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분, 그리고

넉 달이 지났다.

시아버지는 지팡이를 짚고 걸었다. 왼손으로 컵을 잡고 떨어뜨리지 않았다. 재활은 주 두 번으로 줄었고 그중 한 번은 지연이 병원에서 퇴근하는 길에 모시고 갔다. 시어머니는 이제 지연에게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다. 대신 반찬을 줬다. 태현은 그것을 보면서 뭐라고 하지 않았다. 그가 처리하지 않은 일이 잘 되어가는 것을 보는 얼굴이었다. 그 얼굴을 지연은 좋아했다.

박 대리는 다른 회사에 갔다. 태현이 쓴 추천서로. 송별회에서 박 대리가 태현에게 술을 따르며 팀장님 덕분이라고 했고 태현은 그 말을 받았다. 집에 와서 그는 소파에 앉아 그 말을 받았다고 지연에게 말했다. 받았어, 하고. 지연은 그게 정산할 일인지 물었고 그는 아니, 하고 말했다. 그냥 말하고 싶었어.

그 말을 지연은 그가 일요일이 아닌 날에 한 것이라고 나중에 알아챘다. 목요일이었다.

타이머는 네 번째였다. 세 번째는 넉 달 전 그날 소파가 벽에 부딪혔을 때 팔걸이에서 떨어졌고, 다시 주웠는데 삐 소리가 삐-이 소리로 바뀌어 있었다. 태현이 다이소에 가서 같은 것을 샀다. 흰색. 이천 원. 그가 사 온 것을 부엌 서랍 두 번째 칸에 넣으면서 지연은 그것을 한 번 눌러봤다. 삐-, 삐-, 삐-. 같은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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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여섯 시 사십 분. 고무장갑. 그릇. 물. 컵.

지연은 타이머를 꺼냈다. 삼십 분. 다이얼. 그 감각. 소파 팔걸이. 오른쪽 자리. 무릎.

태현이 왔다. 바지 허리춤에서 멈췄다. 이 초. 지연은 셌다. 넉 달 전 일 초까지 짧아졌던 것이 다시 이 초로 돌아와 있었다. 지연은 그것이 좋았다. 그 멈춤이 있어야 한다고 어느 밤 생각했었다. 있었다.

그가 내리고, 내리고, 무릎 위로 왔다. 무게. 왼손. 부드러운 허리.

"이번 주."

"월요일에 아버지 모시고 갔다가 어머니한테 짜증 냈어. 약 봉지 잃어버리셨다고."

첫 손바닥.

"어머니한테 짜증 낸 거 나한테 말 안 했지."

"지금 말하잖아."

"월요일에 말 안 했어."

"…월요일은 일요일이 아니잖아."

지연은 웃었다. 소리 내지는 않고. 손바닥이 떨어졌다. 조금 더 세게.

"규칙 바뀐 거 몰라? 넌 아무 때나 말할 수 있어."

"그건 내가 하고 싶을 때고."

"하고 싶을 때만 하면 그게 무슨 규칙이야."

손바닥. 손바닥. 그가 소리를 냈다.

"화요일에 회식 이차 안 갔어."

"잘했네."

"팀장인데."

"팀장이 이차 안 가는 게 잘못이면 세상 팀장 다 맞아야 돼."

그가 쿠션에 얼굴을 묻고 웃었다. 지연은 그 웃음을 무릎으로 느꼈다. 그리고 때렸다. 리듬. 오른쪽, 왼쪽. 그의 살이 붉어졌다. 지연은 자기 손을 봤다. 넉 달 전부터 지연은 자기 손을 보면서 때렸다. 그 손이 뭘 하는지 알면서. 그 손이 멈출 거라는 걸 알면서.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작은 것들. 그가 말했다. 지연이 때렸다. 정산이었다. 평범한. 지연은 이 평범함이 넉 달 전엔 없었던 것이라는 걸 알았다. 그때는 평범한 척이었다. 지금은 평범했다.

