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앞에서

월요일 입문반은 아무 일도 없는 얼굴로 시작되어야 했다. 서진은 그 얼굴을 십 년 동안 연습한 사람이었다. 도윤은 한 달 된 학생이었다. 한 달 된 학생의 손이 의자 다리에 싱글 칼럼을 백 개 가까이 감고 온 손이라는 것만, 교실에서는 드러나야 했다.

재훈이 도윤의 매듭을 보고 휘파람을 불었다.

"한 달 만에 그거 되면 나 접어야 되는 거 아니야?"

"의자 다리가 참을성이 좋아서요." 도윤이 말했다. 수업의 목소리였다.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목소리. 서진은 그 목소리가 목요일의 목소리와 다른 것을 확인하고, 안도하고, 그 안도가 이미 거짓의 가까운 친척이라는 것을 알았다.

오늘의 진도는 고신—타카테코테의 수업 이름이었다. 옷 입은 채로, 짝을 지어. 홀수가 아니어서 서진은 시범만 하고 몸을 빌려 주지 않아도 되었다. 그런데 민규가 손을 들었다.

"선생님, 중급 올라가기 전에 고신 한 번만 제대로 앉아 보고 싶어서요. 도윤 씨 줄이 제일 단정해서, 도윤 씨한테 묶여 보고 싶습니다."

스튜디오가 잠깐 조용해졌다. 재훈이 웃었고, 소연이 민규의 옆구리를 쳤다. 아무 일도 아닌 농담의 자리였다. 도윤의 귀가 붉어졌다. 목을 아니라 귀부터 붉어지는 사람. 서진은 그 귀를 목요일에 이미 본 적이 있어서, 보지 않는 눈을 만들어야 했다.

"민규 씨는 내가 묶겠습니다. 도윤 씨는 소연 씨하고 짝을." 서진이 말했다. 이유는 대지 않았다. 이유를 대면 거짓이 되고, 안 대면 편애가 되었다. 편애가 더 안전했다. 편애는 스승도 하는 일이니까.

민규의 고신을 묶는 손은 정확했다. 윗줄, 아랫줄, 줄기, 겨드랑이 여유. 서진은 로프만 보았다. 사람의 기울기를 읽지 않으려고 했다. 민규는 기울지 않았다. 줄이 가슴을 닫아도 허리를 곧게 유지하는, 리거가 되려는 몸의 버팀이었다. 그것이 이 방의 정상이었다.

건너편에서 도윤이 소연의 손목에 더블 칼럼을 감고 있었다. 손이 단정했다. 소연이 "조금 세게" 하자 도윤이 반 바퀴 조이고, 소연의 얼굴을 보았다. 받는 사람의 얼굴을 보는 일. 서진이 이 주차에 가르친 바로 그 일. 도윤이 그것을 잘하자, 서진의 손이 민규의 줄기 위에서 한 박자 늦었다.

"선생님." 민규가 말했다. "오늘 손이 느린데요."

"고신은 느린 게 맞습니다. 신경이 지납니다."

맞는 말이었고, 전부는 아니었다.

쉬는 시간에 도윤은 창가에 가지 않았다. 지난번과 반대로, 매트 반대편 벽의 로프 가방을 정리했다. 서진과 시선이 겹치지 않게 하려는 거리. 그 거리가 목록의 "수업에서는 선생님"을 지키는 거리였다. 재훈이 그 사이를 가로질러 물었다.

"도윤 형은 목요일에도 와요? 내가 지나가다가 이 층 불이 켜져 있는 거 봤거든요. 늦은 시간에."

서진의 등 뒤에서 주전자가 끓었다. 도윤이 가방 지퍼를 닫는 소리가 났다.

"근처에서 일해서요. 작업실이 골목 두 개 건너입니다. 불은 제가 아니라 선생님 것 아닐까요."

"아, 프라이빗." 재훈이 쉽게 납득했다. "부자네. 나는 월요일이 한계야."

서진은 주전자를 내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거짓을 도윤이 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작업실이 골목 두 개 건너라는 것은 신청서에도 있는 사실이었다. 불이 누구의 것이냐는 질문에만, 대답이 길을 살짝 돌아갔다. 그 돌아감이 서진의 마흔셋을 좁은 방으로 밀어 넣었다.

