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모자라다

금요일 일곱 시. 나연은 한 시간 일찍 현관 타일 위에 있지 않다. 한 시간 일찍 소파에 앉아 있다. 옷을 입은 채로. 목줄은 훅에 있다. 강우가 차 두 잔을 내려 식탁에 놓는다. 식탁. 무릎이 아니다. 눈이 같은 높이다.

나연은 그 높이가 불편하다. 불편한 것을 숨기지 않는다. 숨기지 않는 것이 이 대화의 조건일 테니까.

"말해. 무거운 거."

강우가 컵을 한 번 돌린다. 도면을 펼치기 전에 연필을 정렬하는 손.

"주말이 모자라."

나연의 등이 살짝 떨어진다. 등받이에서. 모자라. 그 두 글자가 목 앞에서 멈춘다.

"내가 더 못 온다는 얘기가 아니야." 그가 먼저 막는다. "오는 건 충분해. 오는 시간의 양이 모자라. 금요일 여덟 시에서 일요일 여덟 시. 마흔여덟 시간. 그 밖에 너는 나연이고 나는 강우고. 그 구조가 오 년 동안은 맞았어. 지금은 집이 너무 커."

나연은 차를 마시지 않는다. 입이 마른데 마시지 않는다. 마시면 대답을 한 것이 된다.

"스물넷 곱하기 일곱을 원한다는 거야."

"그래."

"전면."

"그래. 이십사 시간, 칠 일. 네가 여기 살고. 목줄이 훅에서 내려와 네 목에 있고. 월요일이 일요일의 다음이 되는 것."

나연의 손이 컵 손잡이를 쥔다. 변호사의 손. 조항을 가리키는 손. 지금은 가리킬 조항이 없다. 조항이 없는 문서 앞에 앉은 기분이다.

"내가 사라지는 거잖아."

강우가 눈을 든다. 통과하지 않고 머무는 눈.

"그게 내가 제일 싫은 해석이야. 나는 너를 소유하고 싶어. 네가 없어지는 건 소유가 아니야. 빈 집을 소유하는 거지. 빈 집은 이미 있어. 일요일 밤마다."

나연은 웃지 않는다. 웃을 자리가 아니다. 몸이 먼저 반응한다. 허벅지 안쪽이 뜨겁다. 무릎이 식탁 아래로 모인다. 모이는 것을 들킨다. 들키는 것이 부끄럽고, 부끄러운 것이 이미 대답의 일부다.

"몸은 좋다고 하네." 강우가 말한다. 잔인하지 않다. 정확하다.

"몸은 항상 너 편이야. 머리가 문제야."

"머리가 뭐래."

"나연이 사라진대. 회의실에서 입을 여는 사람. 내 이름으로 냉면을 시키는 사람. 민우한테 잠수라고 불리는 사람. 그 사람이 훅에 걸린 채로 월요일이 오면 못 내린대."

강우는 한참을 말이 없다. 없는 동안 나연은 그의 침묵을 견딘다. 견디는 것이 익숙해서 위험하다. 익숙한 침묵 위에 스물넷 곱하기 일곱을 올리면, 견딤이 사람이 된다. 사람이 견딤만 남으면 나연이 맞다.

"그래서 지금 말하는 거야." 강우가 마침내 말한다. "목줄 채우기 전에. 네가 나연인 채로. 원하면 원한다고 하고, 싫으면 싫다고 해. 싫다고 해도 금요일은 그대로야. 오 년은 그대로야. 이 제안이 거절된다고 내가 너를 주말에서 밀어내지 않아."

나연은 눈을 감는다. 감으면 현관 타일이 보인다. 금요일마다 내려놓던 자리. 그 자리에 월화수목금토일이 겹친다. 겹치는 그림이 황홀하다. 황홀한 것이 무섭다.

"원해."

한 글자가 아니다. 두 글자다. 원해. 떨어지자마자 다음 문장이 따라온다.

"무서운 채로 원해. 무서우니까 더 원해. 그게 내가 제일 경멸하는 종류의 욕망인데, 네 앞에서는 그 경멸이 안 돼."

강우의 턱이 한 번 움직인다. 삼키는 동작. 무거운 말을 받은 사람의 동작.

"나도 무서워."