십오 분. 그가 단단해졌다. 몸이 자기 일을 했다. 지연은 그것을 허벅지로 느끼며 계속했다.

이십 분. 그가 말을 멈췄다. 조용한 십 분. 손바닥 소리. 숨. 두 사람의 숨이 같은 리듬. 지연은 그것을 이제 매주 알아챘다.

이십오 분. 지연은 허벅지 경계를 때렸다. 그가 다리를 벌렸다. 지연은 안쪽을. 그가 소리를 냈다.

"지연아."

"응."

"지연아."

"응."

부르기만 하는 것. 지연은 대답만 하는 것.

삐-, 삐-, 삐-.

손이 멈췄다. 지연은 타이머를 끄고 손바닥을 그의 엉덩이에 얹었다. 뜨거웠다. 왼손 밑의 허리. 부드러웠다. 지연은 그것을 확인하고 물었다.

"더?"

그가 잠깐 있었다. 생각하는 시간. 지연은 그 시간을 좋아했다. 넉 달 전엔 없던 시간. 그가 자기한테 물어보는 시간. 오늘 내가 뭐가 필요한지.

"…조금."

"조금이 뭐야."

"몰라. 조금."

지연은 타이머를 뒤집었다. 흰 뒷면.

"내가 정해."

"응."

지연은 때렸다. 천천히. 한 번. 기다렸다. 한 번. 세게. 그가 소리를 냈다. 조금. 그가 말한 조금이 얼마인지 지연은 손바닥으로 찾았다. 그의 몸이 말했다. 그의 허리가 말했다. 조금 더. 조금 더. 됐다.

여섯 번이었다. 지연은 셌다. 오늘은 셌다. 여섯 번째에 그의 몸이 조금 더 내려앉았다. 그게 조금이었다.

"여기까지."

"…응."

지연은 손을 얹었다. 기다렸다. 그가 숨을 내쉬었다. 길게. 몸무게가 다 내려왔다.

로션. 그가 숨을 들이켰다. 지연은 천천히 발랐다. 그의 것이 허벅지에 눌려 단단했다. 로션 바르는 손이 골 가까이 갈 때 그가 골반을 밀었다. 지연은 그것을 두었다. 그러다 손바닥으로 그의 엉덩이를 한 번 가볍게 쳤다.

"가만히."

"…네."

"네?"

"응."

지연은 웃었다.

"일어나."

그가 일어났다. 바지가 무릎에. 얼굴이 벌겠다. 눈이 젖어 있었다. 오늘은 우는 주가 아니었다. 그의 것이 배 쪽으로 서 있었다.

"침대."

그가 가려는데 지연이 말했다.

"아니. 잠깐."

그가 멈췄다. 지연은 소파에서 그를 올려다봤다. 바지가 무릎에 걸린 남편. 붉은 엉덩이. 서 있는 것. 팔 년. 지연은 손을 뻗어 그것을 잡았다.

"아—"

"오늘은 여기서 먼저."

지연은 그를 자기 쪽으로 당겼다. 그가 한 걸음 왔다. 지연은 소파에 앉은 채로 그의 것을 입에 넣었다.

그가 소리를 질렀다. 짧게. 지연은 그것을 들으면서 깊이 넣었다. 뜨거웠다. 그의 엉덩이만큼. 지연은 한 손으로 그의 붉은 엉덩이를 잡았다. 그가 흡, 했다. 지연은 그 손에 힘을 주면서 입을 움직였다. 그가 그녀의 머리에 손을 얹으려 했다. 지연은 다른 손으로 그 손을 잡아 내렸다. 그가 손을 내렸다. 주먹을 쥐었다.

지연은 천천히 했다. 혀로 귀두를 감고, 빨고, 깊이. 그가 떨었다. 무릎이. 지연은 그의 엉덩이를 쥔 손으로 그를 잡아줬다. 손톱이 박혔다. 그가 신음했다.

"지연아, 나—"

지연은 입을 뺐다.

"안 돼."

"…응."

"침대."

