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트러진 신호

그날은 하나가 더 원했다.

"더 세게. 더 많이 묶고. 당신 손도 자유롭게."

"내 손 하나는 당신 손에 있어야 해요."

"그게 언제나 될 수는 없잖아요. 당신이 밧줄을 잡고 있을 때는요. 내 허리를 잡을 때는요. 그때도 나는 말할 수 있어야 해요. 그걸 시험해 보고 싶어요."

지호는 오래 생각했다. 그는 종이를 꺼내 두 사람이 만든 규칙을 다시 읽었다. 넷. 내 손 하나는 언제나 당신 손가락이 움직일 수 있는 곳에 닿아 있어야 한다.

"그럼 이렇게 해요. 내 손이 당신 손에 없을 때는, 내 몸 어딘가가 당신 손가락이 닿는 곳에 있을 거예요. 허벅지든 배든. 거기다 하는 거예요."

"그럼 손등이 아니잖아요. 읽을 수 있어요?"

"읽어야죠."

그는 그렇게 말했고, 하나는 그 대답이 조금 빠르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도 원했으므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것이 첫 번째 실수였다. 두 사람 다 나중에 그렇게 말했다.

그날 밤 밧줄은 많았다.

가슴 위와 아래로 한 번씩 돌아 등에서 매듭이 지어지는 것이었다. 밧줄이 가슴을 조이면서 유두가 두 줄 사이에서 도드라졌다. 손목은 등 뒤로 묶여 그 매듭에 연결되었다. 그가 등 뒤의 밧줄을 당기면 그녀의 팔이 뒤로 당겨지고 가슴이 앞으로 밀렸다. 그것은 그가 한 손으로 그녀의 온몸을 잡을 수 있게 해 주는 구조였다.

그녀는 무릎을 세우고 침대에 엎드렸다. 얼굴은 베개에, 엉덩이는 위로. 묶인 손은 등 위에 있었고 손가락은 아래를, 그녀의 허리 쪽을 향해 있었다.

그는 그녀 뒤에 무릎을 세웠다. 그리고 왼손으로 등의 밧줄을 잡았다. 오른손이 그녀의 엉덩이를 잡았다.

"내 허벅지가 당신 손가락 있는 데 닿을 거예요. 거기다 해요."

그가 몸을 붙였다. 그의 허벅지 앞쪽이 그녀의 손가락 끝에 닿았다. 그녀는 손가락을 움직여 확인했다. 살이었다. 손등이 아니라 허벅지. 넓고, 따뜻하고, 조금 단단했다. 그녀는 길게 눌렀다.

그의 오른손이 그녀의 등을 한 번 두드렸다. 톡. 대답도 자리가 바뀌었다.

그가 들어왔다. 이번에는 천천히가 아니었다. 그녀가 그것을 원했고 그는 그것을 알았다. 한 번에 깊이. 하나의 입에서 소리가 나왔다. 그는 밧줄을 당겼다. 그녀의 상체가 뒤로 젖혀지고 팔이 당겨졌다. 가슴을 조인 밧줄이 더 조여졌다. 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게. 빠르게. 그의 것이 그녀의 안을 채우고 빠지고 다시 채웠다. 살이 살에 부딪히는 소리가 방을 채웠다. 그의 손이 그녀의 엉덩이를 세게 잡았다. 밧줄을 잡은 손이 그녀를 뒤로 당겨서 그녀는 그가 들어올 때마다 그것을 온몸으로 받았다. 그녀는 아무 데도 갈 수 없었다. 그것이 그녀가 원한 것이었다.

길게. 그녀의 손가락이 그의 허벅지를 눌렀다. 초록. 그는 계속했다.

그것은 좋았다. 너무 좋았다. 몸이 순식간에 차올랐다. 그녀는 첫 번째로 왔고,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안이 그를 조이는 동안에도 그는 그 안으로 계속 들어왔다. 그것은 그녀가 원한 것이었다. 그녀는 길게 눌렀다. 아니, 누르려고 했다.

손가락이 잘 움직이지 않았다.

몸이 다 떨리고 있었다. 온몸이 한 번 왔다가 아직 내려오지 않은 채 다시 차오르고 있었다. 팔은 뒤로 당겨져 있어서 손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손가락은 그의 허벅지에 닿아 있었지만 그 허벅지도 움직이고 있었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닿는 자리가 바뀌었다. 손가락 끝이 살을 스치고, 놓치고, 다시 닿았다.

