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의 일

다음 주 토요일 낮. 목줄은 금요일 밤부터 목에 있다. 식탁 위에 노트가 다시 열린다. 지난주의 뼈대 아래, 빈칸이 남아 있다. 빈칸의 제목을 강우가 연필로 쓴다.

집 안의 일.

나연은 의자에 앉는다. 목줄 찬 변호사. 두 개가 싸우지 않기로 한 자리다. 펜을 쥐는 손이 지난주와 같다. 같은 손이 오늘은 더 가까이 몸을 겨눈다. 겨누는 조항이 삶이다. 삶은 해지보다 촘촘하다.

"기상." 강우가 말한다. "여섯 시 삼십 분. 내가 일어나는 시간이야. 너는 그 시간에 내 앞에 무릎. 인사. 그다음에 하루가 시작돼."

나연이 적는다. 적는 동안 입이 먼저 움직인다.

"매일입니까. 주중에도."

"집 안에 있으면 매일. 네가 여기 살 거잖아. 시범 동안."

펜이 멈춘다. 멈추는 것을 그가 본다. 보는 눈이 재촉하지 않는다. 재촉하지 않는 침묵 속에서 나연은 문장을 밀어 본다.

"주인님. 이건 저를 아이로 만드는 것 같습니다."

식탁이 잠깐 굳는다. 굳는 것이 화가 아니다. 무게가 앉는 소리다. 강우가 연필을 내려놓는다. 내려놓는 손이 느리다.

"다시 말해. 아이."

나연은 목을 만지지 않는다. 만지지 않기로 한 손이 펜을 굴린다.

"기상 무릎. 옷. 속옷. 메뉴. 그 목록이 저를 작게 만듭니다. 작게 만드는 일이 이 집의 목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목적과 결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아이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아이가 되면 빨강도 장난이 됩니다."

강우가 눈을 든다. 통과하지 않고 머문다. 머무는 시간이 길다. 긴 시간이 오늘의 첫 하중이다.

"아이는 결정권이 없어." 그가 말한다. 말이 짧다. 짧은 말이 정확하다. "너에게는 빨강이 있어. 노랑도 있어. 문장을 고치는 손도 있어. 그건 아이가 아니야. 작게 만드는 게 목적이면 나는 이 노트를 안 펼쳐. 너는 내 소유야. 내 아이가 아니야. 그 둘을 섞지 마."

나연의 귓불이 뜨겁다. 뜨거운 것이 부끄러움인지 안도인지 구분하지 않는다. 구분하지 않는 채로 그녀는 다음 문장을 꺼낸다.

"그러면 기상 무릎을 고치겠습니다. 주중에는 육십 초만. 인사하고, 일어나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주말은 지금처럼 길게. 육십 초면 아이가 아니라 확인입니다. 확인 위에 하루를 올리는 것입니다."

강우가 그 문장을 듣는다. 듣는 동안 턱이 한 번 움직인다. 삼키는 동작이 아니다. 계산하는 동작이다.

"육십 초. 왜 그 숫자."

"더 짧으면 형식만 남습니다. 더 길면 출근 전에 제가 내려놓다 못 올라갑니다. 월요일 회의실에 무릎이 따라오면 문장을 못 끝냅니다. 문장을 못 끝내는 변호사는 이 집 밖의 저를 죽입니다. 밖의 제가 죽으면 안의 저를 드릴 사람이 없습니다."

그가 짧게 숨을 내쉰다. 웃음인지 한숨인지 구분되지 않는 숨. 구분되지 않는 숨이 오 년 동안 같은 자리에 있었다.

"그 문장 그대로 받아. 주중 기상 무릎, 육십 초. 주말은 길게. 네가 고친 거야. 내가 받은 거야. 적혀."

나연은 적는다. 적는 손의 글씨가 조금 흔들린다. 흔들리는 글씨를 고치지 않는다. 고치지 않는 것이 오늘의 정직이다. 받아들여진 수정이 목줄보다 목을 단단히 잡는다. 단단한 것이 조임이 아니라 자리 잡음이다.

옷. 강우가 이어서 말한다. 출근복은 그녀가 고른다. 로펌의 몸은 그녀가 더 잘 안다. 속옷은 그가 정한다. 정하는 범위가 집 안과 출근길을 같이 덮는다. 덮는 천이 그의 결정이다. 결정은 전날 밤에 한다. 밤에 고른 것을 아침 서랍에 올려 둔다.

"속옷이 아이 같습니까." 그가 묻는다. 묻기이지 놀리기가 아니다.

"아닙니다. 속옷은 숨는 자리입니다. 숨는 자리를 맡기는 것은 아이가 아닙니다. 드리는 것입니다."

"그래. 그 문장도 적어."

식사. 메뉴는 그가 정한다. 그녀는 알러지와 컨디션만 보고한다. 보고는 아침 육십 초 안에, 또는 전날 밤. 거르는 것은 금지에 가깝다. 가깝다는 말을 그는 나중에 건강 조항에서 다시 쓰자고 한다. 오늘은 집 안의 뼈대만.

호칭. 집 안에서는 주인님. 밖에서는 강우 씨. 밖의 반말은 시범 동안 유지하되, 둘만 있을 때의 반말은 따로 적지 않는다. 적지 않는 빈칸이 숨을 위한 빈칸이다. 모든 숨을 조항으로 막지 않는다.

