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에게도 퇴근이 있다
월요일 열 시 스탠드업. 오피스. 열 개의 진짜 얼굴.
민수는 눈이 부어 있었고 지은은 커피를 두 잔 들고 있었고 동현은 평소와 같았다. 동현은 새벽 세 시에도 평소와 같았을 것이다. 보라는 그들을 보고 "일요일에 다들 잤어요?" 하고 물었고 민수가 "열네 시간 잤어요" 하고 대답했고 다들 웃었다.
열한 시. 전사 타운홀. 강 이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이번 주말 결제 장애 대응한 개발1팀에 박수 한 번 보내 주세요. 새벽 세 시에 3시간 안에 복구했고, 보고서는 제가 본 것 중 가장 깔끔했어요. 특히 보라 팀장."
박수. 보라는 일어나서 고개를 한 번 숙였다. 입꼬리 3밀리미터. 그리고 앉았다. 옆에서 지은이 팔꿈치로 그녀를 찔렀다. "팀장님 최고." 보라는 웃었다. 그 웃음은 진짜였다. 그런데 그 웃음 뒤에서 그녀는 새벽 5시 58분의 복도를 생각하고 있었다. 새벽빛. 담요. 벨. 그 문 안에 있던 사람.
박수는 그녀에게만 왔다. 그 사람에게는 오지 않았다. 아무도 그 사람을 몰랐다.
점심에 지은이 물었다.
"팀장님 요즘 뭐 하세요? 진짜로. 운동? 명상? 뭔가 있잖아요."
"…왜?"
"저는 새벽 세 시 장애 한 번 겪으면 일주일 나가는데, 팀장님은 월요일에 멀쩡하시잖아요. 비결이 뭐예요."
보라는 김치찌개를 한 숟가락 먹었다. 그리고 아주 잠깐, 진짜로 잠깐, 말할까 생각했다. 사실은 집에 문이 있어서요. 그 문 밖에 서 있다가 벨을 누르면 열어 주는 사람이 있어서요. 그 사람이 내 목에—
"…고양이가 있어서요."
"아, 나비!"
"네. 나비."
지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고양이가 있으면 다 설명된다는 얼굴로. 틀린 말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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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주 화요일, 보라는 준혁이 방울을 후크에 걸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아침 일곱 시. 그가 그녀의 목에서 버클을 풀었다. 늘 그렇듯. 그리고 "다녀와"라고 했다. 늘 그렇듯. 그런데 그는 방울을 손에 든 채로 작은방으로 들어갔다. 보라는 식탁에서 노트북을 열다가 현관을 봤다. 후크가 비어 있었다.
그녀는 작은방 문을 열었다. 준혁은 태블릿 앞에 앉아 있었고 방울은 그의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그는 그것을 잊은 얼굴이었다.
"…준혁."
"응?"
"방울."
그는 책상을 봤다. 3초.
"아. 미안."
그가 일어나 현관으로 가서 후크에 걸었다. 딸랑. 그리고 돌아왔다. 그의 눈 아래가 어두웠다. 보라는 그것을 봤다. 그리고 그의 책상 위 태블릿 화면을 봤다. 웹툰 배경. 도시 야경. 창문이 수백 개. 그 옆에 붙은 포스트잇: "목요일 마감 / 남은 컷 61."
61컷. 화요일 아침에.
"…몇 시간 잤어?"
"세 시간? 네 시간?"
"어젯밤 나 방울 달고 있을 때 너 몇 시까지 했어."
"…네가 잔 다음에 좀."
보라는 문틀에 서 있었다. 후크에 방울이 있었다. 낮이었다. 그녀는 지금 팀장이었고 그는 지금 준혁이었다. 그 사이의 규칙은 정확했다. 그런데 그 규칙 어디에도 '준혁이 세 시간 자는 것'에 관한 조항은 없었다.
"오늘 점심에 얘기하자."
"뭘."
"1:1."
"…나 네 팀원 아니라고 했잖아."
"알아. 그래서 1:1이야. 팀원이면 그냥 지시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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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시 삼십 분. 식탁. 마주 앉아서. 각자 숟가락.
"너는 언제 쉬어?"
준혁은 볶음밥을 먹었다.
"…쉬는데."
"언제."
"네가 방울 달고 내 무릎에 있을 때."
"그건 내가 쉬는 거지."
"나도 쉬는 거야. 네가 냉장고 소리 내면 나도 좋아."
"그건 알아. 그런데 그건 네가 나를 돌보는 시간이야. 밥 먹이고, 머리 쓸고, 규칙 지키고, 새벽 세 시에 일어나서 결정하고. 그거 다 일이야. 좋은 일인데 일이야."
준혁은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
"그리고 그 일 끝나면 너는 새벽 두 시까지 61컷을 그려. 그럼 너는 언제 무릎에 올라가?"
"나는 고양이 아니야."
