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라면 맞아요

월요일 열 시 회의에서 도영은 세 번 목덜미를 만졌다.

첫 번째는 팀장이 재고 자산 항목을 화면에 띄웠을 때. 두 번째는 옆자리 강 차장이 "이거 각주 누가 썼어?" 하고 물었을 때(도영이 썼고, 틀린 건 없었다). 세 번째는 회의가 끝나고 다들 일어나는데 도영만 앉아서 손으로 목 뒤를 문지르고 있을 때였다.

"어디 아파?" 강 차장이 물었다.

"아뇨. 그냥 버릇이요."

버릇은 맞았다. 그런데 이제 그 버릇의 뜻이 달라졌다. 그는 목덜미를 만지면서 이틀 전 거기 있던 나일론의 감촉을 기억했다. 그러면 회의실이 조금 넓어졌다.

점심시간에 그는 재킷 안주머니에서 종이 조각을 꺼냈다. 세 번 접혔다 펴진 자국이 있었다. 토요일 밤에 한 번, 일요일 낮에 두 번. 그는 번호를 저장했다. 이름 칸에 뭐라고 쓸지 몰라서 '우진'이라고만 썼다.

첫 메시지를 보내는 데 사십 분이 걸렸다. 결국 보낸 건 이거였다.

"27번입니다. 질문 있어요. 무릎 패드는 어디서 사요?"

답은 사 분 뒤에 왔다.

"ㅋㅋ 그게 첫 질문이야? 배구용 사. 인라인용은 너무 딱딱해. 링크 보내줄게."

그 다음에 링크가 왔고, 그 다음에 "무릎 안 아파?"가 왔고, 도영은 "조금요"라고 답했고, 우진은 "첫날은 다 그래. 이번 주 내내 아플 거야. 목욕할 때 따뜻하게 하고" 라고 했다.

도영은 그 메시지를 오후 내내 세 번 다시 읽었다. 특별한 내용은 아니었다. 그런데 누가 자기 무릎을 신경 쓴다는 게 낯설었다.

일주일 동안 메시지가 오갔다. 우진은 재활치료사라고 했다. 병원 재활의학과, 주로 어깨와 무릎. "그래서 무릎 패드에 예민해." 도영은 웃었다. 우진은 퇴근이 여섯 시였고 도영은 열한 시였다. 우진은 "그거 사람 몸으로 가능한 거야?"라고 물었고 도영은 "결산 끝나면 나아져요"라고 답했고 우진은 "결산이 언제 끝나?"라고 물었고 도영은 답을 못 했다.

목요일에 도영은 하네스를 샀다. 검은 가죽, 게시판 마흔두 개 댓글 중 열아홉 개가 추천한 브랜드. 배송은 토요일 오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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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파티, 사물함 27번. 재호가 "이칠이 왔네" 하면서 열쇠를 건넸다. 이번엔 도영이 팔찌를 골랐다. 손이 노랑 위에서 잠깐 멈췄다가 초록을 집었다.

재호가 눈썹을 올렸다. "확실해?"

"네."

"알았어. 근데 언제든 바꿔도 돼. 파티 중간에도."

사물함 앞에서 정장을 벗는 데 이번엔 삼 분이 걸렸다. 하네스는 상자에서 꺼낸 채 그대로 들고 있었다. 버클이 어떻게 되는지 세 번 봤는데도 혼자 입는 건 어려웠다.

"27번."

우진이 통로에 서 있었다. 도영이 든 하네스를 보고 그가 웃었다.

"샀네. 좋은 거 샀어. 돌아봐."

도영은 돌아섰다. 우진이 뒤에서 하네스를 어깨 위로 올려줬다. 가죽이 등에 닿았다. 우진의 손이 앞으로 넘어와 가슴 쪽 버클을 잡았다. 손가락이 가슴 한복판, 티셔츠 위로 잠깐 눌렸다. 도영은 숨을 멈췄다. 버클이 채워졌다. 딸깍. 옆구리 버클. 딸깍. 우진이 가슴 스트랩과 몸 사이에 두 손가락을 넣어 여유를 확인했다. 그 손가락이 티셔츠 위에서 잠깐 머물렀다.

