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 시, 방울을 푸는 사람

토요일 밤이었다. 아니, 일요일 새벽이었다. 2시 47분.

보라는 자고 있었다. 방울을 달고. 준혁의 옆구리에 몸을 말고, 그의 팔 아래에서, 그가 자기 전에 마지막으로 쓸어 준 머리가 아직 그 손 모양대로 눌린 채로. 토요일은 규칙상 낮이 없는 날이다. 오후 두 시쯤 준혁이 "이제 나갈래?" 하고 물으면 그녀가 복도로 나갔다가 벨을 누르고, 그때부터 월요일 아침 일곱 시까지 후크는 비어 있다. 이번 토요일도 그랬다. 좋은 토요일이었다. 방울이 많이 울렸다.

신발장 서랍 안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한 번. 준혁은 깨지 않았다.

두 번. 세 번. 네 번.

다섯 번째에 준혁이 눈을 떴다. 어둠 속에서. 소리는 침실 벽을 통과해서 아주 작게 들렸다. 그런데 그 소리는 그가 아는 소리였다. 보라의 휴대폰에는 알람이 세 종류 있다. 슬랙 일반, 슬랙 멘션, 그리고 세 번째. 세 번째는 그녀가 온콜 알림용으로 따로 설정한 소리였다. 낮게 세 번 울리는 소리. 1년 3개월 동안 그는 그 소리를 밤에 두 번 들었다. 두 번 다 방울이 풀려 있는 밤이었다.

오늘은 방울이 목에 있었다.

여섯 번째.

준혁은 아주 조심스럽게 팔을 뺐다. 보라가 뭔가 웅얼거리고 몸을 더 말았다. 방울이 시트 위에서 아주 작게 울렸다. 그는 일어나 현관으로 갔다. 서랍을 열었다. 화면이 켜져 있었다.

부재중 12. 슬랙 멘션 40+. 온콜 알림 3.

가장 위: [P1] 결제 전면 장애 — 전 고객사 결제 실패 중 — 팀장님 응답 부탁드립니다

동현의 메시지였다. 동현이 문장을 두 개 넘게 썼다.

준혁은 휴대폰을 든 채로 현관에 서 있었다. 후크가 옆에 있었다. 비어 있었다. 방울은 침실에 있었다. 그녀의 목에.

규칙 제2조. 휴대폰은 서랍에 둔다. 알람은 준혁이 확인한다.

그는 확인했다. 그리고 그다음이 규칙에 없었다. 1년 3개월 동안 이 상황은 한 번도 없었다. 방울이 목에 있는 채로 P1이 온 적이. 그리고 지금 그는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하는 사람이었다. 이 집에서 밤에 결정을 하는 사람은 그였으니까.

그는 생각했다. 정확히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알았다. 이건 자기가 들고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열한 개 회사의 목요일이 아니라 모든 회사의 일요일 새벽이었다.

그는 침실로 돌아갔다. 불을 켰다. 스탠드가 아니라 천장 불을.

"보라."

그녀가 눈을 찡그렸다.

"…야옹?"

"보라. 김보라."

그 이름에 그녀의 눈이 떠졌다. 완전히. 그것은 밤에 부르는 이름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의 얼굴을 봤다. 그가 손에 든 휴대폰을 봤다. 화면이 밝았다.

준혁은 침대 옆에 앉았다. 그리고 손을 뻗어 그녀의 목 뒤로 가져갔다. 버클을 풀었다. 방울이 그의 손에 떨어졌다. 그는 그것을 들고 일어나 침실을 나갔다. 그녀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잠옷 바지와 티셔츠. 목이 비어 있었다.

현관에서 아주 작은 소리가 났다. 딸랑. 후크에 걸리는 소리.

준혁이 돌아왔다. 손에는 방울 대신 그녀의 노트북이 있었다. 그가 그것을 침대 위에 내려놓고, 휴대폰을 그 옆에 놓고, 말했다.

"팀장 필요해."

보라는 10초 안에 바뀌었다.

