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무릎 아래 물푸레나무가 있었다. 삼 년 동안 매일 아침 있던 것. 그런데 여기는 침대 옆이 아니라 공방 바닥이었고 열네 사람이 보고 있었다. 나무는 같았다. 무릎이 그걸 알았다.

서영은 등을 펴고 두 손을 허벅지 위에 포갰다. 고개를 조금 숙였다. 맨 목이 드러나도록. 삼 년 동안 매일 한 자세였다. 처음 남들 앞에서 하는 자세였다. 그런데 몸은 그 차이를 몰랐다. 몸은 그냥 했다.

"말해."

도훈이 말했다. 위에서.

그녀는 정하지 않고 왔다. 그가 그러라고 했다. 거기서 나오는 걸 말하라고. 그래서 그녀는 입을 열었고, 나오는 걸 말했다.

"저는 삼 년 전에 정리하려고 그 뒷방에 갔어요."

목소리가 공방에 퍼졌다. 생각보다 작았다. 그래도 다 들렸다. 공방은 조용했다.

"제 인생에 제가 정한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뭔가를 제가 정하고 싶었어요. 젓가락이라도. 그런데 그 사람이 제 손을 보고 있었어요. 뭘 정리하려는지 아는 것처럼."

그녀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의 손을 봤다. 쇠를 든 손.

"삼 년 동안 배운 건요. 무릎을 꿇는 게 정하는 거였어요. 제가 정한 거예요. 매일 아침 제가 그 나무 위에 올라가는 거. 아무도 시키지 않았어요. 이 사람도 시키지 않았어요. 이 사람은 그냥... 제가 올라가면 손을 내밀었어요. 매일. 삼 년."

그녀 목소리가 갈라졌다. 멈췄다. 다시.

"저는 이 사람 거예요. 그건 제가 준 거예요. 뺏긴 게 아니고 준 거예요. 그래서 이 사람 거예요. 오늘 이걸 채우면 그건... 제가 준 걸 이 사람이 받았다는 표시예요. 저는 그거 사람들이 봐줬으면 했어요. 제가 줬다는 거를."

그녀는 거기서 끝났다. 더 나오는 게 없었다. 그게 다였다.

도훈이 한참 아무 말도 안 했다. 공방에서 누군가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났다. 유진이었다.

"받겠어?"

그가 물었다.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처음으로. 그가 쇠를 열고 있었다. 이음새가 벌어져 있었다. 그 안쪽에 한 글자가 있었다. 그녀 자리에서는 안 보였지만 알았다.

"네."

"다시."

"네. 받겠습니다."

그가 쇠를 그녀 목에 둘렀다.

따뜻했다. 열네 사람의 손이 지나간 쇠는 따뜻했다. 그녀 말대로였다. 목 뒤에서 이음새가 만나는 소리가 났다. 딱. 그가 유진을 봤다. 유진이 일어나 작은 것을 건넸다. 세상에 하나뿐인 공구. 그가 그걸 받아 그녀 목 뒤로 가져갔다. 나사가 돌아가는 소리. 아주 작은 소리였다. 열네 사람이 그 작은 소리를 다 들었다.

끝났다.

그가 손을 뗐다. 쇠가 그녀 목에 있었다. 앞에 나무가 있었다. 그녀는 손을 올려 그 나무를 만졌다. 물푸레나무. 무릎 아래 있는 것과 같은 것. 무릎과 목에 같은 나무가 있었다.

그가 손을 내밀었다. 그녀가 잡았다. 그가 그녀를 일으켰다.

공방은 조용했다.

그러다 민재가 손뼉을 쳤다. 한 번. 크게. 공방 천장에 부딪혔다.

두 번째는 준석이었다. 그 사람이. 아무 말도 안 하는 그 사람이 손뼉을 쳤다. 그러자 유진이 쳤고 하연이 쳤고 태오가 쳤고 다은이 쳤다. 다은은 울면서 쳤다. 열네 사람이 다 쳤다.

멈추지 않았다.

서영은 그게 이렇게 길 줄 몰랐다. 나사가 돌아가는 건 삼 초였다. 박수는 삼 초가 아니었다. 십 초가 지났고 이십 초가 지났다. 아무도 멈추지 않았다. 민재가 일어섰다. 다 일어섰다. 준석도 일어섰다. 공방 천장이 울렸다. 톱밥이 어딘가에서 떨어졌다.