"알아. 그런데 사람도 무릎이 필요해."
준혁은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이렇게 오래 말을 안 하는 것은 화가 났을 때인데, 지금은 화가 난 것이 아니었다. 그는 뭔가를 처음 보는 사람의 얼굴이었다.
"…나도 몰랐어."
"뭘."
"내가 안 쉬는 거. 네가 쉬는 걸 보면 내가 쉬는 거라고 생각했어. 그게 맞는 줄 알았어."
"반은 맞아."
"반은?"
"반은 틀려."
보라는 손을 뻗어 그의 손을 잡았다. 낮의 손으로. 이건 낮에도 되는 것이었다.
"우리 문을 만들었잖아. 근데 그 문은 내 문이야. 내가 나가서 내가 벨 누르고 네가 열어 줘. 너는 늘 안에 있어. 너는 퇴근이 없어."
"…그럼 어떻게 해. 나도 복도에 서 있어?"
"그건 아닌 것 같고."
그녀는 생각했다. 팀장 뇌. 그런데 이건 3초에 답이 나오는 종류가 아니었다.
"오늘 밤에. 나 방울 달고. 네가 나 돌보지 마."
"…뭐?"
"돌보지 마. 밥 먹이지 마. 규칙 집행하지 마. 그냥 앉아 있어. 소파에. 내가 할게."
"고양이는 주인을 돌보지 않는데."
"고양이는 주인 무릎에서 자잖아. 그게 돌보는 거야. 주인이 그걸 좋아하니까. 그리고."
그녀는 조금 웃었다.
"고양이는 그루밍도 해."
준혁은 그 말에 웃었다. 피곤한 얼굴로.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규칙 위반 아니야?"
"규칙에 '준혁은 항상 돌본다'는 조항 없어. 내가 문서 다 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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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후 네 시에 보라는 일을 다 끝냈다. 슬랙 조용, 배포 없음, 회의 없음. 월요일에 강 이사가 "이번 주는 좀 쉬어요"라고 했고 그것이 진짜였다. 네 시. 그녀는 노트북 앞에 앉아 있었다. 할 일이 없었다.
그녀는 현관을 봤다. 후크. 방울.
네 시 십 분. 현관을 봤다.
네 시 삼십 분. 그녀는 자기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알았다. 기다리고 있었다. 여섯 시를. 그냥 기다리는 게 아니라, 몸이 기다리고 있었다. 방울을 보면 목이 간지러웠다. 후크를 보면 손이 갔다. 작은방에서 태블릿 펜 소리가 났다. 그가 61컷 중 몇 번째를 그리고 있는지 그녀는 몰랐고, 알고 싶었고, 물어볼 수 없었다. 낮이니까. 그 사람은 지금 일하는 사람이고 그녀는 그 사람의 동료였다.
다섯 시. 그녀는 소파에 앉아서 방울을 보고 있었다. 이건 새로운 종류의 낮이었다. 기다리는 낮. 기다림이 어디에 쌓이는지 그녀는 알았다. 다리 사이에. 그것은 이상하게 부끄럽고 이상하게 좋았다. 방울을 달지 않았는데도 방울이 하는 일을 기다림이 하고 있었다.
다섯 시 사십 분. 그녀는 일어나서 복도로 나갈 준비를 했다. 슬리퍼. 문 앞. 그리고 멈췄다.
여섯 시부터. 낮의 규칙은 낮의 보라가 정했다.
20분. 그녀는 문 앞에 서 있었다. 후크에 걸린 방울을 보면서. 5시 58분에 그것을 만지고 싶어서 손이 떨렸다. 그녀는 만지지 않았다. 5시 59분. 작은방에서 펜 소리가 멈췄다. 준혁이 나왔다. 그는 그녀가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봤다.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
"다섯 시 사십 분."
"20분?"
"규칙."
그는 웃었다. 피곤하게, 그런데 진짜로.
6시 00분. 그녀는 문을 열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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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 1분. 벨. 발소리. 문.
"다녀왔어?"
"…야옹."
그녀는 후크에서 방울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 무릎. 버클. 딸랑. 그리고 그녀는 일어났다.
준혁이 그녀를 봤다. 고양이는 일어나지 않는다. 네 발이다. 그런데 그녀는 두 발로 서서 그의 손을 잡고 소파로 끌었다. 그를 앉혔다. 그리고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번에는 그녀가 아니라 그가 위였다. 그것은 늘 그랬다. 다만 오늘은 그녀가 그렇게 배치했다.
"나비."
"야옹."
"…네가 하는 거야?"
"야옹."
그녀는 그의 티셔츠를 벗겼다. 두 손으로. 그의 반바지를 내렸다. 그는 앉아 있었다. 그녀가 하게 두었다. 그것이 그가 할 일이었다. 오늘은.
