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금요일 밤, 경기는 없었다. 그냥 둘만의 밤이었다. 점수판이 없는 날. 태구가 치킨을 시키며 말했다.

"오늘 실험하자."

재현이 소스 뚜껑을 따다 멈췄다.

"무슨 실험. 콘돔 브랜드?"

"묻는 것만. 이긴 날 진 날 없이, 하고 싶은 거 전부 질문으로. 싫으면 레드."

"레드. 심판 휘슬이네."

"그게 제일 잘 들릴 것 같아서."

재현이 웃었다. 웃고 나서 닭다리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알겠어. 근데 형이 먼저 물어. 주장 버릇 어디 안 가니까, 오늘은 그 버릇을 질문으로 쓰자."

식탁이 치워지고, 유니폼이 아닌 집 옷이 바닥으로 내려갔다. 태구는 재현을 침대에 앉히고 무릎을 꿇었다. 라커룸이 아닌 곳에서 무릎 꿇는 건 또 다른 온도였다.

"입 써도 돼?"

"돼. 이빨은 귀두에 대지 마. 아래쪽은 괜찮아."

태구가 재현의 것을 물었다. 천천히, 침을 모아서. 재현이 태구의 귀를 만지다 말했다.

"더 깊게 해도 돼. 목 쓰면 내가 빼라고 할게."

태구가 깊게 삼켰다. 코가 재현의 배에 닿았다. 재현의 숨이 흔들렸지만 머리는 잡지 않았다. 묻는 밤이라서, 잡는 것도 물어야 했다.

"머리 잡아도 돼, 형?"

태구가 입을 떼지 않은 채로 손을 들어 재현의 손목을 자신의 머리에 올렸다. 대답이었다. 재현이 허리를 짧게 밀었다. 태구의 눈이 젖었다. 재현이 바로 물었다.

"레드?"

태구가 살짝 빼며 말했다.

"아직. 조금 더."

다시 물었다. 침이 턱에서 가슴으로 흘렀다. 재현이 빼라고 당겼다. 태구의 입술이 붉었다.

"형, 나 손가락 넣고 싶어. 너는?"

"넣고 싶어. 나도 너 열고 싶어. 같이 하자."

그들은 서로를 마주 보고 누웠다. 서로의 허벅지 사이로 얼굴을 파묻고, 손가락과 입을 동시에 썼다. 태구의 혀가 재현의 입구를 동그랗게 적셨고, 재현의 손가락이 태구의 안을 두 마디 밀고 들어갔다.

"여기야?"

"조금 위. 어, 씨발, 거긴 맞다. 형은?"

"혀 더 세게. 손가락은 천천히."

묻는 문장이 신음 사이로 섞였다. 재현이 태구의 전립선을 눌렀을 때 태구가 허리를 떨며 재현의 것을 더 깊이 삼켰다. 재현이 빨려가듯 허리를 들었다가, 태구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벌렸다.

"혀 넣어도 돼?"

"넣어. 나 그거 좋아하거든. 형이 이긴 날엔 잘 안 해줘서."

"오늘은 이긴 날 아니니까."

태구의 혀가 안으로 밀어졌다. 재현이 소리를 숨기지 않았다. 원룸 벽이 얇았지만, 오늘은 점수 없는 밤의 권리를 쓰기로 했다. 태구가 턱을 적신 채로 올라와 재현의 입술에 그 맛을 묻혔다. 재현이 받아 물었다.

"형 들어가. 나 먼저 받고 싶어."

"콘돔, 내가 낄게. 루브 더 해도 돼?"

"많이 해. 오늘은 아픈 거 말고 깊게 가고 싶어."

태구가 재현의 다리를 접고 물었다.

"이 각, 괜찮아?"

"괜찮아. 내 무릎 어깨에 올려. 그리고 넣을 때 내 손 잡아."

들어가던 순간 둘의 손가락이 맞물렸다. 태구는 끝까지 밀어 넣고 움직이지 않았다.

"괜찮아?"

"움직여. 짧게 먼저."

짧게, 그리고 깊게. 재현의 것이 둘의 배 사이에서 미끄러졌다. 태구가 그걸 쥐며 물었다.

"손 써도 돼?"

"써. 리듬 허리랑 맞춰. 아, 형, 거긴 존나 좋아."

태구가 재현의 귓가에 물었다.

"나 세게 해도 돼?"