그녀는 도훈의 손을 잡고 서 있었다. 목에 쇠가 있었다. 박수 소리가 그 쇠를 두드리는 것 같았다. 그녀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 알았다. 이 소리가 남을 거라고. 나사보다. 쇠보다. 이 소리가.

하연이 말한 네 번째가 왔다. 그녀는 울었다. 잃어서가 아니라 다 받아서. 하연이 원 건너에서 그걸 보고 있었다. 손뼉을 치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박수는 일 분 가까이 갔다. 도훈이 손을 들어 겨우 멈췄다.

"밥 먹자."

*

잡채가 없어지는 데 삼십 분이 안 걸렸다. 김밥 서른 줄도. 민재의 막걸리가 두 상자 다 열렸다. 준석이 한쪽 구석에 앉아 말없이 마셨다. 유진이 서영 옆에 와서 목의 쇠를 한 번 만졌다. 앞의 나무를.

"이거 뭐야."

"무릎판이요. 위층에 있는 거요. 같은 나무예요."

유진이 한참 그걸 봤다. 그러다 서영 얼굴을 봤다.

"도훈이가 그랬어?"

"네."

"그 사람 목수 맞네."

다은이 와서 물었다. 여러 가지를. 아플까요. 잘 때는요. 회사에는요. 서영은 다 대답했다. 아직 모르는 것도 있었다. 오늘 채운 거니까. 다은이 그 말에 웃었다. "그렇네요. 오늘이네요."

태오가 기타를 꺼냈다. 아무도 부탁하지 않았는데. 조용한 걸 쳤다. 하연이 그 옆에 앉아서 아무 말도 안 했다. 하연이 아무 말도 안 하는 건 드문 일이었다.

아홉 시에 서영의 핸드폰이 울렸다. 지현.

"끝났어?"

서영은 답을 쳤다. "응."

"사진은 안 보내도 돼."

"응."

"밥 한번 먹자. 셋이."

서영은 그 메시지를 한참 봤다. 그리고 도훈에게 보였다. 그가 읽었다. 핸드폰을 돌려주면서 그녀 목의 쇠를 한 번 당겼다. 아주 조금. 아침 인사처럼. 밤 인사처럼.

"있네."

"있어요."

*

열 시에 사람들이 갔다. 하연과 태오가 남아 정리했다. 서영이 도우려 하자 하연이 등을 밀었다.

"올라가."

"언니—"

"올라가라고. 오늘 밤은 너희 거잖아. 뺀다고 했잖아. 우리 보는 데서 안 한다고. 그럼 우리가 가야지."

하연이 태오를 데리고 나갔다. 문이 닫혔다. 공방에 둘만 남았다. 의자 열네 개. 무릎판. 빈 상자. 톱밥.

도훈이 그녀 손을 잡고 계단을 올랐다. 열두 개.

*

침실에서 그가 먼저 그녀 옷을 벗겼다. 검은 원피스. 머리핀. 속옷. 그녀는 알몸이 되었다. 목의 쇠만 남았다.

"무릎."

그녀는 무릎을 꿇었다. 이번엔 침대 옆 나무가 아니라 맨바닥에. 무릎판은 아직 아래층 공방 한가운데에 있었다. 그가 그녀 앞에 섰다.

"이제 이건 안 빠져."

"네."

"샤워할 때도. 잘 때도. 언니 만날 때도. 도서관에서도."

"네."

"삼 년 동안 네가 매일 아침 나한테 있다고 대답했지. 이제 그 대답이 네 목에 있어. 내가 안 물어도."

"물어주세요."

그가 멈췄다.

"그래도 물어주세요. 매일. 대답할게요."

그가 그녀 뺨을 잡았다. 오래.

"올라와."

그는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위에서 그녀를 봤다. 알몸에 쇠 하나. 그가 손가락 하나를 쇠 안으로 넣었다. 손가락 하나 여유. 이수가 말한 대로. 그가 그 손가락으로 쇠를 당겼다. 그녀 고개가 젖혀졌다. 그 상태로 그가 입을 맞췄다. 깊게.

"오늘은 내가 먹는다."

그가 내려갔다. 그녀 가슴을 지나, 배를 지나. 그녀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삼 년 동안 그가 이렇게 한 건 몇 번 없었다. 늘 그녀가 먼저였다. 그런데 오늘 그의 혀가 그녀를 열었다. 천천히. 음핵을 혀끝으로 돌리고 아래로 내려가 안까지 핥았다. 그녀가 허리를 들었다. 그가 그녀 허벅지를 잡아 눌렀다.

