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화요일의 온도

무법일이 생긴 뒤로 신기하게도 평일의 규칙은 더 선명해졌다. 하영은 일요일에 실컷 이겼던 기억 때문인지, 화요일 같은 평범한 날엔 오히려 더 얌전히 규칙을 지켰다. 물론 아주 가끔, 참을 수 없을 때는 예외였지만.

그날 저녁, 규현이 퇴근해 돌아왔을 때 하영은 정확히 현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무릎 위에 가지런히 올린 채였다.

"다녀오셨어요."

"오늘은 얌전하네."

"저 원래 얌전해요."

규현이 픽 웃으며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렸다. 눈을 마주치자 하영의 볼이 살짝 붉어졌다. 평일의 그녀는 이랬다. 일요일의 당당함과는 다른, 조금 수줍고 조금 순종적인 얼굴.

"저녁은?"

"차려놨어요. 근데 자기 오기 전에... 국 간 좀 봤어요. 허락 안 받고."

작은 규칙 위반. 정직하게 고백하는 얼굴이 귀여워서 규현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솔직하게 말한 건 잘했어. 근데 벌은 받아야지."

"얼마나요?"

"저녁 먹고 나서 알려줄게."

식사 시간 내내 하영은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밥을 먹으면서도 규현의 눈치를 살피고, 물을 따라주고, 그의 접시가 비면 바로 채워 넣었다. 그 모습을 보며 규현은 속으로 웃음을 삼켰다. 그녀가 이렇게 애쓰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식사가 끝나고 규현은 소파에 앉아 하영을 자기 무릎 위로 끌어당겼다. 등을 돌려 그의 가슴에 기대게 하고, 손을 그녀의 허벅지 안쪽으로 미끄러뜨렸다.

"오늘 벌은 이거야."

"이게 벌이라고?"

"응. 내가 만족할 때까지 못 가."

규현의 손가락이 치마 속으로 파고들어 이미 촉촉해진 그곳을 천천히 문질렀다. 하영이 숨을 삼키며 그의 팔을 붙잡았다.

"아... 규현아..."

"소리 내지 마. 조용히."

명령대로 입술을 깨물며 참으려 했지만, 손가락이 예민한 곳을 정확히 짚어낼 때마다 신음이 새어나왔다. 규현은 그녀의 귓가에 낮게 속삭이며 속도를 조절했다. 절정에 다다를 듯하면 멈추고, 다시 느슨해지면 강하게. 하영의 허리가 자꾸만 움찔거렸다.

"제발... 그만 놀리고..."

"국 간 본 벌이야. 참아."

세 번쯤 절정 직전에서 멈춰진 뒤에야 규현은 손가락을 안으로 깊이 밀어 넣었다. 이미 흠뻑 젖은 그곳이 손가락을 꽉 조여왔다. 그가 손목을 움직이며 안쪽을 자극하자 하영은 결국 참지 못하고 무너졌다.

"아앙... 규현아!"

몸을 떨며 절정에 다다른 하영을 규현이 품에 꼭 안았다. 숨을 고르는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그가 낮게 말했다.

"잘 참았어."

"이게 무슨 벌이야, 이거... 완전 상이잖아."

"벌이자 상이지. 네가 솔직했으니까."

하영이 그의 품에 파고들며 웃었다. "그럼 국 간 계속 몰래 봐도 돼?"

"그건 안 돼. 이건 특별 케이스야."

규현이 그녀를 안고 침실로 향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밤이었다. 이번엔 규현이 그녀 위에 올라 천천히 자신을 밀어 넣었다. 하영의 다리가 그의 허리를 감싸며 더 깊이 그를 받아들였다.

"오늘은... 완전히 자기 거야."

"그래, 오늘은 완전히 내 거야."

규현은 그녀의 손목을 머리 위로 모아 쥐고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움직였다. 평소보다 더 다정하고, 더 오래. 무법일의 격렬함과는 다른, 매일의 온도가 담긴 사랑이었다. 하영은 그의 어깨에 손톱을 세우며 신음했고, 규현은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낮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절정에 다다른 두 사람은 오랫동안 서로를 안고 놓지 않았다. 하영이 그의 등을 쓸며 나른하게 중얼거렸다.

"평범한 화요일도 좋다."

"일요일만 좋은 줄 알았는데."

"아니, 이런 날도... 자기가 나 완전히 가지는 이런 날도 좋아."

규현은 그녀의 이마에 오래도록 입을 맞췄다. 여섯 날의 규칙과 단 하루의 무법. 그 사이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점점 더 깊이 속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