"돼. 목덜미 물어도 돼. 피 나게는 말고."

이빨이 목덜미에 앉았다. 허리가 빨라졌다. 재현이 태구의 등을 긁으며 말했다.

"잠깐, 잠깐. 레드까지는 아닌데. 각도만 바꿔. 내가 위로 올라갈게."

태구가 바로 멈췄다. 빠지고, 눕고, 재현을 위로 올렸다. 재현이 태구의 것을 손으로 잡아 자신의 안에 다시 앉았다. 깊이 가 달라졌다. 재현이 허리를 돌리며 태구의 가슴을 짚었다.

"이렇게 좋아?"

"좋아. 네가 정하는 거 더 좋아."

재현이 천천히 앉고 일어났다. 태구의 손이 재현의 허리에 올라갔다가, 세기 전에 물었다.

"엉덩이 쳐도 돼?"

"한 대씩. 물을 때마다."

"지금 한 대."

손바닥이 앉았다. 재현이 조이며 허리를 내렸다. 태구의 숨이 깨졌다.

"또."

또 한 대. 재현이 웃었다. 웃음의 중간에 신음이 섞였다.

"형, 나 쌀 것 같아. 손 대지 마. 이걸로만."

태구는 손을 재현의 허벅지에만 두었다. 재현이 허리를 짧게 떨고, 배 위에 뜨겁게 뿌렸다. 조이는 감각에 태구도 허리를 위로 밀며 따라갔다. 재현이 그 밀림을 끝까지 받아앉았다.

둘은 붙어 쓰러졌다. 선풍기가 땀을 식히기 전에 재현이 태구의 귓불에 물었다.

"나 아직 한 번 더 할 수 있어. 형 열고 싶어. 레드?"

"초록. 그런 거 없지만. 열어. 손가락부터."

재현이 태구의 무릎을 접고 입으로 적신 다음 손가락을 넣었다. 이미 한 번 열린 몸이 쉽게 받아들였다. 재현이 콘돔을 갈아 끼우며 물었다.

"천천히?"

"처음만 천천히. 들어가면 형 하는 것처럼 깊게."

재현이 들어갔다. 태구의 입이 벌어졌다. 재현이 허리를 밀 때마다 태구가 "더"와 "거기"를 질문처럼 말했다. 재현이 태구의 것을 다시 쥐었다. 아직 반쯤 선 것이 손 안에서 커졌다.

"형, 한 번 더 싸도 돼?"

"돼. 네가 안 되면 내가 손 쓸게. 지금은 돼."

두 번째 사정은 더 조용했다. 태구가 재현의 목덜미를 끌어당겨 이마를 붙이고, 재현이 안에서 짧게 떨었다. 질문이 더 이상 필요 없는 몇 초가 지나고 나서야 재현이 물었다.

"빼도 돼?"

"빼. 근데 옆에 있어."

재현이 빠지고 바로 옆에 붙었다. 다리 하나가 태구의 다리 위에 올라갔다. 치킨 냄새가 아직 식탁에 남아 있었다. 럭비 시즌의 가장 야한 밤이, 경기 없는 금요일에 와 있다는 게 웃겼다.

태구가 천장에 말했다.

"레드, 한 번도 안 나왔네."

"형이 잘 물어서. 질문 많은 주장은 의외로 섹시하다."

"너도 잘 대답했어. 대답 잘하는 윙은 원래 섹시고."

재현이 태구의 가슴털을 손가락으로 빗었다.

"형. 규칙 다시 써보자. 이긴 날은 형이 먼저 물어. 진 날은 내가 먼저 물어. 비기면 가위바위보 하지 말고, 둘 다 물어."

태구가 그 문장을 입 안에서 한 바퀴 굴렸다. 간단했다. 예전 규칙과 한 줄밖에 안 달랐다. 그런데 그 한 줄이 주도권을 점수에서 입으로 옮겼다.

"그거 채택한다. 주장 권한으로."

"침대에선 네 권한이 나랑 반반이야."

"알아. 그래서 채택을 물어본 거야."

재현이 눈을 감으며 웃었다.

"존나 꼼수네."

"꼼수도 동의해 주면 전술이지."

둘은 그렇게 새로운 규칙을 비준했다. 도장은 입술이었다. 레드 카드는 서랍 속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만 꺼내면 됐다. 심판은 두 사람이 동시에 보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