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

재활 3주차 화요일. 조깅 테스트. 3킬로. 5분 30초 페이스. 통증 0. 보폭 정상. 착지 소리 정상.

지안은 자전거에서 그 소리를 들었다. 훔치는 발. 돌아왔다. 그녀는 시계를 보는 척 고개를 숙였다.

목요일. 5킬로. 5분 페이스. 통증 0.

토요일. 8킬로. 마지막 2킬로 4분 40초. 통증 0. 그가 끝나고 열 발짝 걸었고 돌아서서 그녀를 봤고 입을 열지 않았다. 아쉬운 얼굴도 하지 않았다. 그냥 봤다. 그녀는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그것으로 됐다.

대회 주. 테이퍼.

테이퍼는 러너에게 가장 이상한 한 주다. 몸은 준비됐는데 훈련은 줄어든다. 다리에 힘이 남는다. 그 힘이 갈 곳이 없어서 머리로 올라온다. 불안이 된다. 러너들은 테이퍼 주에 감기에 걸리고 잠을 못 자고 없는 통증을 만들어낸다. 코치의 일은 그 한 주 동안 러너의 머리를 붙잡아두는 것이다. 몸은 이미 다 했다.

"목표 수정."

화요일 새벽. 크루 앞에서.

"민혁 1시간 38분. 4분 38초 페이스. 15킬로까지 절대 그 밑으로 안 내려가. 15킬로 이후 몸이 남으면 그때 내가 말해줄게."

"1시간 35분은요?"

태경이 물었다. 민혁이 아니라.

"3주 쉬었어. 35분은 다친 다리한테 빚내는 숫자야. 38분은 정직한 숫자야. 정직한 숫자로 뛰면 다음 대회가 있어."

민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항의 없이. 지안은 그 끄덕임을 봤다. 5주 전이라면 그가 '조금만'이라고 했을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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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가 목요일에 지안 옆으로 왔다. 쿨다운 조깅 중. 나란히. 대화 가능한 페이스로.

"코치님."

"응."

"오빠 달리는 게 달라졌어요."

"기록 얘기야?"

"아니요. 그냥... 예전엔 도망치는 것처럼 달렸어요. 뭔가한테서. 지금은 어디로 가는 것처럼 달려요."

지안은 앞을 봤다. 강. 아침 해. 민혁의 뒷모습이 50미터 앞에 있었다.

"그거 코치님 덕이에요."

"코칭이야."

"...네. 코칭이요."

수아가 웃었다. 우는 웃음이 아니었다. 그냥 웃음. 스물넷이 한 가지를 접고 다른 가지를 여는 웃음. 지안은 그것도 읽었다.

"저 다음 대회 10K 신청했어요. 45분 목표."

"48분이 정직한 숫자야."

"...코치님은 진짜."

"코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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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대회 전날. 밤 아홉 시.

규칙. 대회 전 주는 완전 휴식. 여기도, 트랙도. 임팩트 없음. 자국 없음. 다리 없음.

그런데 그녀는 그를 불렀다.

"세션 아니야. 그냥 와."

그가 왔다. 심박 스트랩 없이. 그녀는 오늘 그것을 시키지 않았다. 스튜디오 조명을 하나만 켰다. 그는 스툴에 앉았고 그녀는 그 앞에 서 있었다.

"옷 벗어. 다 벗고 서."

그가 벗었다. 섰다. 러너의 몸. 3주 재활을 거친 몸. 다리 근육이 거의 돌아왔다. 왼쪽 햄스트링의 노란 자국은 사라졌다. 어떤 자국도 없었다. 그의 몸이 이렇게 깨끗한 걸 그녀는 처음 봤다. 세션 0 이후로.

그녀는 책상에서 마커를 꺼냈다. 검은색. 유성.

"움직이지 마."

그녀는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 방에서 그녀가 무릎을 꿇는 건 처음이었다. 그가 숨을 들이켰다. 그녀는 그의 왼쪽 허벅지 앞에 마커를 댔다. 쇼츠가 덮는 위치. 손바닥 하나 위.

5K 23:10

썼다. 마커가 피부 위를 지나가는 감각에 그의 대퇴사두근이 뛰었다.

10K 46:20

15K 69:30

"15까지 이 숫자. 1초도 빨리 안 가. 알았어?"

"네."

20K 92:00

FIN 98:00

"98분. 1시간 38분. 이게 정직한 숫자야."

그녀는 마커를 그의 오른쪽 허벅지로 옮겼다.

15K 이후: 스플릿 물으면 답. 7 이하면 4:30 허락. 8 이상이면 유지.

"18킬로 지점에 내가 있을 거야. 거기서 물을 거야. 정직하게 답해. 거짓말하면 나는 알아. 네 다리를 보면 알아."

"네."

그리고 그녀는 그의 왼쪽 손목을 잡았다. 안쪽. 맥이 뛰는 자리. 마커를 댔다.

DNF는 내 것

"이건 트랙 밖에서 내가 너한테 준 거야. 트랙 안에서도 네 거야. 다리에서 소리 나면 봐. 이거 보고 멈춰. 완주 못 해도 돼. 완주 못 하고 돌아오면 내가 뭐라고 할 것 같아?"

"..."

"잘했다고 할 거야. 규칙 지켰다고. 그리고 다음 대회 등록할 거야. 그게 다야."

그가 손목을 봤다. 오래. 그리고 그녀를 봤다. 그 눈. 이번엔 벽 너머가 아니었다. 그냥 그녀를 보는 눈.

