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아 있는 손

방에는 침대와 창문과 커튼밖에 없었다. 시계가 있던 자리에는 못 하나가 벽에 남아 있었다. 하나는 그 못을 보았고, 그것이 자기 때문에 생긴 자리라는 것을 이제 알고 있었다. 지난주에 그가 말해 주었다. 처음 왔던 날 당신이 시계 소리를 들었잖아요. 그래서 뺐어요.

커튼은 내려져 있었다. 오후 세 시였지만 방은 저녁 같았다. 지호는 침대 머리맡에 앉아 그녀를 기다렸다. 그의 옆에 밧줄 두 가닥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옷은 내가 벗겨도 돼요?"

"네."

그는 일어나 그녀 앞에 섰다. 스웨터를 먼저였다. 그의 손이 밑단을 잡고 천천히 올렸다. 하나는 팔을 들었다. 스웨터가 머리를 지나는 짧은 어둠 속에서 그녀는 그의 숨소리를 들었다. 고르고 느렸다. 스웨터가 바닥에 떨어졌다. 브래지어의 후크는 그가 등 뒤로 손을 넣어 한 번에 풀었다. 그것도 바닥에 떨어졌다. 그는 그녀의 가슴을 보았지만 만지지 않았다. 아직이었다.

바지와 속옷은 함께였다. 그가 무릎을 굽혀 그것들을 발목까지 내렸고, 하나는 한 발씩 들어 빠져나왔다. 그녀는 이제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그의 방 한가운데 서 있었다. 방은 따뜻했다. 그가 미리 그렇게 해 둔 것이었다.

"누워요."

그녀는 누웠다. 그는 밧줄을 들었다.

손목을 함께 묶는 것이었다. 두 손목을 나란히 붙이고, 그 사이를 밧줄이 두 번 지나가고, 매듭은 손목 바깥쪽에서 지어졌다. 손가락은 자유로웠다. 그는 묶은 손을 그녀의 머리 위로 올려 침대 머리판에 있는 고리에 걸었다. 팔이 위로 뻗어졌다. 어깨가 조금 당겼다. 아프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는 자기 왼손을 그녀의 묶인 두 손 아래로 밀어 넣었다. 손등이 위로. 그녀의 열 손가락이 그 위에 닿았다.

"여기 있어요. 안 뺄 거예요."

하나는 길게 눌렀다.

톡. 그가 대답했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목에 왔다. 귀 아래, 그다음 쇄골, 그다음 가슴의 위쪽.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그의 오른손이 그녀의 왼쪽 가슴을 감쌌다. 손바닥 전체로, 무게를 재는 것처럼. 그러다가 엄지가 유두 위를 지나갔다. 한 번. 하나는 숨을 들이쉬었다. 그의 입이 오른쪽 유두를 물었다. 혀가 그것을 둥글게 돌았고, 그다음에는 조금 세게 빨았다. 유두가 그의 입 안에서 단단해지는 것을 그녀는 느꼈다.

그녀의 손가락이 그의 손등을 길게 눌렀다. 초록.

톡.

그는 오래 그렇게 했다. 왼쪽, 오른쪽, 다시 왼쪽. 손과 입을 바꾸어. 하나의 허리가 조금씩 들렸다. 다리 사이가 젖어 가는 것을 그녀는 알았다. 그것은 천천히 오는 것이었고, 그는 그것을 서두르게 하지 않았다.

그의 손이 배를 지나 아래로 내려갔다. 손가락 끝이 털을 지나고, 그다음에 그녀의 열린 곳에 닿았다. 그는 손가락 두 개를 나란히 하여 위에서 아래로 한 번 쓸었다. 젖은 소리가 났다. 아주 작은 소리였지만 방이 조용해서 두 사람 모두 들었다.

"젖었어요."

그는 그렇게 말했다. 묻는 것도 아니고 칭찬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사실이었다. 하나는 얼굴이 뜨거워졌지만 손가락은 길게 눌렀다. 초록.

그의 가운데 손가락이 안으로 들어왔다. 천천히, 마디 하나씩. 그녀의 안은 그를 쉽게 받았다. 그는 손가락을 다 넣은 채로 잠시 멈추었고, 그다음에 조금 구부렸다. 하나의 다리가 떨렸다. 그가 두 번째 손가락을 넣었다. 두 개가 그녀의 안을 채웠고, 그가 그것을 천천히 빼고 다시 넣기 시작했다. 젖은 소리가 규칙적으로 났다. 그의 엄지가 위쪽, 가장 예민한 곳을 찾아 둥글게 눌렀다.

너무 빨랐다. 좋은데 너무 빨랐다. 하나의 손가락이 그의 손등을 두 번 두드렸다. 톡, 톡.

그의 손이 곧바로 느려졌다. 안에 든 손가락은 그대로였지만 움직임이 반으로 줄었다. 엄지의 원도 커지고 느려졌다. 그리고 그의 왼손 손가락이 그녀의 손가락 아래에서 두 번 움직였다. 톡, 톡. 천천히 할게.

하나는 눈을 감았다. 그가 들었다. 그녀가 말했고, 그가 들었고, 그가 대답했다. 한 호흡도 늦지 않았다.

그녀의 손가락이 길게 눌렀다. 초록. 이제 이 속도로.

그는 그 속도를 지켰다. 정확히 그 속도를. 안에 든 두 손가락이 느리게 들어오고 나갔고, 엄지는 큰 원을 그렸다. 하나의 몸이 그 느림 안에서 차오르기 시작했다. 빠를 때보다 더 깊었다. 목이 잠기기 시작했다. 그녀는 소리를 냈고, 그것은 말이 아니었고, 말일 필요가 없었다.