"가만."

"주인님—"

"오늘 네가 나한테 준 걸 내가 먹어."

그의 혀가 다시 갔다. 그녀는 손을 어디에 둘지 몰라 침대보를 쥐었다. 손 하나를 목으로 올렸다. 쇠를 만졌다. 나무를 만졌다. 그가 그걸 봤다. 혀를 멈추지 않고. 그녀가 나무를 만지면서 갔다. 처음이었다. 그의 입에서 가는 게. 소리가 났고 다리가 그의 머리를 조였고 그가 그걸 다 받았다.

그가 올라왔다. 입이 젖어 있었다. 그가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그녀 맛이 났다.

"이제."

그가 들어왔다. 한 번에. 그녀가 소리를 냈다. 그가 그녀 손목을 머리 위로 모아 한 손으로 잡았다. 다른 손은 목으로. 쇠 위에. 삼 년 동안 사슬 위에 얹었던 손이 쇠 위에 얹혔다. 무게가 달랐다. 그가 그걸 손바닥으로 느꼈다.

"이거."

"네—"

"열네 명이 봤어. 네가 내 밑에 이렇게 있는 건 못 봤지만, 네가 이걸 받는 건 봤어."

"네—"

"눈."

그녀가 그를 봤다. 그가 움직였다. 처음엔 느리게. 그녀가 그의 모양에 다시 맞춰지도록. 그러다 빨라졌다. 침대가 벽을 쳤다. 나무 소리. 그가 쇠를 잡은 손에 힘을 줬다. 쇠가 목을 눌렀다. 사슬과 달랐다. 사슬은 파고들었는데 쇠는 그냥 눌렀다. 넓게. 그녀는 그 넓은 압력 아래서 숨을 쉬었다.

"누구 거야."

"주인님 거요."

"오늘 뭐 했어."

"무릎 꿇었어요. 열네 명 앞에서. 받았어요."

"뭘."

"주인님을요. 이거를요. 다요."

그가 박았다. 그녀 몸이 위로 밀렸다. 그가 손목을 놓고 그녀 다리 한쪽을 들어 자기 어깨에 걸쳤다. 더 깊게 들어왔다. 그녀는 소리를 참지 않았다. 아래층은 비어 있었고 옆집은 없었고 이 밤은 그들 것이었다.

"가도 돼요—"

"기다려."

그녀가 이를 물었다. 그가 더 세게 했다. 쇠를 잡은 손이 그녀 고개를 젖혔다. 그녀는 천장을 봤다. 그가 만든 침대에서 보는 천장.

"오늘 네가 한 말."

"네—"

"준 거라고 했지. 뺏긴 게 아니고."

"네—"

"그럼 지금 이것도 네가 준 거야. 말해."

"제가 드린 거예요. 다 드린 거예요. 주인님—"

"가."

그녀가 갔다. 두 번째. 이번엔 온몸이었다. 목에 쇠가 있었고 그의 손이 있었고 안에 그가 있었고 다리가 그의 어깨에 있었다. 어디가 어디인지 몰랐다. 그가 그녀 안 깊은 곳에서 몇 번 더 박고 사정했다. 소리를 내면서. 그가 소리를 내는 건 드문 일이었다.

그가 그녀 위에 무게를 실었다. 오래. 그녀는 그 무게 아래서 목의 쇠를 만졌다. 나무를.

"주인님."

"응."

"감사합니다."

삼 년 동안 매일 밤 한 말이었다. 그가 매일 밤 들은 말이었다. 그런데 오늘 그가 대답했다. 처음으로.

"고마워."

그녀는 그 말을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울었다. 다섯 번째였다. 하연은 못 봤다.

*

그날 밤 그는 그녀를 한 번 더 썼다. 새벽에. 그녀가 잠들었을 때 뒤에서. 그녀가 깨어났을 때 그는 이미 안에 있었다. 그가 그녀 목의 쇠를 잡고 뒤에서 천천히 움직였다. 말은 없었다. 그녀는 어둠 속에서 그를 받았다. 그가 사정할 때 그녀 목에 이마를 댔다. 쇠 위에.

"자."

"네."

그녀는 손을 목에 올린 채 잠들었다. 나무 위에. 아래층에서 아직 박수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