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이냐고 묻는 밤
한 단어는 '좋아'였다.
예린이 다시 무릎을 꿇었을 때, 도현은 그녀의 턱을 손가락으로 들어 올리며 그 단어를 썼다. 잘했어가 아니었다. 예뻐도 아니었다. 좋아. 짧은 긍정. 예린은 그 단어가 어디에 붙는지 몰라 눈을 깜빡였다.
"자세가 좋아."
그것뿐이었다. 도현은 예린의 블라우스를 벗기지 않은 채, 치마 속으로 손을 넣었다. 속옷 위로 음부를 감싸고, 손바닥의 열만으로 기다렸다. 예린의 몸이 손 안에서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는 그 기다림이 심문처럼 느껴졌다.
"왜 저한테 그래요."
도현의 손이 멈칫했다.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다. 문지르는 속도가 느려졌을 뿐이다.
"어떤 게."
"칭찬요. 그거. 저 그렇게 잘한 거 없잖아요. 무릎 꿇는 거, 옷 벗는 거, 그런 거. 잘한 게 아니라 그냥 하는 건데. 그걸 왜 잘했다고 해요."
질문이 쌓여 있던 것이 한꺼번에 나왔다. 예린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높았다. 도현은 손을 빼지 않았다. 속옷 위에 얹힌 채, 예린의 눈을 보았다.
"예린 씨는 그게 그냥이라고 생각해요?"
"그냥이죠. 서브면 하는 거죠."
"나는 그냥인 걸 칭찬하지 않아요. 예린 씨가 여기 오는 것, 무릎을 접는 것, 그 말을 듣고도 도망가지 않는 것. 그게 그냥이 아니에요. 특히 예린 씨한테는."
특히. 그 단어가 예전의 관계를 건드렸다. 예린은 얼굴을 돌렸다.
"저를 불쌍해서 그러는 거예요? 전 사람한테 그런 말만 들어서, 치료하듯이."
도현의 손가락이 속옷 가랑이 사이로 미끄러져 살을 직접 만졌다. 예린의 숨이 새었다. 질문은 날카로운데 몸은 이미 열려 있었다. 그 불일치가 싫었다.
"치료 안 해요. 나는 돔입니다. 예린 씨를 고치려는 게 아니라, 예린 씨를 지배하려는 거예요. 방식이 칭찬일 뿐이에요."
지배. 그 말이 나오자 예린의 안이 수축했다. 도현의 손가락이 그 수축을 느꼈다. 입구를 한 마디 밀어 열었다.
"진심이에요?"
"어떤 게."
"좋아, 잘했어, 예뻐. 그거. 그냥 기술 아니에요? 나한테 맞춰주는."
도현이 손가락을 더 넣었다. 두 번째. 예린의 허리가 앞으로 무너졌다. 도현은 무너진 허리를 다른 손으로 받치며, 예린의 이마가 자신의 어깨에 닿게 했다. 그 자세로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였다. 질 안의 앞벽을 쓸고, 빼며 음핵을 엄지로 눌렀다.
"기술이면 이만큼 안 열리죠."
"몸은 속아요."
"몸은 안 속아요. 머리가 의심하는 거예요."
손가락의 속도가 조금 붙었다. 젖은 소리가 다시 났다. 예린은 도현의 니트 냄새를 맡았다. 세제와 피부. 그녀는 그 냄새에 얼굴을 묻고 물었다. 물은 채로, 손가락에 허리를 맡긴 채로.
"전 사람 말로는 잘 열렸어요. 창녀라고 하면 더 젖었거든요. 그게 진심이었어요? 그 말도?"
도현이 잠시 움직임을 줄였다. 빼지는 않았다.
"그 말은 그 사람의 방식이었어요. 예린 씨가 열린 건 예린 씨의 몸이 그 방식에 맞춰진 거고. 지금 열리는 것도 예린 씨예요. 나는 그 열림을 깎아서 가져가지 않아요. 이름을 붙여요. 좋은 쪽으로."
"좋은 쪽이 더 무서워요."