"코치님."

"응."

"내일 뛰고 나서요."

"응."

"저 뭐 받아요."

지안은 웃었다. 무릎을 꿇은 채로.

"말해줄게. 지금."

그녀는 마커를 놓고 손을 뻗어 그의 성기를 잡았다. 이미 서 있었다. 마커가 허벅지를 지나갈 때부터. 그녀는 책상에서 로션을 꺼내 손바닥에 짰다. 차가운 것. 그가 숨을 들이켰다.

"이건 보상 선지급 아니야. 수면 보조야. 대회 전날 러너들 잠 못 자. 테스토스테론 빼주면 자. 스포츠 과학이야."

"...스포츠 과학이요."

"그리고 내가 내일 밤에 뭘 할지 말해주는 동안 들어. 이지 페이스로."

그녀는 손을 움직였다. 천천히. 로션이 미끄러웠다. 그의 성기가 그녀 손 안에서 뛰었다.

"내일 밤. 대회 끝나고. 여기 와. 심박계 차고. 문 들어오면 옷 벗고 테이블에 엎드려. 네 발로."

손. 위. 아래.

"크롭 쓸 거야. 다리에. 3주 만에. 대회 끝났으니까 자국 남아도 돼. 화요일 훈련까지 48시간 넘으니까. 스물한 개. 킬로마다 하나. 네가 세. 킬로 숫자로. 1킬로, 2킬로, 3킬로."

그가 신음했다.

"15킬로에서 물을 거야. 스플릿. 내일 대회 15킬로에서 네가 실제로 느낀 숫자 말해. 그러면 그 숫자만큼 더 세게 갈 거야."

"코치님—"

"템포."

손이 빨라졌다. 그가 허리를 밀었다. 그녀는 다른 손으로 그의 골반을 잡아 세웠다.

"움직이지 마. 나 혼자 해. 넌 내일 다리 써야 돼. 오늘은 아무것도 안 써."

그가 멈췄다. 온몸으로.

"스물한 개 끝나면 뒤집을 거야. 내가 올라갈 거야. 인터벌. 30초 세 번. 홀드 세 번. 그리고 마지막에."

그녀는 그의 눈을 봤다.

"내가 네 이름 부를 거야. 코치님 말고. 네 이름 부르는 동안 사정해. 그게 내일 피니시야."

그가 왔다. 그 문장에서. 그녀 손 안에서. 소리를 내면서, 다리를 안 쓰고, 골반을 그녀 손에 맡기고. 정액이 그녀 손목과 팔에 쏟아졌다. 그가 앞으로 기울었고 그녀는 무릎을 꿇은 채로 그의 골반을 붙잡아 세웠다. 그가 서 있었다. 떨면서.

"자국 없음. 다리 안 씀. 통과."

그가 웃었다. 울면서. 이제 그녀는 그 웃음을 알았다.

"코치님은요."

"나는 내일 걸로 아껴."

"...내일 뭐 받으세요."

"네가 18킬로에서 정직하게 숫자 말하는 거. 그거면 돼. 나머지는 밤에."

그녀는 일어섰다. 무릎이 아팠다. 왼쪽 아킬레스가 낮게 불평했다. 그녀는 그 불평이 오늘은 좋았다.

"옷 입어. 우리 집 가. 여기서 5분. 여덟 시간 자야 돼. 5시 반 알람."

"...코치님 집이요?"

"러너가 대회 전날 코치 집에서 자는 거야. 스포츠 과학."

"그건 스포츠 과학 아니잖아요."

"아니야."

그녀가 인정했다.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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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집은 잠원동 오래된 아파트 8층이었다. 작았다. 러닝화가 신발장에 열두 켤레 있었고 그중 여섯은 더 못 신는 것이었다. 벽에 5000미터 16분 4초 기록증이 액자 없이 붙어 있었다. 그가 그것을 봤다. 오래.

"이게 코치님이에요?"

"이게 나였어."

"지금은요?"

그녀는 대답하지 않고 침실 문을 열었다.

침대는 하나였다. 그녀는 그것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도 하지 않았다. 그가 씻고 나왔을 때 그녀는 이미 누워 있었다. 벽 쪽. 그가 옆에 누웠다. 좁았다. 마사지 테이블보다 넓고, 그래도 좁았다.

그녀는 등을 돌리고 있었다. 그가 손을 뻗어 그녀 손목을 잡았다. 맥 위에. 손가락 두 개.

"세지 마."

"세게 해주세요."

10초.

"...68."

"거짓말."

"아니에요. 68이에요."

그녀의 안정 시 맥박은 58이었다.

"내일 새벽 5시 반. 5킬로 23분 10초. 15까지 안 내려가. 18에서 나 봐. 손목 봐."

"네, 코치님."

"자."

그가 잤다. 5분 안에. 러너는 자라고 하면 잔다. 그녀는 그의 숨소리를 들었다. 2-2. 자면서도 리듬이 있었다. 그녀는 그 리듬에 자기 숨을 맞췄다. 코치가 러너를 읽는 가장 오래된 방법.

그리고 자기 안의 방에서 그 이름이 소리를 냈다. 그녀는 들었다. 어둠 속에서 입을 열었다. 소리는 내지 않았다. 입 모양만.

내일. 피니시 라인에서. 확인되면.

그녀는 알람을 확인했다. 5시 30분. 그리고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