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과 두 사람 — 살아남는 법
두 사람은 곧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강현이 손전등을 협탁 위에 세워 거실 전체를 은은하게 비추도록 놓고, 창고에 남아 있던 양초를 모두 찾아왔다. 한나는 부엌에서 냄비와 큰 그릇을 꺼냈다.
"눈 녹여서 끓이면 돼. 밖에서 깨끗한 눈만 퍼오면 되니까." 강현이 말했다. "내가 갔다 올게. 너는 벽난로 지켜."
"같이 가요. 혼자 왔다 갔다 하면 힘들잖아요." 한나가 냄비를 들며 말했다.
"바람이 세." 그가 잠깐 망설였다.
"그럼 현관까지만 같이 가서 눈 퍼서 바로 들어올게요. 오래 안 걸려요."
강현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 판단은 그가 내리는 게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내리는 것이었다. 사흘 동안 지켜온 규칙, 그녀가 스스로 결정하지 않아도 되던 그 구조가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었다. 지금은 두 사람 모두의 판단력이 필요했다.
현관 앞에서 두 사람은 함께 눈을 퍼담았다. 바람이 얼굴을 때렸고, 한나는 손이 금세 얼얼해지는 걸 느꼈다. 강현이 그녀의 앞을 막아서듯 서서 바람을 조금이라도 막아주려 했다. 그 몸짓에는 지시도 규칙도 없었다. 그냥 반사적인 보호였고, 한나도 그 반사에 반사로 답했다 — 그의 등 뒤로 붙어서 함께 냄비를 채웠다.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자 두 사람 다 숨을 몰아쉬었다. 뺨과 손이 빨갛게 얼어 있었다. 강현이 냄비를 벽난로 옆 작은 받침대에 올렸다. 불길이 냄비 바닥을 핥으며 서서히 눈을 녹이기 시작했다.
"장작은 얼마나 있어요?" 한나가 물었다.
"창고에 넉넉히 있어. 문제는 이 방 하나만 데우면서 버텨야 한다는 거야." 강현이 침실과 거실 사이 문을 닫으며 말했다. "침실은 오늘 밤 포기하자. 거실에서 자는 게 나을 것 같아."
두 사람은 침실에서 이불과 베개를 모두 가져와 벽난로 앞에 자리를 만들었다. 소파 쿠션까지 바닥에 깔아 임시 침상을 만드는 동안, 두 사람은 계속 말을 주고받았다 — 지시가 아니라 상의였다.
"물 끓으면 보온병에 담아두자. 밤새 온기 유지하게."
"화장실은 촛불 들고 가야겠다.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요."
"창문 틈에 수건 좀 끼워야겠어. 바람 새는 거 같아."
한나가 창문 쪽으로 다가가 커튼을 걷었을 때, 바깥의 눈보라가 유리창 너머로 하얗게 소용돌이치는 게 보였다. 순간적으로 두려움이 밀려왔다. 세상과 완전히 끊긴 채, 이 작은 불빛 하나에 의지해 밤을 나야 한다는 사실이 갑자기 실감났다.
"무서워?" 강현이 뒤에서 다가와 물었다. 지배자의 확인이 아니라, 그냥 걱정하는 사람의 질문이었다.
"조금요." 한나가 솔직하게 답했다. "이렇게 완전히 끊긴 적은 없었잖아요. 이 산속에서."
강현이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괜찮아. 벽난로 있고, 물도 있고, 담요도 있어. 하룻밤이야. 아침 되면 눈 그치고, 관리소에서든 어디서든 사람이 올 거야."
"강현씨는 안 무서워요?"
그가 잠깐 침묵했다. 솔직한 답을 고르는 침묵이었다. "조금 무서워. 근데 너랑 같이 있어서 덜 무서워."
그 말이 한나의 가슴 어딘가를 건드렸다. 사흘 동안 그는 언제나 확신에 찬 목소리로 지시를 내렸었다. 그런데 지금, 두려움을 인정하는 그의 목소리는 오히려 더 신뢰가 갔다. 강함이란 흔들리지 않는 게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손을 놓지 않는 거라는 걸 그녀는 그 순간 다시 배웠다.
냄비 속 물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했다. 강현이 조심스럽게 그것을 보온병 두 개에 나눠 담았다. 한나는 남은 눈을 한 번 더 퍼와야겠다고 생각하며, 이번엔 혼자 결정을 내리고 그렇게 말했다. "저 한 번 더 갔다 올게요. 물 더 필요할 것 같아서."
"같이 가." 강현이 바로 일어섰다.
두 사람은 함께 다시 현관으로 나갔다. 바람은 여전히 거셌지만, 두 번째로 나가는 길은 처음보다 덜 무서웠다. 옆에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사람과 지금 같은 무게로 서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밤이 깊어가면서 거실 안의 온도는 점점 안정을 찾았다. 벽난로 불빛이 두 사람의 그림자를 벽에 길게 드리웠다. 강현과 한나는 나란히 임시 침상에 앉아 보온병에 담긴 따뜻한 물을 나눠 마셨다. 사흘 동안 처음으로, 두 사람은 목줄도 로프도 없이, 그냥 강현과 한나로 마주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