"알아요."
그 알아요가 예린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그녀는 울지 않으려고 도현의 손가락에 더 세게 몸을 밀었다. 깊이. 손끝이 닿는 곳까지. 도현은 그 세기를 받아주되, 속도를 예린에게 넘기지 않았다. 그의 리듬이 유지되었다. 예린이 빨리 오고 싶어 허리를 흔들어도, 원은 같은 크기였다.
"좋아."
한 단어가 다시 떨어졌다. 예린의 귓불이 아니라, 예린이 조이는 그 안쪽에 떨어지는 것 같았다.
"지금 이렇게 물어보는 거, 좋아. 의심하는 거, 좋아. 도망 안 가는 거, 좋아."
"그만—"
"레드예요?"
예린은 입을 다물었다. 레드는 아니었다. 그만은 그 단어들이 너무 정확해서 나오는 소리였다. 도현은 그 침묵을 거절로 읽지 않고, 손가락의 각도를 바꿨다. 음핵을 엄지와 검지로 가볍게 집어 문지르고, 안에는 중지가 남았다.
예린이 왔다. 오는 동안 그녀는 도현의 어깨를 이빨로 물 뻔했다. 니트의 결을 이빨로 눌렀다. 소리가 목에서 터졌다. 도현은 그 소리를 막지 않았다. 다른 손으로 예린의 뒤통수를 감싸, 어깨에 얼굴을 더 붙게 했다. 숨길 곳을 주면서, 숨기는 것을 칭찬으로 바꾸지 않았다.
경련이 지나간 뒤에도 손가락은 안에 남아 천천히 감겼다. 예린의 숨이 니트에 적었다.
"진심이냐고 물었죠."
도현의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왔다. 예린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진심이에요. 기술이 아니라. 예린 씨가 이 자세로 있는 게 나한테는 진짜로 좋아요. 젖는 것도. 물어보는 것도. 나는 싫은 걸 좋다고 말하지 않아요. 그게 내 규칙입니다."
예린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이 젖어 있었다. 도현의 얼굴은 가까웠고, 미소 짓지 않았다. 미소 없는 진심이 더 믿기 어려웠다. 전 사람은 웃으면서 깎았다.
"증명할 수는 없어요."
도현이 손가락을 빼며 말했다. 미끄러운 손끝을 예린이 보게 하지 않고, 손바닥으로 감췄다.
"계속 오면, 예린 씨가 몸으로 알게 될 거예요. 오늘은 의심한 것까지가 잘한 일이에요."
잘한 일. 그 표현이 한 단어보다 길었다. 예린은 항의하지 않았다. 항의할 힘이 절정 뒤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녀는 바닥에 손을 짚고 일어서며,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숨기지 못했다. 도현이 팔꿈치를 받쳐 주었다. 일으키는 힘. 안아 올리는 힘이 아니었다.
옷을 정리하는 동안 예린은 물었다. 등 뒤로, 단추를 채우며.
"저 또 물을 거예요. 진심이냐고."
"물어요. 물을 때마다 대답할게요. 같은 답이어도."
같은 답. 그 반복이 지배처럼 들렸다. 예린은 코트를 입고 돌아섰다. 도현은 현관까지 따라오지 않았다. 거실 한가운데 서서, 예린이 신발을 신는 것을 보았다. 그 거리가 또 하나의 규칙 같았다. 배웅하지 않음. 보냄과 붙잡음의 중간에 서는 일.
문고리를 잡는 순간 예린이 말했다. 작게.
"오늘은… 그 한 단어, 못 들은 척은 못 하겠어요."
도현이 대답했다.
"안 들은 척 안 해도 돼요. 그게 좋아요."
문이 닫혔다. 예린은 복도에서 오래 서 있었다. 센서등이 꺼지고, 다시 켜지고, 꺼졌다. 그녀는 어둠 속에서 자신의 안이 아직 천천히 뛰고 있는 것을 느꼈다. 의심은 해소되지 않았다. 해소되지 않은 채로, 좋아라는 단어가 그 의심 옆에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