집 안 자세. 그가 부르면 온다. 오는 속도가 주말과 같다. 앉으라고 하기 전에 소파에 앉지 않는다. 다만 주중 육십 초 이후에는 의자에 앉아 밥을 먹는다. 밥까지 무릎이면 아이가 된다. 아이가 되지 않기로 한 선을 그가 먼저 긋는다.

"내가 긋는 선이야." 강우가 말한다. "네가 작아지지 않게. 작아지면 내가 소유하는 게 줄어. 나는 줄어드는 소유가 싫어."

나연은 그 말을 노트 여백에 쓰지 않는다. 여백에 쓰지 않고 목에 넣는다. 넣는 무게가 은 고리와 겹친다.

오후가 기울면 조항이 한 면을 채운다. 채운 면을 두 사람이 같이 읽는다. 읽는 동안 나연의 어깨가 올라가 있다. 올라가 있는 어깨가 로펌의 어깨다. 조항을 밀던 어깨. 밀고 난 뒤의 긴장이 집에 남아 있다.

강우가 노트를 덮는다. 덮는 소리가 작다.

"오늘은 여기까지. 남은 긴장은 조항으로 안 풀어져. 풀어질 일 있어. 하고 싶어."

나연이 고개를 든다. 든다, 올리지 않는다. 목줄이 있는 낮이다.

"하고 싶습니다, 주인님."

"스팽킹이야. 짧게. 방금 고친 것 때문이 아니야. 고친 건 잘한 거야. 잘한 다음에 맞으라는 뜻이 아니야. 맞는 건 우리가 필요한 거라서. 노랑 있으면 지금 말해."

"없습니다. 빨강도 없습니다."

"손 집어. 식탁 가장자리. 스커트 올려."

나연은 일어선다. 낮에 앉던 의자를 밀어 식탁에 상체를 숙인다. 볼이 나무에 닿는다. 지난주 몸이 열리던 나무. 오늘은 다른 일로 이 나무에 온다. 스커트를 올린다. 속옷은 그가 어젯밤에 고른 것이다. 검은 천, 얇다. 얇은 것을 그가 내린다. 내리는 손이 엉덩이에 잠시 머문다. 머무는 온도가 예고다.

첫 번째 손바닥. 오른쪽. 소리가 먼저 나고 열이 따라온다. 나연은 소리를 낸다. 삼키지 않기로 한 입이다. 낮에 아이라는 단어를 밀던 입이 지금은 짧게 끊긴다.

"세지 마. 오늘은 숫자 아니야."

두 번째. 왼쪽. 더 무겁다. 무거움이 자리를 잡아 준다. 자리 잡힌 엉덩이가 스스로 열린다. 열리는 것이 수치다. 수치 위에 세 번째가 온다.

강우는 빠르지 않다. 간격이 있다. 간격 안에 그의 숨이 있다. 숨이 고른 사람이 때린다. 고른 숨이 잔인하지 않다. 정확하다. 정확한 손이 열 번 남짓에서 멈춘다. 멈추는 자리가 짧다. 짧기로 한 일이다.

손바닥이 달아오른 피부를 덮는다. 덮는 손이 때리는 손과 같다. 같은 손이 지금은 누른다. 누르는 열이 안으로 번진다. 나연의 무릎이 떨린다. 떨리는 무릎 사이로 공기가 들어온다.

"여기." 그의 손가락이 아래를 한 번 지난다. 미끄럽다. 미끄러운 것을 확인만 한다. 확인 뒤에 넣지 않는다. "오늘은 이것만. 넣고 싶으면 말해. 말하고 싶으면 말하고. 지금은 긴장이 풀렸는지만 봐."

나연은 나무를 향해 숨을 고른다. 고른 숨이 목줄 아래로 내려간다.

"풀렸습니다. 넣고 싶은 것도 있습니다. 오늘은 이것만 하셔도 됩니다. 고친 문장을 받은 다음에 맞는 것이, 아이로 맞는 것과 다릅니다. 그 다름이 지금 아래에 있습니다."

강우가 짧게 웃는다. 웃음이 목구멍에서만 난다. 나는 웃음이 그녀의 등 위에 떨어진다.

"그래. 다름을 네가 말로 하네. 잘했어."

속옷을 올려 준다. 스커트를 내린다. 내리는 손이 단정하다. 단정한 손이 그녀를 일으킨다. 일으켜 정수리에 입을 댄다. 댄 입이 짧다. 짧은 입이 오늘의 돌봄이다.

나연은 그의 셔츠 앞에 이마를 기댄다. 기대는 것이 허락된 자리다. 허락된 자리에서 엉덩이가 맥박처럼 뛴다. 뛰는 열이 조항의 잉크와 겹친다. 겹친 채로 그녀는 눈을 감는다.

노트가 식탁 끝에 덮여 있다. 덮인 안에 육십 초가 들어 있다. 육십 초를 그가 받았다. 받은 숫자가 이 집을 아이 방이 아니게 한다. 아이 방이 아닌 집에서 맞은 엉덩이가 뜨겁다. 뜨거운 것이 수치이자 안도이다.

강우의 손바닥이 그녀의 등 뒤에 있다.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있는 손이 소유이자 받침이다. 받침이 오늘의 집 안의 일이다.

"물 마실래."

"네, 주인님."

컵이 온다. 목줄이 컵에 부딪힌다. 작은 소리. 작은 소리 아래로 나연의 허벅지가 아직 붙어 있다. 붙어 있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숨기지 않는 몸이 낮에 고친 문장과 같이 이 식탁에 남아 있다. 남은 것이 아이도 아니고 빈 목도 아니다. 남는 자리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