고 풀려다, 도현이 말했다.
"감아도 돼. 감는 힘, 좋아."
허벅지가 조여졌다. 손 은 여전히 덮고 있었다. 예린의 안이 공허하게 수축했다. 넣을 것이 없는데 여는 동작만 반복되었다. 도현이 그 수축을 손바닥으로 느꼈는지, 중지를 입구에 대고 밀어 넣지 않은 채 걸쳐 두었다. 걸쳐진 손가락이 예린의 열림을 막고 동시에 약속했다.
"들어와 주세요."
예린의 목소리가 팔 밑에서 나왔다.
"아직. 손이 먼저 머물러야 해. 예린 씨 몸도 내 손에 머무는 법을 배워야 해."
배워야 해. 그 문장이 교실 같지 않았다. 침실의 법이었다. 예린은 팔 사이에서 눈을 떴다. 천장 몰딩이 보였다. 간접등. 도현의 머리칼이 시야 아래쪽에 있었다. 그는 예린의 얼굴을 보지 않고, 자신의 손이 덮은 곳을 보고 있었다. 그 시선이 손가락보다 깊었다.
마침내 중지가 들어갔다. 한 마디, 두 마디, 뿌리까지. 들어가고 나서 또 머물렀다. 피스톤이 아니었다. 충만함. 예린의 내벽이 손가락을 읽어 내듯 조였다. 조일 때마다 도현이 낮게 말했다.
"그래. 그렇게 맞아. 내 손가락 모양 그대로. 예쁘다."
예린이 왔다. 삽입의 왕복 없이, 머무름만으로. 오는 동안 그녀는 도현의 손목을 붙잡았다. 빼지 말라는 힘. 도현은 빼지 않았다. 경련이 손가락을 물었다. 무는 그 리듬이 잦아들 때까지 같은 깊이. 같은 손.
절정이 지나도 손은 머물렀다. 예린은 과민해진 음핵이 손바닥에 스치는 것이 아파서 허리를 비틀었다. 도현이 손바닥의 무게만 조금 줄였다. 손가락은 안에. 예린의 숨이 울음으로 바뀌려 했다.
"아파요. 너무—"
"옐로?"
"...아니요. 그냥. 너무 있어요."
"너무 있는 게 오늘이에요. 조금 더 머물러. 잘하고 있어."
잘하고 있어. 현재진행. 예린의 눈이 가려진 팔 안에서 감겼다. 그녀는 그 현재진행 때문에 다시 조여졌다. 절정 뒤의 조임. 도현의 손가락이 그 조임을 받으며 아주 천천히 앞벽을 눌렀다. 누르고 머물렀다. 두 번째가 멀리서 걸어오기 시작했다.
"안 돼요. 또 오면—"
"와도 돼. 오는 거 막지 마. 예쁘게 오고 있어."
예쁘게 오고 있어. 예린은 그 문장에 두 번째로 무너졌다. 이번엔 소리가 나왔다. 짧은 울음과 신음이 섞인 것. 허벅지가 도현의 몸통을 세게 감았다. 도현은 감긴 채로, 손을 빼지 않은 채로, 예린의 아랫배에 입을 맞추었다. 티셔츠 위로. 천 너머의 입.
두 번째가 지나고도 손은 남아 있었다. 예린은 이제 아픔이 아닌 이상한 평온을 느꼈다. 과민한 살이 손의 온도에 길들여지는 평온. 도현이 손가락을 구부려 안을 쓸지 않고, 그저 채워 두었다. 채워진 채로 시간이 갔다.
예린이 팔을 얼굴에서 내렸다. 눈이 붉었다. 도현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왜 안 빼요."
"빼면 예린 씨가 혼자 닫혀요. 오늘은 열린 채로 내 손에 있는 연습. 이게 큰 거예요."
예린은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자신의 안이 도현의 손가락을 밀어내지 않고 감싸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감싸는 힘이 순종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단단하게 감쌌다. 도현의 숨이 조금 흔들렸다. 흔들리고도 움직이지 않는 자제. 바짓가랑이 앞으로 경직이 분명했다. 그는 그것을 예린의 허벅지에 비비지 않았다. 있게 했다. 손처럼 머물게 했다.
"넣지 않으세요?"
"오늘은 손. 내가 들어가면 속도가 내 것이 돼. 아직 예린 씨 속도예요."
예린은 그 문장에 이상하게 보호받는 동시에, 더 깊게 지배당했다. 넣지 않는 것이 자비가 아니었다. 넣지 않음으로써 예린의 안을 자신의 손에 묶어 두는 일. 그녀는 소파 팔걸이를 붙잡고 작게 말했다.
"머물러 주세요. 조금만 더."
도현의 눈이 내려왔다. 예린의 얼굴을 보았다. 처음으로 그 밤에, 오래.
"잘 부탁하고 있어. 그 부탁, 좋다."
손가락이 안에서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 머무름 안의 숨. 예린은 세 번째를 향해 가지 않고, 그 숨에 맞춰 자신의 숨을 맞췄다. 맞추는 동안 칭찬이 명령과 같은 무게로 내려앉았다.
나중에 손이 빠질 때, 빈자리가 너무 커서 예린이 무릎을 오므렸다. 도현이 오므린 무릎을 막지 않았다. 대신 손바닥을 예린의 허벅지 안쪽에 얹었다. 빈자리를 밖에서 덮는 손. 아직 머무는 손.
"닫아도 돼. 닫는 것도 예린 씨 거예요. 다만 기억해요. 내 손은 이렇게 남는다는 거."
예린은 허벅지 위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자신의 체액이 손금에 말라가고 있었다. 그녀는 그 손을 밀어내지 않았다. 소파에 누운 채로, 상의만 입은 채로, 도현의 손이 자신의 속도가 되는 과정을 말없이 통과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