준혁은 그것을 봤다. 1년 3개월 동안 벽 너머로 목소리만 들었던 것을 처음으로 눈앞에서 봤다. 그녀의 등이 펴졌다. 어깨가 올라갔다. 입꼬리가 3밀리미터 움직였다. 눈이 화면을 읽기 시작했고, 읽는 동안 이미 손이 움직였다. 그녀는 침대 위에서 노트북을 열고 헤드셋을 찾았다. 없었다. 식탁에 있었다. 그녀가 일어났다. 준혁이 먼저 가서 가져왔다. 그녀는 "고마워"라고 했다. 팀장 목소리로.

3시 02분. 콜 접속.

"팀장님!"

민수의 목소리. 울 것 같은 목소리.

"현황."

"결제사 인증서가 만료됐어요. 자정에. 그런데 저희 쪽 캐시 때문에 두 시간 반 동안 살아 있다가 캐시 만료되면서 한 번에 다 죽었어요. 결제사 담당자는 전화 안 받고요—"

"동현 님."

"인증서 갱신은 결제사가 해야 합니다. 저희 쪽에서 할 수 있는 건 구 인증서 검증 우회인데 그건—"

"안 해요. 보안 우회는 없어요."

"네."

"강 이사님은?"

"들어오시는 중이에요."

보라는 대시보드를 열었다. 실패율 100퍼센트. 빨간색 그래프가 2시 30분부터 수직으로 서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3초 동안 봤다. 3초는 팀장 뇌가 답을 내는 시간이다.

"자. 세 개 동시에 갑니다. 하나, 민수 씨는 결제사 비상 연락망 전부 뒤져요. 담당자 말고 그 위, 그 위의 위. 전화 안 받으면 문자, 문자 안 되면 이메일, 회사 대표번호까지. 둘, 동현 님은 결제 요청을 큐에 쌓는 걸로 바꿔 주세요. 실패시키지 말고 보류로. 인증서 살아나면 큐 소진하는 걸로. 셋, 지은 님 들어왔어요?"

"네, 팀장님."

"고객사 화면에 결제 지연 안내 배너 띄워 주세요. '실패'가 아니라 '처리 중'으로. 문구는 제가 지금 쓸게요."

그녀는 슬랙에 문구를 썼다. 스물세 글자. 두 번 고쳤다. 지은이 "받았어요"라고 했다.

3시 15분. 강 이사 접속.

"보라 팀장, 현황."

그녀는 40초로 설명했다. 강 이사는 "좋아요, 계속 가요"라고 했다.

---

준혁은 거실에 있었다.

그는 침실에서 나온 뒤 부엌으로 가서 커피를 내렸다. 두 잔. 한 잔을 침실로 가져가 침대 옆 협탁에 놓았다. 그녀는 보지 않았다. 헤드셋을 쓰고 화면을 보면서 "동현 님, 큐 TTL은 6시간으로" 하고 말하고 있었다. 그는 담요를 가져와 그녀의 어깨에 덮었다. 손이 어깨에 닿는 순간 그는 자기가 그 어깨를 쓸어 내리려 한다는 것을 알았고, 멈췄다.

후크에 방울이 걸려 있다.

그는 손을 뗐다. 담요만 놓고 나왔다. 그녀는 알았는지 몰랐는지 화면을 보고 있었다.

그는 식탁에 앉았다. 태블릿을 켰다. 작업 중이던 배경 컷을 열었다. 그리고 그렸다. 아니, 그리는 척했다. 벽 너머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민수 씨, 그 번호 다시. 아니, 그거 말고 그 옆에." "동현 님, 배포 나갔어요? 네. 실패율은? 아직. 큐는 쌓여요? 네. 됐어요, 그럼 반은 됐어요." 팀장 목소리. 1년 3개월 전 처음 벽 너머로 들었을 때 그것은 낯설고 섹시했다. 지금은 낯설지 않았다. 그냥 그녀였다. 그녀의 반이었다.

그는 야근하는 동료처럼 앉아 있었다. 그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나비라고 부르지 않는다. 고양이처럼 만지지 않는다. 낮에 나는 팀원도 주인도 아니다. 새벽 세 시는 낮이 아니었지만 후크가 차 있으면 낮이었다. 그것이 그들이 만든 규칙이었다.

4시 20분. 침실에서 목소리가 잠깐 멈췄다. 그가 고개를 들었다. 보라가 헤드셋을 쓴 채로 침실 문 앞에 서 있었다. 화면을 든 채로. 콜은 켜져 있었다. 누군가 뭔가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들으면서, 그를 보면서, 한 손을 아무 데도 아닌 쪽으로 뻗었다.