나연이 눈을 뜬다. 그가 무섭다는 말은 오 년 동안 한 번뿐이었다. 이 년 차, 그녀가 노랑을 늦게 말렸을 때. 그때는 그녀의 몸 때문이었다. 지금은 그의 몫 때문이다.

"뭐가."

"매일 너 책임지는 거. 주말은 마흔여덟 시간의 하중이야. 계산 가능해. 칠 일은 계산이 달라. 소유가 곧 책임이라는 문장을 나는 알고 있었어. 아는 것과 메는 것은 달라. 메고 싶어. 메다가 무너지면 네가 다쳐. 그 계산이 아직 안 끝나."

식탁 위의 차가 식는다. 두 사람이 식는 것을 본다. 식는 것을 보면서 나연은 이상하게 안심한다. 그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한 것. 무너질 수 있는 주인이 진짜 주인이다. 무너지지 않는 척하는 주인은 주말이면 충분하다. 칠 일을 받으려면 무너질 수 있어야 한다.

"목줄은." 나연이 묻는다. "오늘 채울 거야?"

"채울게. 오늘은 주말이야. 이 얘기는 주말 안에 결정하지 마. 결정하면 몸이 결정한 거야. 월요일 나연이 다시 말하게 해."

나연은 끄덕인다. 끄덕임이 변호사답다. 숙고 기간. 철회권. 청약의 유인. 머리가 자동으로 조항을 붙인다. 붙이는 머리가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가 지금 필요하다.

강우가 일어선다. 훅으로 간다. 목줄을 내린다. 내리지만 바로 채우지 않는다. 식탁 위에 놓는다. 가죽과 은 고리. 오 년의 물건이 찻잔 옆에 놓여 갑자기 문서처럼 보인다. 그가 손바닥을 내민다. 나연이 식탁에서 일어난다. 일어서는 것이 오늘 밤의 첫 복종이다. 아직 목줄은 식탁 위에 있다.

현관이 아니다. 식탁 옆이다. 나연은 옷을 입힌 채로 무릎을 꿇는다. 금요일의 순서가 어긋나 있다. 어긋난 채로 그가 블라우스 깃을 한 칸 내린다. 목덜미. 오 년 동안 금요일마다 먼저 내놓던 자리. 오늘은 그 자리가 제안의 잔여를 머금고 있다.

가죽이 목을 감싼다. 버클. 작고 건조한 소리. 같은 소리인데 무게가 다르다. 스물넷 곱하기 일곱이라는 문장이 고리 안에 들어 있다. 들어 있는 채로 아직 결정이 아니다. 월요일이 결정이다. 오늘은 주말의 목줄이다.

"내 것."

"네, 주인님."

강우의 손바닥이 정수리에 얹힌다. 무겁지 않다. 있으나 없다. 있는 쪽이 중요하다. 나연은 눈을 감는다. 감은 눈 뒤로 월요일 회의실이 스친다. 스치는 것을 밀어내지 않는다. 밀어내지 않는 것이 이번 주말의 규칙이다. 나연을 완전히 끄지 않은 채로 무릎을 꿇는 일. 끄지 않은 채로 원해 보는 일.

그가 손바닥을 거둔다. 손바닥이 떠난 정수리가 서늘하다. 나연은 그 서늘함을 세지 않는다. 세지 않기로 한 밤이면서, 동시에 세고 있는 밤이다. 두 개가 겹친다. 겹치는 것이 스물넷 곱하기 일곱의 예고다.

강우는 그녀를 일으키지 않는다. 식탁 옆 바닥에 무릎 꿇린 채로 한동안 그냥 둔다. 두는 시간이 길다. 긴 시간이 오늘 밤의 전부다. 제안은 이미 식탁 위에 놓였다. 목줄은 이미 목에 있다. 남은 것은 월요일까지 이 무게를 나연으로 메고 가는 일이다.

나연은 이마를 그의 허벅지에 기댄다. 허락을 구하지 않는다. 구하지 않는 것이 오 년 차의 작은 도둑질이다. 그는 도둑질을 허용한다. 허용하는 손이 다시 그녀의 머리 위에 온다.

주말이 모자란다는 말이 목줄 안쪽에서 맥박처럼 뛴다. 나연은 그 맥박을 듣는다. 듣는 동안 원하지 않으려고 해 본다. 되지 않는다. 되지 않는 것이 이번 제안의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