그가 갔다. 다리가 떨렸다. 지연은 타이머를 바로 놓고 서랍에 넣고 로션 뚜껑을 닫고 불을 끄고 갔다. 순서. 바뀌지 않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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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서 그는 등으로 누워 있었다. 시트에 엉덩이가 닿아 얼굴을 찡그린 채로. 지연은 옷을 벗고 그의 위에 올라갔다. 그의 것은 그녀의 입으로 젖어 있었다. 지연은 그것을 잡아 자기에게 대고 앉았다.

한 번에. 팔 년의 몸. 그가 소리를 냈다. 지연도.

움직였다. 오늘은 빠르게. 지연은 오늘 빠르게 하고 싶었다. 그의 가슴에 손을 짚고 위아래로. 그의 것이 안에서 그녀를 문질렀다. 그가 올려 밀었다. 그의 엉덩이가 시트에 부딪혔다. 아, 하고. 지연은 웃었다. 움직이면서.

"아파?"

"응."

"그래도?"

"응. 그래도."

지연은 그의 손을 잡아 자기 젖가슴에 얹었다. 그가 쥐었다. 지연은 몸을 뒤로 젖혔다. 각도가 바뀌었다. 그가 더 깊이 닿았다. 지연은 소리를 냈다. 자기 손을 내렸다. 그가 그것을 봤다. 그의 눈이 그녀의 손과 얼굴을 오갔다. 팔 년 동안 그 눈은 변하지 않았다.

"봐."

그가 봤다. 지연은 자기를 문질렀다. 그가 안에서 커지는 걸 느꼈다. 그가 이를 악물었다. 지연은 그것을 보면서 더 빠르게. 그의 위에서. 그를 시트에 누르면서. 그의 엉덩이가 쓸리는 걸 알면서.

갔다. 소리를 지르며. 그의 가슴 위로 무너졌다. 안이 그를 물었다. 몇 번. 그가 참았다. 손이 그녀의 허리를 꽉 잡고. 목에 힘줄. 그는 지연이 말하기 전엔 가지 않았다. 팔 년.

"해."

그가 밑에서 밀었다. 세게. 세게. 그의 엉덩이가 시트에 부딪히고 그가 소리를 냈다. 아픈 소리 좋은 소리 한 소리. 그가 안에서 터졌다. 지연은 그것을 받았다. 뜨거운 것. 그가 굳고, 풀리고. 숨.

오래 그렇게 있었다.

지연이 내려와 옆에 누웠다. 그가 돌아누워 그녀 품으로 왔다. 지연은 그의 뒷머리를 쥐었다. 그가 그녀의 손을 찾아 자기 뺨에 댔다. 손바닥이 얼얼했다. 그는 그 손바닥에 뺨을 대고 눈을 감았다.

"다음 주에."

"응. 다음 주에."

그러고 그가 말했다. 눈을 감은 채로.

"지연아."

"응."

"고마워."

"뭐가."

"안 된다고 한 거."

"언제."

"수요일에."

넉 달 전 수요일. 지연은 그의 머리카락을 쓸었다.

"그거 아직 안 잊었어?"

"평생 안 잊을 거야."

"…왜."

"네가 그날 안 된다고 안 했으면 나 지금도 처리하고 있을 거야. 너를."

지연은 그 말을 오래 들었다. 그가 잠들었다. 지연은 그의 등에 손을 얹었다. 등뼈 끝. 골반 시작. 부드러웠다. 자는데도. 지연은 손을 떼지 않았다.

침대 옆 탁자에서 그의 폰이 한 번 켜졌다 꺼졌다. 지연은 보지 않았다. 일요일 저녁이었고, 정산은 끝났고, 다음 주에 무엇이 오든 일요일이 있었다. 그리고 타이머가 울리면 지연은 물을 것이다. 더? 그가 대답할 것이다. 그리고 지연이 정할 것이다.

이천 원짜리 흰 플라스틱이 부엌 서랍 두 번째 칸에서 0을 가리키고 있었다. 네 번째였다. 소리는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