준혁이 일어나 그 손을 잡았다. 손만.

"그건 낮에도 돼."

그가 아주 작게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 손을 놓고 침실로 돌아갔다. "네, 들었어요. 그럼 그쪽 담당자 지금 깨우는 거예요? 좋아요."

---

5시 12분. 결제사 인프라팀장이 잠에서 깼다.

5시 31분. 인증서 갱신.

5시 38분. 큐 소진 시작. 실패율 그래프가 빨간색에서 내려오기 시작했다.

5시 44분. 0퍼센트.

"…됐다."

민수가 말했다. 그리고 진짜로 울었다. 소리가 콜에 그대로 들렸다. 지은이 "민수 씨 울어요?" 하고 물었고 민수가 "아니에요" 하고 대답하는 소리가 코 막힌 소리였다. 동현은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슬랙에 :nabi:를 하나 올렸다. 보라는 그것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목에 손이 갔다. 비어 있었다.

"다들 수고했어요. 진짜로. 장애 보고서는 제가 초안 쓸게요. 오늘 다 자요. 월요일 스탠드업 없어요. 열 시에 봐요."

"팀장님도 자요."

"네."

그녀는 콜을 끊었다. 노트북을 열어 둔 채로 장애 보고 초안을 15분 동안 썼다. 타임라인, 원인, 조치, 재발 방지. 마지막 항목에 "결제사 인증서 만료 30일 전 알림 자동화"라고 쓰고 저장했다.

노트북을 닫았다.

그리고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회의 중에 식탁 아래에서 허벅지를 쥐고 있던 손이었다. 3시간 동안 정확했던 손. 이제 아무것도 잡고 있지 않은 손이 떨렸다. 그녀는 그 손을 봤다. 어깨는 아직 올라가 있었다. 입꼬리는 아직 3밀리미터였다. 내려오지 않았다. 내려올 줄을 몰랐다.

그녀는 침실에서 나왔다. 준혁이 식탁에 앉아 있었다. 태블릿은 꺼져 있었다. 커피는 차가웠을 것이다. 그가 그녀를 봤다.

그녀는 현관을 봤다. 후크. 방울.

"갈 수 있어?"

준혁이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 번.

---

슬리퍼. 문. 복도.

5시 58분의 복도는 그녀가 아는 복도가 아니었다. 형광등은 꺼져 있었고 복도 끝 창문에서 새벽빛이 들어왔다. 파란색과 회색 사이. 어디선가 신문 배달 오토바이 소리가 났다. 옆집 아저씨는 자고 있을 것이다. 그녀는 슬리퍼를 신은 채로 자기 집 문 앞에 서 있었다. 잠옷 바지, 담요, 그리고 어깨 위에 3시간의 무게.

1분.

그녀는 세지 않았다. 세지 않아도 1분이 지나갔다. 새벽빛이 조금 더 밝아졌고, 그녀는 숨을 쉬었고, 어깨가—아주 조금—내려갔다. 복도에서. 문 밖에서. 그것이 되는 것을 그녀는 느꼈다. 문 밖에 있으니까 내려갈 수 있었다. 문 안에서는 3시간 동안 팀장이었으니까.

그녀는 벨을 눌렀다.

발소리. 잠금 해제음. 문.

"다녀왔어?"

보라는 앞으로 무너졌다. 서 있던 자리에서 그대로 앞으로. 준혁이 받았다. 그녀의 얼굴이 그의 목에 묻혔고, 담요가 바닥에 떨어졌고, 그녀의 몸이 흔들렸다. 그는 한 손으로 그녀를 안은 채로 다른 손을 후크로 뻗어 방울을 꺼냈다. 그녀는 무릎을 꿇지 않았다. 꿇을 힘이 없었다. 그는 서 있는 그녀의 목에 그대로 버클을 채웠다.

딸랑.

그녀의 입에서 나온 소리는 야옹이 아니었다. 뭔가 그것보다 먼저 있는 소리였다. 울음과 안도의 사이. 준혁은 그 소리를 듣고 그녀를 안아 들었다.

"다 끝났어, 나비. 착하지. 다 끝났어."

