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명령이 없는 아침
유하는 알람보다 먼저 눈을 떴다. 여섯 시 십 분. 칠 년째 몸에 새겨진 시간이었다.
옆에서 건우는 아직 자고 있었다. 새벽 한 시가 넘어 들어와 씻지도 못하고 누운 몸이었다. 그녀는 이불을 걷어내지 않고 조심스럽게 빠져나와, 침대 옆 바닥에 깔린 매트 위에 무릎을 꿇었다. 짙은 회색 펠트로 된 매트였다. 처음 이 집에 들어왔을 때 그가 사다 준 것이고, 무릎이 닿는 자리만 색이 옅어져 있었다. 칠 년어치의 아침이 거기 있었다.
손은 허벅지 위에. 등은 곧게. 시선은 그의 손이 닿을 거리의 바닥에.
이 자세로 그녀는 매일 그를 기다렸다. 그가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켜 앉고, 그녀를 내려다보고, 그날의 첫 명령을 내릴 때까지.
첫 명령은 대개 작은 것이었다. 오늘은 흰 옷을 입어라. 점심에 뭘 먹었는지 사진을 보내라. 저녁에 발 씻을 물을 준비해두어라. 머리는 묶지 말고 풀어라. 내용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그녀는 삼 년쯤 지나서 알았다. 중요한 것은 하루가 그의 목소리로 시작된다는 것. 그녀의 하루가 그의 입에서 나온 한 문장에 매달려 시작되고, 밤이 되면 그 문장으로 돌아가 보고를 올린다는 것. 그 왕복이 그들의 하루를 하루로 만들었다.
여섯 시 사십 분에 알람이 울렸다. 건우가 손을 뻗어 껐다. 천장을 보고 한참 누워 있었다. 유하는 그의 숨소리로 그가 깨어 있음을 알았지만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가 몸을 일으켰다.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맨발이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발등에 힘줄이 도드라져 있었다. 석 달 사이 그는 사 킬로가 빠졌다.
그녀는 기다렸다.
그의 입술이 벌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아주 작은, 마른 소리. 그리고 아무 말도 이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계속 기다렸다. 십 초. 이십 초.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 아래층 어딘가에서 문 닫히는 소리. 그가 다시 입을 벌렸다.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었다. 말은 나오지 않았다.
일 분이 넘게 지났을 때 그가 말했다.
"……미안."
칠 년 동안 이 자리에서 그가 그녀에게 건넨 첫 단어가 그것이었던 적은 없었다.
유하는 시선을 바닥에 둔 채로 그 말을 받았다. 무릎 아래 펠트가 따뜻해지고 있었다. 그녀의 몸이 그렇게 만든 것이었다. 그녀는 당황하지 않았다. 아니, 당황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에게 보여주는 것이 지금 자기가 할 수 있는 첫 봉사임을 알았다.
석 달이었다. 회사가 인수합병에 들어간 것이. 개발본부장인 그가 서른한 명의 팀원 중 절반 가까이를 내보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두 달 전이었다. 그는 그 이야기를 그녀에게 밤의 보고 시간에, 그녀가 무릎을 꿇고 하루를 다 말한 뒤에, 짧게 했다. "회사에 일이 좀 있어." 그게 다였다. 그리고 그날부터 귀가가 열 시가 되고, 열한 시가 되고, 새벽이 되었다. 저녁 보고는 그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줄어들었다. 지난주에는 그가 샤워하다가 욕조 바닥에 앉은 채로 잠들어 있는 것을 그녀가 발견했다. 물은 이미 식어 있었다.
그래도 아침 명령은 있었다. 짧아졌지만 있었다. "다녀올게" 정도로까지 줄었어도, 그것은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고 그녀는 그것을 명령으로 받았다.
오늘은 그것이 없었다.
"주인님."
그녀가 말했다. 그가 움찔하는 것이 발끝의 움직임으로 보였다.
"제가 여쭤도 되겠습니까."
긴 침묵. 그리고 아주 작게, "……응."
"오늘 하루를, 제가 미리 준비해두어도 되겠습니까." 그녀는 한 호흡을 두고 이어 말했다. "주인님은 예, 아니오만 하시면 됩니다. 그것도 어려우시면 고개만 끄덕여 주십시오. 나머지는 제가 합니다."
그녀는 이 말을 준비해둔 것이 아니었다. 무릎 위에서 한 문장씩 만들어졌다. 그러나 말하면서 그녀는 이것이 옳다는 것을 알았다. 그의 자리를 비우는 것이 아니라, 그의 자리를 그대로 두고 그 앞에 모든 것을 미리 갖다 놓는 일. 그가 손만 뻗으면 되게 하는 일. 그가 손을 뻗지 못하면 그의 손 아래로 들어가는 일.
건우는 오랫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녀는 그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시선이 정수리에 닿는 무게로 알았다.
"……응."
"감사합니다, 주인님."
그녀는 이마가 매트에 닿도록 몸을 숙였다. 그리고 일어났다.
그날 아침 그녀는 그의 옷을 골랐다. 회색 셔츠 하나, 검은 바지 하나, 넥타이 하나. 두 개를 두지 않았다. 선택은 힘이 드는 일이고, 그에게 지금 남은 힘이 얼마인지 그녀는 짐작할 수 없었다. 커피는 컵에 담아 그의 손에 직접 쥐여주었다. 그는 식탁에 앉아 그녀가 놓은 것을 먹었다. 계란과 밥과 국. 유하는 앉지 않았다. 식사 시간에 그녀가 앉는 것은 그가 허락할 때만이었고, 오늘 그는 허락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것을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규칙이 그대로라는 것이 오히려 그녀를 안심시켰다. 그가 아무 말도 못 하는 아침에도 규칙은 남아 있었다. 규칙은 그의 것이었고, 그것이 남아 있는 한 그는 이 집의 주인이었다.
일곱 시 이십 분. 그가 신발을 신었다. 그녀는 현관 앞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매일 아침 그가 나갈 때의 자세였다.
그가 신발을 신고 몸을 돌렸다. 그녀는 그의 손이 내려오는 것을 느꼈다. 정수리에 손바닥이 닿았다. 무게가 거의 없었다. 스치는 것에 가까웠다. 그래도 닿았다.
문이 닫혔다.
유하는 한참을 그대로 있었다. 그리고 일어나서, 그가 없는 집을 둘러보았다. 이 집을, 오늘 하루를, 그가 돌아와 손을 뻗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야 했다.
그녀는 부엌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