"조여?"

"아니요."

"좋아." 우진이 손을 뺐다. 그러고는 도영의 초록 팔찌를 봤다. 아무 말도 안 했다. 그런데 열쇠를 받으면서 손을 조금 오래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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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파티는 첫날보다 빨리 꺼졌다. 두 번째 공에서. 도영은 이제 공을 입으로 물었고, 모카 옆에 엎드릴 때 먼저 코를 댔고, 콩이와 루비의 퍼피 파일에 자진해서 들어갔다. 감자가 덮쳤을 때는 굳지 않고 같이 굴렀다. 초록이었으니까. 우진 손이 머리에 올 때마다 그는 소리를 냈다. 이젠 짖는 소리에 놀라지 않았다.

한 번, 매트 위에서 우진의 손이 머리를 지나 목 뒤로, 칼라 아래로, 하네스 스트랩을 따라 등 한가운데까지 내려갔다. 도영은 그 손 밑에서 등을 굽혔다. 저도 모르게. 손이 멈췄다. 그 다음 아주 살짝 눌렸다. 그 다음 물러났다.

파티가 끝나고 담요를 쓰고 물을 마시는 동안 우진은 평소보다 말이 없었다. 도영은 그게 신경 쓰였고, 머리가 돌아온 뒤에도 신경 쓰였다.

사물함 앞에서 정장을 입고 나왔을 때 우진이 말했다.

"우리 집 여기서 십오 분. 라면 먹을래?"

도영은 재킷 단추를 채우던 손을 멈췄다.

"그 라면이요?"

우진이 웃었다. 그 웃음에 조금 긴장이 섞여 있다는 걸 도영은 이제 알아볼 수 있었다.

"네가 원하면 그 라면. 아니면 진짜 라면. 둘 다 있어."

"그 라면이요." 도영이 말했다. "그 라면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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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의 집은 오래된 빌라 3층이었다. 신발장 옆에 무릎 패드 두 쌍이 걸려 있었고, 거실 소파 앞에 두꺼운 회색 방석이 하나 있었다. 도영은 그 방석을 봤고 우진은 그가 보는 걸 봤다.

"앉아. 소파에. 아직 사람으로."

도영은 소파에 앉았다. 우진이 물 두 컵을 가져와서 하나를 건네고 옆에 앉았다. 파티에서 규칙을 설명할 때와 똑같은 자리였다.

"얘기 먼저. 짧게. 남자랑 해본 적 있어?"

"네. 몇 번."

"이런 식으로는?"

"없어요."

"좋아. 그럼 처음부터." 우진이 컵을 내려놨다. "여기서도 파티 규칙 그대로 가. 타임 하면 멈춰. 두 번 두드리면 멈춰. 말 못 하는 상태면 두드려. 나는 콘돔 무조건 써. 젤도. 싫은 거 있어?"

도영은 생각했다. 정확하게 답하고 싶었다.

"때리는 건…… 아직 잘 모르겠어요. 오늘은 안 하고 싶어요."

"오늘 안 해. 다른 거?"

"이름은. 강아지 이름 말고, 그냥…… 도영이라고 불러주면 안 돼요? 오늘은."

우진이 잠깐 도영을 봤다. "응. 도영이. 알았어."

"형은요? 싫은 거."

우진이 조금 놀란 얼굴을 했다. 그 질문을 받는 게 오래된 것 같았다.

"눈 가리는 거 안 해. 내가 안 보는 거 싫어. 그리고 끝나고 바로 가는 거. 그거 싫어. 물 마시고, 앉아 있고, 그 다음에 가."

"알았어요."

"그럼 됐다." 우진이 일어났다. 도영 앞에 섰다. 손을 내밀었다.

도영은 그 손을 잡고 소파에서 내려와 무릎으로 방석 위에 앉았다. 방석은 파티 매트보다 부드러웠다. 우진의 손이 머리에 올라왔다. 파티에서와 똑같이 머리카락을 쓸고 귀 뒤를 지나 목 뒤로 내려갔다. 칼라는 없었다. 그런데 손가락이 칼라가 있을 자리에서 멈췄다.

