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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는 더러운 말이 아닌 정확한 말이 무너지는 쪽으로 왔다.

수요일 저녁종합뉴스. 두 번째 아이템. 외교부 장관 이름이었다. 프롬프터가 한 글자를 늦게 밀었다. 채원은 알고 있는 이름을 읽으면 됐다. 읽었다. 그런데 혀가 목요일의 혀였다. 헤드폰 속에서 창녀를 삼키던 혀. 그 혀가 장관의 받침을 한 번 미끄러뜨렸다.

이름이 깨졌다.

아주 짧았다. 한 음절. 다시 집어 올려 문장을 이었다. 시청자의 반은 못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뉴스센터는 듣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었다. 서브컨트롤의 민석이 파형에서 그것을 봤다. 이 데시벨의 미끄러짐. 채원의 눈이 렌즈 왼쪽을 유지한 채로, 귀가 자기 실수를 주워 담았다.

광고가 들어갔다.

헤드셋 속으로 박 PD의 소리가 왔다.

"괜찮아. 다시 붙이자. 세 번째부터."

괜찮아. 일이 하는 말이었다. 채원은 물을 마시지 못했다. 손이 컵을 놓칠 것 같아서. 수진이 옆에서 작게 말했다.

"숨만 고르면 돼."

숨은 고를 수 있었다. 입은 아직 자기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세 번째 아이템이 나갔다. 받침이 살았다. 엔딩 멘트까지 기계로 버텼다. 적색등이 꺼졌다. 턱이 소리를 냈다. 오늘은 그 소리가 아픔이었다.

복도에 나왔을 때 이미 단톡이 움직이고 있었다. 뉴스팀. 육십 명. 클립이 올라와 있었다. 사내 메신저. 외부 유출은 아니었다. 내부라서 더 촘촘했다.

발음 ㅋㅋㅋ
오늘 입 풀렸네
장관님 이름도 못 외우냐
메인 오디션 전에 연습 좀

장난이었다. 늘 있던 장난. 데스크의 바보, 멍청이와 같은 온도. 채원은 그 온도를 알고 있었다. 목록의 빨간 칸에 적어 둔 온도. 민석에게는 금지시킨 말이, 육십 명의 방에서는 이모티콘과 같이 흘렀다.

이수진 아나운서가 한 줄을 보탰다. 장난의 얼굴로.

입 관리 안 되나 보네. 그 입 하나 믿고 밥 먹는데.

채원의 손이 차가워졌다.

민석이 서브컨트롤에서 나왔다. 헤드폰이 목에 걸려 있었다. 채원을 보려다, 복도에 사람이 많아서, 보지 못했다. 정확한 거리. 그는 단톡을 이미 본 것 같았다. 턱이 굳어 있었다.

서연 PD가 채원의 어깨를 한 번 두드렸다.

"프롬프트 사고야. 네 잘못 아니야. 내가 로그 남길게."

고마웠다. 그러나 입은 이미 공개된 구멍이었다. 관리 안 되는 입. 밥줄인 입. 목요일에 마이크 앞에서 벌리던 바로 그 입.

화장실 칸에서 채원은 물을 끼얹지 않았다. 메이크업이 카메라에 남을 시간이 아직 있어서. 대신 변기에 앉아 허리를 접고 입을 막았다. 소리가 안 나가게. 삼키는 연습을 삼 년 한 사람이, 오늘은 울음을 삼켰다.

휴대폰이 진동했다. 민석.

집에 갈까.
지금은 안 돼.
기다릴게.
그 말 하지 마. 아무 말도.

민석이 더 보내지 않았다. 목록을 아는 사람의 침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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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 회의가 짧게 열렸다. 프롬프트 로그. 재발 방지. 채원은 고개만 끄덕였다. 수진이 대신 몇 마디를 했다. 메인 오디션 이야기는 아무도 꺼내지 않았다. 그래서 더 방에 떠 있었다.

밤 열 시. 사람들이 빠졌다. 채원은 2번 부스 앞을 지나갔다. 문이 닫혀 있었다. 목요일의 방. 오늘은 수요일이었다. 그녀는 그 손잡이를 잡지 않았다.

주차장에서 민석이 기둥 옆에 서 있었다. 카메라 각도 밖. 채원이 그 앞에 섰다. 거리가 동료보다 조금 짧았다.

"내가 들었어."

그가 말했다. 파형을 들었다는 뜻이었고, 단톡을 들었다는 뜻이었고, 화장실 문이 닫히는 소리까지 들었다는 뜻이 아니었다. 그 이상은 이 사람이 못 듣는 구역이었다.

"목록에 있는 말이에요."

채원이 말했다.

"단톡에 올라온 거. 바보. 입 관리. 그 입. 내가 당신한테 하지 말라고 한 말들이 육십 명 입으로 나왔어요."

민석이 손을 뻗다가 멈췄다. 카메라.

"집에 가자. 말 안 할게."

"말 안 하면 더 무서울 것 같아요."

"그럼 말할게. 사랑해. 그다음 단어는 안 얹어. 오늘은."

채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가 한 번에 안 내려갔다. 턱이 굳어서.

차 안에서 그녀는 창을 봤다. 도시가 뉴스에 나오는 도시와 같았고 달랐다. 민석이 운전하지 않았다. 택시였다. 기사가 라디오를 켜 두었다. 다른 방송국의 밤 뉴스. 완벽한 입들이 흘렀다. 채원은 헤드폰이 없어도 받침을 세었다. 자기 입이 그 열에 끼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가짜 같은. 그 단어는 목록의 첫 줄이었다. 아무도 오늘 밤 그 단어를 입 밖에 내지 않았는데, 단톡의 장난이 그 단어를 방 안에 불러 놓고 갔다.

민석이 손을 시트 가운데로 내밀었다. 채원이 잡았다. 손가락이 차가웠다. 엔지니어의 손가락이 그것을 재고, 이번에는 데시벨 대신 온도로 받았다.

아파트 현관에서 구두를 벗었다. 민석이 물을 따랐다. 채원이 한 모금 마시고 컵을 내려놓았다.

"목요일은요."

"이번 주는 접자."

"내가 접는 거예요, 당신이 접는 거예요."

민석이 그녀의 턱을 만지려다, 만지기 전에 물었다.

"만져도 돼?"

채원이 끄덕였다. 관절이 뜨겁지 않았다. 굳어 있었다. 그가 원을 그렸다. 풀어 줄게, 가 오늘은 일이 아니었다. 그냥 손이었다.

"오늘은 목록 바깥이야. 플레이 바깥. 나는 여기 있을게. 창녀는 안 부를게."

채원이 그의 셔츠 앞자락을 쥐었다. 얼굴은 넣지 않았다. 넣으면 울음이 입 밖으로 정렬될 것 같아서.

"그 입 하나 믿고 밥 먹는데."

그녀가 수진이 아닌 수진 줄, 이수진의 문장을 반복했다. 정확한 발음으로. 뉴스처럼.

"그 문장이 나보다 먼저 이 입을 만졌어요."

민석이 대답 대신 그녀의 머리를 어깨에 붙였다. 토크백 없는 침묵. 유리 없는 거리. 채원은 그 침묵을 삼키지 않고, 그냥 흘렸다. 어깨가 젖었다. 민석은 지우지 않았다. 지우는 일이 오늘은 일이 아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