그의 입이 그녀의 다리 사이로 내려갔다. 손가락은 그대로 안에 둔 채로 그의 혀가 엄지가 있던 자리를 대신했다. 뜨겁고 젖은 것이 그녀의 가장 예민한 곳을 감쌌다. 그는 그것을 입술 사이에 넣고 천천히 빨았다.

하나의 몸이 활처럼 휘었다. 손가락이 그의 손등을 눌렀다. 길게, 길게, 길게. 초록, 초록, 초록. 그것은 신호가 아니라 이제 거의 비명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손으로 된 비명이었고, 그래서 정확했다.

그녀는 그렇게 왔다. 소리 없이. 목은 잠겨 있었고 입은 열려 있었지만 그 사이로 지나가는 것은 숨뿐이었다. 온몸이 한 번 조여졌다가 풀렸다. 안에 든 그의 손가락을 그녀의 몸이 몇 번 세게 조였고, 그는 그것을 느끼며 혀를 멈추지 않았다. 다 끝날 때까지.

그가 입을 떼고 올라왔을 때 하나의 얼굴은 젖어 있었다. 눈물이었다. 그는 그것을 닦지 않았다. 그녀의 손가락은 아직 그의 손등 위에 있었다. 그가 톡, 한 번 두드렸다. 들었어.

그녀는 길게 눌렀다.

"더요?"

그가 물었다. 소리로. 그것은 그녀에게 하는 질문이 아니라 그녀의 손이 한 말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다시 길게 눌렀다.

그는 일어나 옷을 벗었다. 하나는 묶인 채로 그것을 보았다. 셔츠, 바지. 그의 몸은 마르고 조용했다. 그의 것은 이미 단단하게 서 있었다. 그가 침대 옆 서랍에서 콘돔을 꺼내 끼우는 것을 그녀는 보았다. 그것도 서두르지 않았다.

그가 그녀의 다리 사이에 무릎을 세웠다. 그리고 다시 왼손을 그녀의 묶인 손 아래로 밀어 넣었다. 그것을 잊지 않았다.

"여기 있어요."

그의 끝이 그녀의 입구에 닿았다. 젖은 곳에 단단한 것이 눌렸다. 그는 조금 밀어 넣고 멈췄다. 그녀의 손가락을 기다렸다.

길게.

그가 들어왔다. 천천히, 끝까지. 하나는 자기 안이 열리고 채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가 다 들어왔을 때 그는 다시 멈췄다. 두 사람의 몸이 완전히 붙어 있었다. 그는 그녀 위에 몸을 낮추었다. 그의 얼굴이 그녀 얼굴 옆에 왔다. 그의 숨이 그녀의 귀에 닿았다.

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느렸다. 그는 그녀가 두 번 두드렸던 그 속도를 기억하고 있었다. 빼고, 넣고. 그의 것이 그녀의 안을 지나갈 때마다 하나는 그것의 모양을 느낄 수 있었다. 어디가 굵고 어디가 끝인지. 그의 왼손은 그녀의 손 아래에 있었고 그의 오른손은 그녀의 허리를 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입은 그녀의 목에 있었다.

하나의 손가락이 길게 눌렀다. 그리고 다시 길게. 그리고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손가락 끝으로 그의 손등을 누른 채 안으로 조금 당겼다. 긁는 것이 아니라 당기는 것이었다. 더 가까이.

그는 그것을 읽었다. 그것은 정해진 신호가 아니었지만 그는 읽었다. 그의 움직임이 조금 깊어졌다. 속도는 그대로였다. 깊이만. 하나의 입에서 소리가 났다. 그가 그녀의 귀에 대고 아주 작게 말했다.

"들려요."

그것은 그녀가 소리를 냈다는 뜻이 아니었다. 그녀의 손이 하는 말이 들린다는 뜻이었다.

그는 오래 그렇게 했다. 방은 조용했다. 침대가 아주 작게 삐걱거리는 소리, 두 사람의 숨소리, 살이 살에 닿는 소리. 그것이 다였다. 하나는 그 소리들을 다 들었다. 그리고 그 소리들 아래에서 그녀의 손가락은 계속 말하고 있었고 그의 손가락은 계속 대답하고 있었다. 톡. 톡. 길게. 톡.

그녀가 두 번째로 왔을 때 그녀의 안이 그를 세게 조였고, 그는 그 조임 안에서 잠시 멈췄다가 다시 움직였다. 이번에는 조금 빨랐다. 그녀의 손가락이 길게 눌렀다. 괜찮아. 계속. 그는 계속했다. 그의 숨이 거칠어졌다. 그가 그녀의 목에 얼굴을 묻었다. 그의 몸이 몇 번 세게 들어왔고, 그다음에 그가 그녀 안에서 멈췄다. 그의 등이 떨렸다. 그가 왔다는 것을 하나는 손으로 알았다. 그녀의 손 아래 있던 그의 손이 그 순간 그녀의 손가락을 꽉 감쌌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빨강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가 정하지 않은, 그의 손이 먼저 한 말이었다.

한참 뒤에 그는 몸을 빼고 콘돔을 처리하고 돌아와 매듭을 풀었다. 한 번 당기면 풀리는 매듭이었다. 그는 그녀의 손목을 자기 손으로 감싸 천천히 문질렀다. 피가 다시 돌아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는 그녀의 손가락을 하나씩 폈다가 접었다.

하나는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방에 들어온 뒤로 한 시간이 넘게 그녀는 소리로 된 말을 하나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한 시간 동안 그녀는 지금까지 침대 위에서 한 어떤 말보다 많은 말을 했다.

그녀가 입을 열었다. 목이 갈라져 있었다.

"다 들렸어."

지호는 그녀의 손목을 놓지 않았다.

"다 들었어."

벽의 못은 그대로 거기 있었다. 그 아래에서 두 사람은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손은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고, 그것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