그녀는 그의 목에 얼굴을 대고 핥았다. 귀 아래에서 쇄골까지. 고양이가 하는 것처럼, 진짜로, 혀로. 준혁의 숨이 바뀌었다. 그녀는 내려갔다. 가슴. 젖꼭지에 혀. 배. 그의 허벅지 안쪽. 그루밍. 그가 세 시간씩 자면서 그린 61컷의 피로가 어디에 쌓여 있는지 그녀는 알 수 없어서 전부 핥았다.
그녀가 그의 성기를 입에 넣었을 때 방울이 그의 허벅지에 닿아 울렸다. 아주 천천히 했다.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오늘은 그가 기다리는 날이 아니었다. 그녀가 20분을 기다렸고, 그 기다림을 그에게 주고 있었다. 혀로 감싸고, 깊이 넣고, 뺐다가, 끝을 핥고, 다시. 그의 손이 그녀의 머리에 왔다. 그녀는 그 손을 잡아 소파 위로 올려 놓았다.
"…나비?"
"야옹."
'가만히 있어.' 그렇게 들렸다. 그도 알았다. 그는 손을 소파에 둔 채로 고개를 뒤로 기울였다. 그녀는 계속했다. 방울이 그의 피부에 눌린 채로 리듬을 냈다. 그의 허리가 조금씩 들렸다. 그가 "나비, 그만—" 하고 말했을 때 그녀는 입을 뗐다. 그가 오게 하려는 게 아니었다. 아직.
그녀는 일어나서 자기 옷을 벗었다. 그가 보게 두면서. 잠옷 바지, 티셔츠, 속옷. 방울만. 그리고 그의 무릎 위에 올라앉았다. 마주 보고. 그의 성기를 손으로 잡아 자기에게 맞추고, 앉았다.
천천히. 끝까지.
방울이 그녀의 쇄골 위에서 울렸다. 준혁이 소리를 냈다. 그녀는 그의 두 손을 잡아 자기 허리에 올려 놓았다. 그리고 그 위에 자기 손을 얹었다. '여기. 그냥 여기 있어.'
그녀는 움직였다. 느리게. 앞뒤로. 그가 깊이 있는 것을 느끼면서. 20분의 기다림이 다리 사이에 쌓여 있었고 그것이 지금 그를 감싸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눈을 봤다. 피곤한 눈. 그 눈이 그녀를 보고 있었다. 그것이 그가 쉬는 방식이라면, 그녀는 그것을 오래 주고 싶었다.
"…나비. 이거 네가 쉬는 거야, 내가 쉬는 거야?"
"야옹."
'둘 다.' 그도 알았다.
그녀는 조금 빨라졌다. 방울이 따라 빨라졌다. 그의 손이 그녀의 허리에서 힘이 들어갔다가—그녀가 그 손을 눌렀다. '아니. 그냥 있어.' 그는 힘을 뺐다. 그녀가 다 했다. 위아래로, 그가 부딪치는 자리를 찾아서, 그녀 자신의 손을 아래로 내려 클리토리스를 문지르면서. 그는 그것을 봤다. 그녀가 자기 위에서 자기 손으로 자신을 만지면서 방울을 울리는 것을. 그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나비—"
"야옹, 더."
그는 먼저 왔다. 그녀 안에서, 깊이, 손을 소파에 둔 채로, 소리를 내면서.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그가 안에서 떨리는 것을 느끼면서 계속 움직였다. 자기 손가락을 더 빨리 움직였다. 방울이 미친 듯이 울렸다. 그리고 그녀도 왔다. 그의 목을 안고, 그의 것이 아직 안에 있는 채로, 그가 흘린 것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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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의 가슴 위에 몸을 말았다. 방울이 둘 사이에서 눌렸다. 그의 심장 소리가 들렸다. 빠르다가, 느려지다가, 더 느려졌다.
그리고 그가 먼저 잠들었다.
보라는 그것을 알았다. 그의 숨이 바뀌는 것을. 손이 그녀의 등에서 힘이 빠지는 것을. 1년 3개월 동안 그가 먼저 잠든 적은 없었다. 늘 그녀가 먼저 잤고 그가 마지막으로 머리를 쓸어 줬다. 오늘은 그녀가 깨어 있었다.
그녀는 아주 조심스럽게 손을 올려 그의 머리를 쓸었다. 고양이 손으로. 그가 하던 것처럼. 그는 깨지 않았다.
그녀는 어둠 속에서 생각했다. 낮에 그녀는 팀장이고 밤에 그녀는 고양이다. 그는 낮에 준혁이고 밤에 주인이다. 그런데 주인이라는 건 어디서 쉬는가. 주인도 어딘가에 무릎이 필요하다. 그 무릎이 어디인지 그녀는 오늘 처음 찾았다. 자기 위였다. 고양이 위였다.
"…야옹."
아주 작게. 그가 깨지 않을 만큼.
'잘 자.' 그도 알았을 것이다. 자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