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방
봄이었다.
두 사람은 성민의 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성민의 아내와 딸, 그리고 하나와 지호. 식탁은 시끄러웠다. 소리로도 시끄럽고 손으로도 시끄러웠다. 성민의 딸은 열 살이었고 두 언어를 다 썼고 두 언어로 다 말이 많았다. 하나는 웃으면서 양쪽으로 옮겼다. 지호는 이제 몇 개의 모양을 알았다. 맛있다. 고맙다. 더. 기다려. 그는 그것들을 어색하게 만들었고 성민의 딸은 그때마다 고쳐 주었다.
식탁 아래에서 지호의 손이 하나의 손등에 왔다. 톡, 톡.
어때.
식탁 위에서는 아무도 그것을 보지 못했다. 하나는 웃으면서 성민의 아내가 하는 말을 소리로 옮기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손가락은 식탁 아래에서 그의 손등을 두 번 두드렸다.
천천히. 조금 지쳤어. 그런데 괜찮아.
톡, 톡. 알았어.
십 분 뒤에 지호가 일어나 말했다. 저희 이만 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성민의 아내가 아쉬워했다. 하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식탁 아래에서 그의 손가락을 쥐고, 놓았다.
돌아오는 길에 하나가 말했다.
"당신 이제 방 밖에서도 그거 쓰네."
"당신도."
"나는 원래 방 밖에서 손으로 말하는 사람이야."
"그러네."
두 사람은 계단을 올랐다. 한 계단에 한 번. 그는 이제 그 소리를 알았다. 그녀가 앞서 오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그는 그 소리가 언제부터 자기 집의 소리가 되었는지 생각했다.
방에는 아직 시계가 없었다. 못은 그대로였다. 하나는 언젠가 그에게 다시 걸어도 된다고 말했고 그는 그러지 않았다. 그 방은 이제 그렇게 정해진 것이었다.
그날 밤 밧줄은 없었다.
안대도 천도 없었다. 두 사람은 그냥 옷을 벗고 침대에 누웠다. 그것도 두 사람이 정한 것이었다. 이 언어는 묶여 있을 때만 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하나는 자기 손을 그의 손 위에 얹었다. 손바닥이 손등에. 자유로운 손이었지만 그녀는 그것을 거기에 두었다.
그가 그녀 위로 왔다. 입술이 입술에. 오래. 그의 손이 그녀의 얼굴을 감쌌고 그다음에 목을, 가슴을 지나 내려갔다. 하나는 눈을 뜨고 있었다. 이번에는 볼 수 있었다. 그의 얼굴을, 그의 눈을. 그것은 이상하게 더 벗은 것 같았다. 안대 없이 그의 눈을 보면서 그의 손이 자기 다리 사이에 닿는 것을 느끼는 것.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젖은 곳을 천천히 열었다.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손가락 하나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그것을 보았다. 그의 눈이 그녀의 눈을 놓지 않는 것을. 그녀의 손가락이 그의 손등을 길게 눌렀다. 그것은 필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말할 수 있었다. 소리로. 그러나 그녀는 손으로 말했다. 그것이 더 정확했기 때문에. 그것이 두 사람의 것이었기 때문에.
톡.
그가 그녀 안으로 들어왔다. 콘돔은 없었다. 그것도 두 사람이 지난겨울에 정한 것이었다. 그의 것이 그녀를 열고 채웠다. 천천히, 끝까지. 하나는 그의 눈을 보았다. 그의 눈은 그녀가 채워지는 순간 아주 조금 흔들렸다. 그것을 그녀는 처음 보았다. 늘 어둠 속에서 느끼기만 했던 것.
그는 움직였다. 느리게. 그녀의 손은 그의 손등에 있었고 그의 손은 침대 위에 있었다. 두 손은 두 사람의 몸 옆에, 서로 겹쳐서. 그가 들어올 때마다 그녀는 길게 눌렀다. 그가 나갈 때마다 그는 톡, 대답했다. 그것은 리듬이 되었다. 몸의 리듬과 손의 리듬이 같은 것이 되었다.
