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의 첫 반란
첫 무법일이 되기까지 하영은 일주일 내내 들떠 있었다. 평소라면 절대 하지 못할 말들, 절대 하지 못할 행동들을 노트에 몰래 적어두기까지 했다. 규현은 그 노트를 보지 못한 척했지만, 하영이 침대 협탁 서랍을 자꾸 확인하는 걸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
일요일 아침, 알람이 울리자 하영은 이불을 걷어차고 벌떡 일어나 규현의 얼굴에 대고 소리쳤다.
"오늘은 내가 왕이야!"
규현이 눈을 반쯤 뜨고 그녀를 바라봤다. "좋은 아침."
"인사 안 해도 되는 날인데 인사했네. 나 착하지?"
"착한 척은. 뭐부터 할 건데."
하영은 씩 웃으며 그의 배 위에 올라타 앉았다. 평소라면 절대 먼저 시작하지 않는, 늘 규현이 허락을 내려야만 움직일 수 있던 그녀가, 오늘은 스스로 그의 잠옷 단추를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오늘은 내가 리드할 거야. 자기는 가만히 있어."
"가만히 있으라고?"
"응. 손도 대지 마."
규현은 팔짱을 끼듯 베개 위에 손을 얹었다. 재밌다는 표정이었다. 평소의 그였다면 절대 허락하지 않았을 자세였지만, 오늘만큼은 그도 자신이 만든 규칙을 지킬 생각이었다.
하영은 그의 가슴에 입을 맞추며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배꼽 언저리에서 잠시 멈추고 장난스럽게 이로 살짝 깨물자 규현의 숨이 짧게 흐트러졌다.
"반응하네."
"...계속해."
"명령하지 마. 오늘은 내 맘대로야."
하영은 그의 속옷을 천천히 끌어내리고, 이미 반쯤 일어선 그를 손으로 감싸 쥐었다. 부드럽게 쓸어올리다가, 입술을 가져가 끝을 살짝 머금었다. 규현이 낮게 신음하며 베개를 움켜쥐었다.
"손대지 말라며."
"나도 참는 중이야."
하영은 웃으며 더 깊이 삼켰다. 혀로 아래쪽을 훑고, 입술로 조이듯 오르내리며 그를 완전히 무너뜨리려는 듯 움직였다. 평소 규현이 그녀에게 해주던 방식을 그대로 흉내 내며, 그가 좋아하는 지점마다 더 오래 머물렀다. 규현의 허벅지가 팽팽하게 긴장하고, 손이 무의식중에 그녀의 머리로 향하다가 멈췄다.
"손대지 말랬지."
"...참는 중이라니까."
하영은 만족스러운 듯 속도를 올렸다. 입 안 가득 그를 담고 목 안쪽까지 삼키기를 반복하자 규현의 호흡이 점점 거칠어졌다.
"하영아, 나 곧..."
"참아. 오늘은 내가 원할 때까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하영 역시 참기 힘든 건 마찬가지였다. 결국 그를 놓아주고 위로 올라가 자신의 속옷을 벗어던졌다. 이미 흠뻑 젖어 있던 그녀는 규현의 위에 올라타 천천히 자신을 그에게 앉혔다.
"아... 자기야..."
깊이 삼킨 순간 두 사람 다 숨을 삼켰다. 하영은 손을 규현의 가슴에 얹고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느리게, 그러다 점점 빠르게. 규현은 여전히 손을 대지 않은 채 그녀가 만드는 리듬에 몸을 맡겼다. 그의 눈은 그녀의 흔들리는 몸을,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벌어진 입술 사이로 새어나오는 신음을 하나하나 담고 있었다.
"규현아, 나 좋아... 이렇게 하는 거..."
"알아. 보여."
하영이 절정에 가까워지며 움직임이 흐트러지자, 규현은 결국 참지 못하고 그녀의 허리를 붙잡았다.
"손대지 말라며."
"오늘만 예외로 해줘."
낮게 웃으며 규현이 아래에서 강하게 밀어 올리자 하영이 비명 같은 신음을 터뜨렸다. 둘의 움직임이 하나로 맞물리며 점점 격해졌고, 결국 하영이 먼저 무너져 그의 위로 쓰러졌다. 규현도 몇 번의 깊은 움직임 끝에 그녀 안에서 함께 절정에 다다랐다.
숨을 고르며 하영이 그의 목에 얼굴을 묻었다.
"나 진짜 오늘 왕이었지?"
"그래, 오늘은 네가 이겼어."
"내일부터 다시 원래대로?"
"내일부터는 다시 내가 왕이야."
하영이 킥킥 웃으며 그의 가슴을 톡 쳤다. "그래도 좋아. 이 하루가 있어서."
규현은 그녀의 젖은 이마에 입을 맞추며 생각했다. 그녀가 마음껏 이기는 이 하루가, 사실은 그가 그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는 걸. 그리고 다음 일요일, 그녀가 또 어떤 반란을 준비해올지 벌써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