수업이 끝난 뒤 소연과 재훈과 민규가 내려가고, 도윤이 가방을 메고 문 앞에 섰다. 월요일의 문. 목요일의 문이 아닌.

"재훈 씨 말에, 제가 잘 못 대답했습니다."

"잘했습니다." 서진이 말했다. "수업이 있는 날의 우리는 그 대답이면 됩니다. 목요일에 말합시다."

도윤이 고개를 숙이고 내려갔다. 계단 소리가 사라진 뒤에야 서진은 벽에 기대 섰다. 대들보 링이 머리 위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십사 년. 스물아홉의 학생이 마흔셋의 리거에게 묶이는 밤을, 다른 학생들의 월요일 앞에 어떻게 둘 것인가. 숨기는 일이 보호인지 부끄러움인지, 서진은 그 밤에 나누지 못했다.

목요일이 왔다. 목록에는 서진의 몸이 이미 올라가 있었다. 그러나 서진은 도윤의 티셔츠를 벗기기 전에 먼저 앉았다.

"오늘은 노랑입니다. 줄 위의 노랑이 아닙니다. 나이의 노랑입니다."

도윤이 매트 가장자리에 앉았다. 무릎을 세우지 않았다. 듣는 자세였다.

"재훈 씨가 불을 보았습니다. 민규 씨가 내 손이 느리다고 했습니다. 나는 마흔셋이고 이 방의 스승이고, 당신은 이 방의 제자입니다. 그 세 가지가 월요일에 한 자리에 앉으면, 내가 당신을 위해 묶는 손이 다른 사람 눈에는 스승이 제자를 가져가는 손으로 보입니다. 그 보임이 나를 멈추게 합니다."

도윤이 한참 동안 손가락을 보았다. 디자이너의 손. 잉크가 잘 지워지지 않는 손톱 가장자리.

"멈추신 이유를 숨기지는 않으셨습니다. 종이에 그렇게 적으셨으니까요." 도윤이 말했다. "저는 재촉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선생님의 노랑이 저를 내려놓는 노랑인지, 월요일을 지키는 노랑인지는 알고 싶습니다."

좋은 질문이었다. 서진은 습관처럼 줄을 보듯 그 질문을 보았다.

"월요일을 지키는 노랑입니다. 당신을 내려놓는 손은, 아직 아닙니다. 아직이 무섭습니다."

도윤이 티셔츠 자락을 만지다가 벗지 않았다.

"그럼 오늘은 줄을 집지 맙시다. 목록에 선생님 몸을 올려 놓고 줄을 안 집는 밤도 세션일 수 있습니까."

서진은 그 말을 허락했다. 주트는 매트 모서리에 고리 채로 남았다. 두 사람은 담요를 무릎에 덮고 앉아, 성수동의 목요일 트럭 소리를 들었다. 서진의 것이 단단해지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도윤의 바지가 당기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다만 오늘은 그 당김을 줄 위에 올리지 않기로 한 밤이었다. 올리지 않는 것이 거절이 아니라 보관이라는 것을, 두 사람은 말 없이 합의했다.

문을 나서기 전에 도윤이 말했다.

"선생님 손은 월요일에 느린 게 맞습니다. 제 줄만 느린 게 아니라, 민규 씨 줄도요. 그건 들킨 게 아니라 원래 선생님 손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묶던 손이 아직 안 죽은 거요."

서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이 목요일의 목록을 넘어 월요일까지 흘러갈 것이 두려웠다. 그는 다만 도윤의 손목을 문 앞에서, 수업에서 잡는 것과 같게 잡지 않고, 한 번 쓸었다. 쓸기는 스승의 동작이 아니었다. 도윤이 그 쓸기를 주머니에 넣고 계단을 내려갔다.

서진은 고리 채로 남은 주트를 벽에 걸었다. 풀지 않은 줄이 벽에서 다른 줄들 사이에 섞였다. 섞이는 것이 숨기는 일의 모양이었다. 그는 그 모양이 얼마나 오래 버틸지, 대들보 링을 올려다보며 생각했다. 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링은 원래 말이 없는 물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