"칼라 해줄까?"

"…네."

우진이 신발장 옆 서랍에서 파티에서 쓴 것과 비슷한 검은 나일론 칼라를 꺼내왔다. 뒤에서 채워줬다. 딸깍. 두 손가락으로 여유 확인. 그 손가락이 이번엔 물러나지 않고 목 옆을 따라 턱 밑으로 올라왔다. 도영의 고개를 위로 들었다.

우진이 서 있었고 도영은 무릎 꿇고 있었고, 눈높이 차이가 컸다. 우진이 위에서 내려다봤다.

"착하다."

그 말에 도영의 몸이 반응했다. 반바지 아래가 아니라 먼저 등이. 등이 절로 굽었다. 우진이 그걸 봤다.

"벗겨도 돼?"

"네."

우진이 재킷을 벗겨서 소파 위로 던졌다. 넥타이는 이미 도영이 풀어 가방에 넣었다. 셔츠 단추를 위에서부터 하나씩. 우진의 손은 빨랐다. 재활치료사 손이었다. 셔츠가 벗겨지고 하네스만 남았다. 도영은 파티 끝나고 하네스를 벗지 않았다. 정장 셔츠 아래 가죽 하네스를 하고 택시를 탔다. 우진이 그걸 보고 잠깐 숨을 멈추는 게 들렸다.

"이거 하고 왔어?"

"네."

"셔츠 밑에?"

"네."

우진이 하네스 가슴 스트랩을 손가락으로 따라 내려갔다. 가죽과 피부 경계를. 그 손이 배까지 내려가 바지 벨트에서 멈췄다.

"일어나."

도영은 일어났다. 우진이 벨트를 풀고 바지를 내렸다. 속옷도. 도영은 이미 서 있었다. 우진은 그걸 보고 아무 말 안 했다. 대신 도영의 어깨를 잡고 다시 무릎을 꿇게 했다. 방석 위에. 이번엔 우진이 자기 조거 팬츠를 내렸다.

우진도 서 있었다. 도영은 그걸 눈앞에서 봤고 입안이 말랐다.

"하고 싶어?"

"네."

"천천히. 네 속도로. 내가 밀지 않아. 손은 뒤로."

도영은 손을 등 뒤로 돌렸다. 손가락을 서로 잡았다. 그러고 앞으로 몸을 기울여 입을 벌렸다.

우진의 성기가 입안에 들어왔다. 뜨겁고 무겁고 소금기. 도영은 혀로 밑을 받치고 천천히 삼켰다. 반쯤. 목이 막혔다. 물러났다. 다시. 이번엔 조금 더. 우진의 손이 머리에 올라왔지만 정말로 밀지 않았다. 그냥 얹혀 있었다. 머리카락 사이로 손가락이 들어와서 두피를 살짝 눌렀다.

"착하다. 그거야. 천천히."

도영은 소리를 냈다. 입이 막힌 채로. 목에서 나오는 낮은 소리. 우진이 위에서 숨을 뱉었다.

"소리 내도 돼. 짖어도 돼. 여기 아무도 없어."

도영은 더 깊이 삼켰다. 눈이 젖었다. 침이 턱으로 흘렀다. 우진의 손이 두피를 조금 더 세게 눌렀다. 이번엔 조금 밀었다. 딱 그만큼. 도영이 견딜 수 있는 만큼. 도영은 견뎠다. 그 이상으로. 그는 코로 숨을 쉬면서 우진 냄새를 들이마셨다. 머릿속이 파티 매트 위에서처럼 꺼졌다. 남은 건 입안의 무게와 머리 위의 손.

"됐다. 빼."

도영은 물러났다. 입을 닦지 않았다. 우진이 그걸 봤다.

"소파. 엎드려. 무릎은 바닥, 상체는 소파."

도영은 그렇게 했다. 방석 위에 무릎, 소파 위에 가슴. 하네스 가죽이 소파 천에 닿았다. 엉덩이가 우진 쪽으로 들렸다. 우진이 뒤에 무릎을 꿇었다. 젤 뚜껑 여는 소리. 차가운 게 닿았다. 도영이 움찔했다.

