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라는 말
월요일에 건우는 목록을 냈다.
열네 명. 그는 금요일 밤에 집에서, 유하가 부엌에 있는 동안, 식탁에서 노트북을 열고 두 시간 만에 채웠다. 채운 뒤에 그는 화장실에 가서 토했다. 유하가 등을 두드려 주러 왔을 때 그는 손을 들어 막았다. 그녀는 문 밖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가 나올 때까지.
월요일 오후에 그는 열네 명을 한 명씩 회의실로 불렀다. 박정민이 여섯 번째였다. 그는 앉아서 이야기를 다 듣고, 고개를 끄덕이고, 알겠다고 했고, 일어서면서 울었다. 소리 내지 않고. 건우는 그가 나가는 문을 보았다. 문이 닫힌 뒤에도 보았다. 일곱 번째를 부르는 데 십 분이 걸렸다.
그가 집에 들어온 것은 아홉 시였다.
유하는 현관에 있었다. 그는 신발을 벗었다. 그녀가 "주인님" 하고 물으려는 것을 알았다. 저녁 드셔도 되겠습니까. 씻겨드려도 되겠습니까. 그가 고개만 끄덕이면 되는 질문들. 지난 이 주 동안 그를 살게 한 질문들.
그런데 오늘은 그 질문이 그를 찔렀다.
그는 집을 둘러보았다. 모든 것이 있었다. 식탁에 밥이 있었다. 욕실에 물이 받아져 있을 것이었다. 내일 입을 옷이 침실 문에 걸려 있을 것이었다. 그가 하나도 시키지 않았는데. 그가 한 것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 응. 그래. 예. 그 세 글자로 그는 이 주 동안 살았다.
그는 오늘 열네 명에게 나가라고 말했다. 그것은 명령이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나쁜 명령을 그는 오늘 열네 번 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 그는 아무 명령도 할 수 없었다. 그는 그 두 사실을 나란히 놓고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었다.
"무릎."
그가 말했다. 그녀는 이미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러니 이 말은 명령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명령하려고 했다. 자기가 아직 그것을 할 수 있는지 보려고 했다.
"옷 벗어."
그녀가 벗었다. 현관에서. 시선을 내리고. 접어서 옆에 놓았다. 체인이 쇄골 위에 있었다. 그녀의 몸이 현관의 밝은 불빛 아래 있었다. 그는 그 몸을 보았다. 칠 년 동안 그의 것이었던 몸. 그가 어디든 만질 수 있는 몸. 그가 이 몸 앞에 서서 무엇이든 시킬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알았다. 그것은 지금도 사실이었다. 그녀는 그가 시키면 할 것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는 자기 안에서 그것을 찾았다. 그녀를 보고 그를 채우던 것. 그녀가 그의 말 하나에 무릎을 꿇을 때 그의 몸에 오던 것. 그것을 찾았다. 없었다. 그 자리에 있는 것은 회의실 문이었다. 열네 번 닫힌 문.
"엎드려."
그녀가 엎드렸다. 이마를 바닥에. 엉덩이를 들고. 그가 가르친 자세로. 그는 그녀 뒤에 섰다. 그녀의 벌어진 다리 사이가 보였다. 그녀의 성기가 보였다. 그는 손을 들었다.
손이 내려가지 않았다.
그는 자기 손을 보았다. 오늘 오후 회의실에서 열네 번 서류를 밀어준 손이었다. 그 손이 지금 그녀의 엉덩이 위에서 멈춰 있었다. 때리지도, 만지지도 못하고. 그는 그 손을 내렸다. 자기 옆으로.
"됐어. 일어나."
그녀는 일어나 무릎을 꿇었다. 그를 올려다보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그것이 나왔다. 그가 하려던 말이 아니었다. 그가 이 주 동안 삼킨 것이었다.
"네가 다 하고 있잖아."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밥도, 옷도, 일정도. 도시락도. 물도. 나는 앉아서 받아먹기만 해. 응, 그래, 응. 이게 뭐야."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화가 아니었다. 그는 화를 낼 힘도 없었다. "내가 뭐가 주인이야. 너 혼자 다 하는데."
그녀의 손이 허벅지 위에서 아주 조금 오므라졌다. 그는 그것을 보았다. 그러나 멈추지 못했다.
"이거—" 그는 손으로 집을, 그녀를, 자기 자신을 가리켰다. "이제 필요 없는 거 아니야. 너 혼자 잘 하는데. 내가 없어도 돌아가잖아. 내가 여기서 하는 게 뭐야. 고개 끄덕이는 거? 그건 아무나 할 수 있어."
그는 그 말이 그녀에게 무엇을 하는지 알았다. 알면서 했다. 그것이 그를 가장 아프게 했다. 오늘 열네 명에게 한 것과 같은 것을 그는 지금 그녀에게 하고 있었다. 자기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을 남에게 밀어내는 것.
그는 몸을 돌려 서재로 갔다. 문을 닫았다. 닫고 나서 문에 등을 대고 바닥에 앉았다.
유하는 현관에 남았다.
벗은 채로. 무릎을 꿇은 채로. 그가 '일어나'라고 했지만 그것은 엎드린 자세에서 일어나라는 것이었고, 무릎에서 일어나라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 그녀는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가 다른 말을 하지 않았으므로.
그녀는 울지 않았다.
그가 한 말이 그녀 안에 들어와 있었다. 필요 없는 거 아니야. 내가 없어도 돌아가잖아. 그 말들이 가슴 아래에서 무겁게 앉아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 말들을 그대로 받지 않았다. 그녀는 그 말들을 뒤집어 보았다. 그가 그것을 말할 때 그의 얼굴을 보았다. 그의 손이 그녀의 엉덩이 위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녀를 밀어내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자기가 그녀를 밀어낼 자격조차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이 그가 한 말의 진짜 뜻이었다. 나는 아무것도 못 하는데 네가 왜 무릎을 꿇고 있느냐. 나는 주인이 아닌데 네가 왜 나를 주인이라고 부르느냐.
그녀는 삼 년 차의 밤을 생각했다. 그때 그가 말했다. 복종은 시키는 걸 하는 게 아니야. 내가 원하는 걸 아는 거야.
그는 지금 무엇을 원하는가.
그녀는 그 질문 앞에서 오랫동안 무릎을 꿇었다. 현관의 불빛 아래에서. 몸이 식어가는 것을 느끼며. 서재 문 너머에서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것을 들으며.
그가 원하는 것은, 그녀가 아는 한, 자기가 아직 그녀의 주인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확인할 방법을 그는 잃었다. 명령이 나오지 않으니까. 명령이 나오지 않으니 그는 자기가 주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명령이 주인을 만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이유를 내일 아침에 그에게 말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말할 허락을 구하고. 말해야 했다. 그것이 지금 그가 원하는 것이었다. 그가 스스로 원하는지 모르는 것을 그녀가 알아서 가져다주는 것. 그것이 그가 그녀에게 가르친 복종의 뜻이었다.
그녀는 일어나지 않았다. 옷을 입지 않았다. 새벽 두 시에 서재 문이 열리고 그가 나왔을 때, 그녀는 여전히 현관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보았다. 오랫동안.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침실로 갔다.
그녀는 그가 침대에 누운 소리를 듣고서야 일어났다. 옷을 입고, 그의 내일 옷을 걸고, 매트 위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 눕는 대신, 매트 위에서 아침을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