너무 많았다. 좋았지만 너무 많았다. 그녀는 두 번을 하고 싶었다. 천천히. 그런데 두 번을 하려고 손가락을 들자 손이 떨려서 손가락이 세 번, 네 번, 셀 수 없이 그의 허벅지를 두드렸다. 두드린 것도 아니었다. 스친 것이었다. 나비처럼. 떨리는 손이 살 위에서 파닥거렸다.

그녀는 손을 펴려고 했다. 그것도 되지 않았다. 손가락이 반쯤 펴진 채로 굳어 있었다. 몸이 다른 모든 것을 가져가고 있었다. 그녀의 목은 잠겨 있었고, 손은 떨리고 있었고, 그 두 가지 모두가 말이 되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게 되었다. 노랑이었나. 빨강이었나. 아니면 더였나. 몸 안에서 그것들이 구분되지 않았다. 다 좋았고 다 너무 많았고 그것이 같은 것이었다.

지호가 멈췄다.

한순간에. 그의 몸이 그녀 안에서 정지했다. 그리고 곧 빠져나갔다. 밧줄을 잡은 손이 풀렸다. 그녀의 상체가 앞으로 무너졌다. 그의 두 손이 그녀의 묶인 손을 감쌌다. 전부. 멈췄어. 여기 있어.

그다음에 그는 매듭을 풀었다. 손목, 그다음에 가슴. 밧줄이 하나씩 벗겨졌다. 그는 그녀를 옆으로 눕혀 자기 팔 위에 머리를 올렸다. 그녀는 아직 떨고 있었다. 온몸이. 그것은 나쁜 떨림이 아니었지만 좋은 떨림도 아니었다. 그냥 몸이 아직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떨림이었다.

"괜찮아."

그가 말했다. 그것은 질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녀가 괜찮을 때까지 반복될 말이었다.

"괜찮아. 여기 있어."

한참이 지났다. 하나의 숨이 돌아왔다. 그녀는 그의 팔 위에서 눈을 떴다.

"나 무슨 말 했어?"

목소리가 나왔다. 아주 작게.

"몰라."

그가 말했다.

"손이 흐려졌어. 두 번인지 세 번인지, 펴는 건지 아닌지. 그래서 멈춘 거야."

"빨강이 아니었어."

"알아."

"그런데 노랑도 아니었어. 나도 몰라. 좋았어. 너무 많았어. 그게 같았어."

그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빗었다.

"그게 빨강이야."

"뭐가."

"모르는 거. 당신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거. 우리 그렇게 정했어. 뜻을 모르는 신호는 빨강."

하나는 그 말을 들었다. 맞았다. 그것은 규칙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그 규칙이 이런 순간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그때까지 몰랐다. 그녀는 그 규칙이 그가 못 읽을 때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때를 위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미안해."

그녀가 말했다.

"뭐가."

"당신이 멈춰야 했잖아. 당신은……"

"안 왔어. 그건 상관없어."

그는 그렇게 말했지만 그녀는 그의 몸이 아직 그대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가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두고 있다는 것도.

"내가 잘못한 게 있어."

그가 말했다.

"당신 손이 내 손등에 없었어. 허벅지에 있었어. 허벅지는 움직여. 내가 움직이면 자리가 바뀌어. 그리고 나는 밧줄을 잡고 있어서 대답할 손이 없었어. 등을 두드렸지만 그건 당신이 읽기에 너무 멀었어."

"내가 하자고 했어."

"내가 된다고 했어. 읽어야죠, 라고. 그거 빨랐어. 나도 알았어."

두 사람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냉장고 소리가 방까지 들렸다. 그 소리가 그날은 조금 컸다.

"신호에 구멍이 있어."

하나가 말했다.

"우리는 내 손이 늘 정확할 거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당신 손이 늘 거기 있을 거라고. 그 두 개가 다 안 될 때를 생각 안 했어."

"오늘이 그거였어."

"응."

"그럼 그걸 고쳐야지."

그는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췼다. 오늘 밤 처음으로 입술이 닿은 것이었다. 그것은 아까의 어떤 것보다 조용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그가 말했다. 하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손을 들어 그의 손을 찾았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그의 손가락을 쥐고, 놓았다. 쥐고, 놓았다.

"지금은 무슨 뜻이야."

"문맥으로 읽어."

그는 조금 웃었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감쌌다. 전부. 여기 있어.

그녀는 그 손 안에서 잠들었다. 손가락은 밤새 떨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