"차갑지. 금방 따뜻해져."

손가락 하나. 천천히. 도영은 숨을 뱉었다. 우진의 다른 손이 등에 얹혔다. 하네스 스트랩을 따라 등 한가운데. 파티에서 멈췄던 자리. 이번엔 멈추지 않고 눌렸다.

"힘 빼. 그래. 착하다."

두 번째 손가락. 도영은 소파 쿠션을 물었다. 손가락이 안에서 벌어지고 돌았다. 어떤 지점을 지나가는 순간 도영의 허리가 저절로 튀었다. 소리가 났다. 짖는 소리에 가까웠다.

"거기?"

"…네."

"알았어."

손가락이 그 자리를 다시 지났다. 다시. 도영은 쿠션에 소리를 묻었다. 우진이 손가락을 뺐다. 콘돔 봉지 소리. 젤. 그리고 뜨거운 게 닿았다.

"들어간다. 두 번 두드리는 거 잊지 마."

도영은 소파 팔걸이에 손을 얹었다. 두드릴 자리를 확인했다. 그러고 고개를 끄덕였다.

우진이 들어왔다.

천천히. 너무 천천히. 도영은 그 느낌에 소리를 냈다. 벌어지고 채워지고 무거워지는 느낌. 우진이 반쯤 들어와서 멈췄다. 손이 등을 쓸었다. 목 뒤 칼라를. 칼라를 잡았다. 살짝. 나 여기 있어.

"괜찮아?"

"네. 더."

우진이 끝까지 들어왔다. 도영은 소파에 이마를 박았다. 우진이 잠깐 가만히 있었다. 그 다음 움직였다.

처음엔 느리게. 도영은 매 번 소리를 냈다. 우진이 속도를 올렸다. 방석이 밀렸다. 우진이 한 손으로 칼라를 잡고 한 손으로 도영의 허리를 잡았다. 칼라가 목을 살짝 당겼다. 조이는 게 아니었다. 연결이었다. 도영은 그걸 느끼면서 짖었다. 진짜로. 목에서 나오는 소리를 참지 않고.

"그거야. 착하다. 우리 27번."

우진이 각도를 바꿨다. 아까 손가락으로 찾은 자리를 정확히 쳤다. 도영의 시야가 하얘졌다. 그는 자기가 지금 어떤 소리를 내는지 몰랐다. 우진이 손을 앞으로 돌려 도영의 성기를 잡았다. 젤 묻은 손이 위아래로. 뒤에서 치고 앞에서 잡고. 도영은 몇 초 못 버텼다.

"형, 나……"

"해. 그냥 해."

도영은 소파 천 위로 쏟았다. 온몸이 떨렸다. 안에서 조여지는 걸 우진이 느꼈고 우진이 낮게 신음하고 몇 번 더 세게 박고 멈췄다. 도영 등 위로 우진 몸이 무겁게 얹혔다. 뜨거운 숨이 목 뒤 칼라 위에 닿았다.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우진이 먼저 빠져나왔다. 콘돔을 빼는 소리. 그러고 물 두 컵을 다시 가져와서 도영을 소파 위로 끌어올렸다. 담요를 가져왔다. 파티에서와 똑같이 어깨에 걸어줬다. 칼라는 아직 풀지 않았다.

"물."

도영은 마셨다. 손이 떨렸다.

"머리 돌아오는 데 시간 걸려. 아무것도 결정하지 마."

도영은 웃었다. 우진도 웃었다.

십 분쯤 지났을 때 우진이 칼라를 풀었다. 딸깍. 손가락이 그 자리를 한 번 쓸었다. 그러고 이번엔 물러나지 않고 도영의 목 뒤를 계속 문질렀다. 재활치료사 손으로. 승모근 위쪽, 목뼈 옆, 귀 밑.

"여기 다 굳었어."

"결산이라서요."

"결산 언제 끝나?"

도영은 이번엔 답했다. "삼 주."

"삼 주 동안 매주 와. 파티 말고. 여기."

도영은 우진 손 밑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목이 부드럽게 움직였다. 아무것도 조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