---

그는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노트북을 바닥으로 내리고, 헤드셋을 치우고, 그녀 옆에 누웠다. 그녀는 그에게 붙었다. 온몸으로. 방울이 둘 사이에서 눌렸다. 그의 손이 그녀의 머리를 쓸었다. 뒷목을. 등을. 밤에 하는 방식으로. 3시간 동안 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그녀의 손이 그의 티셔츠 안으로 들어왔다. 등을. 그리고 앞으로. 그녀는 그를 봤다. 새벽빛 속에서. 그 눈에 팀장은 없었다. 그냥 뭔가를 확인하고 싶은 눈이었다. 자기 몸이 자기 것이라는 것을.

"나비. 피곤하잖아."

"야옹."

"…알았어. 천천히."

그는 그녀의 잠옷을 벗겼다. 서두르지 않았다. 옷이 벗겨지는 동안 그녀는 눈을 감고 있었고 그의 손이 지나가는 자리마다 몸이 조금씩 풀렸다. 그가 자기 옷도 벗고 그녀 뒤에 누웠다. 옆으로. 그녀의 등이 그의 가슴에 닿았다. 그의 손이 앞으로 돌아와 그녀의 배를, 가슴을, 그리고 다리 사이를 천천히 쓸었다. 그녀는 젖어 있었다. 급하지 않은 젖음이었다. 그냥 그가 만지니까 젖은 것이었다.

그가 뒤에서 들어왔다. 옆으로 누운 채로, 아주 천천히, 그녀의 한쪽 다리를 살짝 들어 올려서. 방울은 거의 울리지 않았다. 시트에 눌려 아주 가끔, 그가 깊이 들어올 때만 아주 작게.

"소리 안 내도 돼. 오늘은."

"…응."

그는 천천히 움직였다. 그녀의 목에 입을 대고. 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감싸고. 그것은 지난 2주의 어떤 밤과도 달랐다. 빠르지 않았고, 놀이가 아니었고, 벌도 상도 아니었다. 그냥 그가 그녀 안에 있고 그녀가 그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녀의 손이 뒤로 와서 그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다리 사이로 내려가 클리토리스를 아주 천천히 문질렀다. 그가 안에서 움직이는 리듬으로.

그녀는 조용히 왔다. 소리 없이, 눈을 감고, 그의 손을 꽉 잡고, 안이 그를 천천히 조이면서. 눈에서 뭔가 흘렀다. 준혁은 그것을 봤고 닦아 주지 않았다. 그냥 그녀 안에서 조금 더 움직였고, 그녀가 다 내려왔을 때 그도 조용히 왔다. 그녀의 목에 입을 댄 채로. 방울 바로 옆에.

"착하지. 우리 나비. 다 끝났어."

그녀는 그의 팔 안에서 잠들었다. 6시 반이었다. 새벽빛이 아침빛이 됐다. 방울이 목에 있었고 후크는 비어 있었고 노트북은 바닥에 있었고 장애 보고 초안은 저장되어 있었다.

---

둘은 오후 두 시에 깼다.

보라가 먼저였다. 그녀는 눈을 뜨고 천장을 봤다. 그리고 목을 만졌다. 방울이 있었다. 그녀는 어젯밤 일을 순서대로 떠올렸다. 서랍의 알람. 준혁이 "김보라"라고 부른 것. 그가 자기 손으로 방울을 풀어 후크에 건 것. 노트북. 3시간. 그의 손. "그건 낮에도 돼." 복도. 새벽빛. 벨. "다녀왔어?"

시스템이 버텼다.

아니. 시스템이 버틴 게 아니었다. 그가 시스템을 지켰다. 새벽 세 시에 자기 손으로 방울을 풀어서. 그것은 규칙에 없는 일이었고, 그래서 그가 결정해야 했고, 그는 그녀에게 팀장을 돌려주는 쪽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3시간 동안 그녀를 나비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리고 문 밖으로 내보냈다. 그리고 문을 열어 줬다.

문이 있으니까 돌아올 수 있었다.

그녀는 몸을 돌려 자는 준혁의 얼굴을 봤다. 그리고 아주 작게, 그가 깨지 않을 만큼 작게 말했다.

"야옹."

방울이 한 번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