그녀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 낼 수 있었지만 내지 않았다. 방은 조용했다. 침대가 아주 작게 소리를 냈고, 두 사람의 숨이 있었고, 살이 살에 닿는 소리가 있었다. 그것이 다였다. 그러나 그 방에는 두 사람이 하루 중 어디에서보다 많은 말이 오갔다. 길게. 톡. 길게. 톡. 쥐고, 놓고. 조금 더. 톡, 톡. 어때. 길게.
그녀가 차오를 때 그녀의 손가락은 떨리지 않았다. 아무것도 묶여 있지 않았고 몸은 자유로웠고 손은 그의 손등 위에서 정확했다. 그녀는 그의 눈을 보면서 왔다. 처음이었다. 그의 눈을 보면서. 그녀의 안이 그를 조였고, 그는 그것을 느끼면서 그녀의 눈을 놓지 않았다. 그녀의 손가락이 길게, 길게 눌렀다. 그것은 이제 초록이 아니었다. 그것은 다른 말이었다. 정하지 않은 말. 문맥으로 읽는 말.
그는 읽었다.
그가 왔을 때 그의 손이 침대 위에서 돌아 그녀의 손을 잡았다. 손가락이 손가락 사이로 들어갔다. 그는 그녀 안에서 떨었고 그의 손은 그녀의 손을 꽉 쥐었다. 그의 손이 먼저 하는 말. 그녀는 이제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았다. 그것은 늘 같은 뜻이었다.
한참 뒤에 두 사람은 옆으로 누워 서로를 보았다. 창문의 커튼 가장자리에서 가로등 빛이 조금 새어 들어왔다. 방은 어두웠지만 서로의 얼굴은 보였다.
하나는 손을 들었다. 그의 손등이 아니라, 공중에. 그리고 모양을 만들었다. 그녀가 그에게 가르쳐 주지 않은 것이었다. 성민의 딸이 오늘 저녁 식탁에서 그에게 가르쳐 준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그녀가 하루 종일 다른 사람의 말을 옮기면서 단 한 번도 자기 말로 만들어 본 적 없는 모양이었다.
그는 그것을 보았다. 그는 그 모양을 몰랐다. 그러나 그는 뜻을 모르는 신호를 받으면 어떻게 하는지 알았다. 그는 손가락으로 그녀의 팔 위에 천천히 원을 그렸다.
다시.
그녀는 다시 만들었다. 더 천천히. 손이 가슴에서 시작해서 그에게로 갔다.
그는 그것을 오래 보았다. 그리고 자기 손을 들었다. 밧줄을 다루는 손, 매듭을 만드는 손, 그녀의 손등을 두드리는 손. 그 손이 어색하게, 그러나 정확하게, 같은 모양을 따라 만들었다.
그것은 완벽하지 않았다. 손가락 하나가 조금 덜 펴졌고 각도가 조금 틀렸다. 그러나 그것은 도착했다. 그녀는 그것이 도착한 것을 알았다. 손 위에서 사는 말은 그것을 알 수 있었다.
하나는 그의 손을 잡아 내렸다. 그리고 자기 손을 그 위에 얹었다. 손바닥이 손등에. 두 사람은 그렇게 잠들었다.
방에는 시계가 없었다. 소리가 없었다. 그러나 그 방은 소리가 없는 방이 아니었다. 그 방은 두 사람이 서로의 말이 도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방이었다. 그것이 두 사람이 만든 것이었다. 처음에 종이 한 장과 연필 하나로.
새벽에 하나는 잠에서 잠깐 깼다. 그의 손이 잠결에 그녀의 손등을 한 번 두드렸다. 톡. 들었어. 그는 자고 있었다. 손이 먼저 말하는 사람이 이제 둘이었다.
그녀는 길게 눌렀다. 그리고 다시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