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서른 분
그 주에 지연은 이상했다.
태현이 먼저 알아챘다. 화요일에. 지연이 저녁을 하다가 냉장고 문을 열어놓고 서 있었다. 이십 초쯤. 태현이 뒤에서 문을 닫았다. 지연이 놀라서 돌아봤다. 그가 웃었다. 지연은 웃지 못했다.
"뭐 생각해."
"아무것도."
그가 더 묻지 않았다. 그건 지연이 그에게 배운 것이었다. 처리 중인 것은 묻지 않는다. 일요일이 있다. 그런데 이번엔 지연이 처리 중이었고, 그건 처음이었다.
수요일에 병원에서 지연은 환자 어깨를 잡고 있었다. 오십 대 남자, 회전근개, 십 주차. 손을 대고 굳은 곳을 찾았다. 있었다. 지연은 그것을 눌렀다. 남자가 아, 하고 소리를 냈다. 지연은 조금 더 눌렀다. 남자가 참았다. 지연은 자기 손이 원하는 것을 느꼈다. 더 누르는 것. 그가 풀릴 때까지. 그것이 치료의 손인지 다른 손인지 지연은 순간 알 수 없었다.
손을 뗐다.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요."
남자가 고맙다고 했다. 지연은 손을 씻었다.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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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 왔다.
여섯 시 사십 분. 고무장갑. 물. 컵. 태현의 삼 분.
지연은 서랍에서 타이머를 꺼냈다. 삼십 분. 다이얼. 그런데 손이 멈췄다. 다이얼을 돌린 채로 지연은 그것을 들고 부엌에 서 있었다. 태현이 컵을 내려놓고 지연을 봤다.
"지연아."
"응."
"앉아."
지연은 그를 봤다. 그가 소파 쪽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지연은 갔다. 오른쪽 자리. 앉았다. 타이머를 팔걸이에 올렸다. 삼십 분. 숫자가 보이게.
태현이 왔다. 그런데 그는 바지 허리춤에 손을 넣지 않았다. 지연 앞에 서 있다가, 지연 옆에 앉았다. 왼쪽 자리. 그가 엎드리는 자리에 그가 앉았다.
"오늘은 내가 먼저."
"뭘."
"정산."
지연은 그를 봤다.
"네 거."
"…내 거 없어."
"있어. 화요일에 냉장고 앞에서 이십 초. 수요일에 집에 와서 손을 씻는데 오 분 씻었어. 목요일에 나 보고 있었어. 내가 자는 줄 알고. 금요일엔 내 엉덩이 보고 있었어. 옷 갈아입을 때. 보다가 고개 돌렸어."
지연은 아무 말 못 했다.
"토요일에 타이머 서랍 열었다 닫았어. 세 번."
"…네 번."
그가 웃었다. 지연은 웃지 않았다.
"말해."
"뭐를."
"네가 나한테 하는 거. 나한테 해. 말해."
지연은 타이머를 봤다. 삼십 분. 숫자. 흰 플라스틱. 다이소. 이천 원. 세 번째. 육 년.
"삼십 분은 나를 위한 거였어."
그가 기다렸다.
"너 처음 그날 밤 알잖아. 내가 무서웠다고 했어. 그게 무슨 말인지 너 정확히 알았어? 나 그때 너 때리면서 젖었어. 그게 무서웠어. 아니, 그건 괜찮았어. 그건 그냥 몸이었어. 무서운 건 내가 더 하고 싶었다는 거야. 더 세게. 더 오래. 네가 우는 걸 보고 싶었어. 네가 풀리는 걸. 그걸 내 손으로 만드는 걸. 그게 무서웠어."
지연은 자기 손을 봤다.
"그래서 삼십 분이었어. 네가 견딜 수 있는 시간이 아니라 내가 멈출 수 있는 시간. 타이머가 울리면 나는 멈춰. 내가 아니라 타이머가 멈추는 거야. 그러면 나는 내가 멈춘 게 아니니까 내가 어디까지 가고 싶어했는지 알 필요가 없었어."
"응."
"두 주 전에 네가 더 오래라고 했을 때. 나 타이머 뒤집으면서 생각했어. 이제 알게 되겠다. 내가 어디까지 가는지."
"어디까지 갔어."
"네가 풀릴 때까지."
"그리고 멈췄어."
"응."
"지난주에도."
"응."
"그게 무서워?"
지연은 오래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그게 무서운 게 아니야. 내가 멈췄다는 게 무서운 게 아니라. 지난주에 나 안 무서웠어. 타이머 뒤집으면서 하나도 안 무서웠어. 그게 무서워. 내가 이제 이걸 할 수 있다는 게. 너를 그렇게 만들 수 있고, 멈출 수 있고, 그걸 좋아한다는 게. 삼십 분이 없어도 된다는 게."
"삼십 분 없어도 돼?"
"모르겠어. 없어도 되면 나는 뭐야. 너 남편 무릎에 엎어놓고 울 때까지 때리는 사람이야. 그리고 그거 좋아하는 사람. 그게 내가 되는 거야?"
태현은 오래 조용했다. 그러고 말했다.
"수요일에 나한테 안 된다고 했잖아."
"응."
"그때 나 진짜 필요했어. 지금까지 살면서 뭐가 그렇게 필요한 적 없었어. 네가 안 된다고 했어. 그리고 목요일에 병원에 왔어."
"그게 뭐."
"네가 삼십 분이야."
지연은 그를 봤다.
"타이머가 아니라. 네가. 수요일에 안 된다고 한 사람. 병원에 온 사람. 지난주에 나 대신 말한 사람. 내가 풀릴 때 멈춘 사람. 타이머는 그냥 소리 나는 거야. 네가 그걸 여섯 년 동안 대신 쓴 거지. 이제 네가 하는 거야. 그거 무서운 거 알아. 근데 지연아, 나는 여섯 년 동안 그거 알았어. 네가 멈출 사람이라는 거. 타이머 없어도. 그래서 더 오래라고 할 수 있었어."
지연은 울지 않았다. 울 것 같았는데 울지 않았다.
"네가 너 무서워하는 거." 그가 말했다. "내가 매주 여기 엎드리는 이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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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지연은 타이머를 삼십 분에 맞췄다. 그리고 눌렀다. 태현이 무릎 위로 왔다. 무게. 왼손. 그의 허리는 부드러웠다. 지난주 이후로 계속 부드러웠다.
"이번 주."
"월요일에 아버지 재활 첫날. 어머니가 또 우셨어. 좋아서."
첫 손바닥.
"화요일에 박 대리 송별회 날짜 잡았어."
두 번째.
정산이었다. 평범한 정산. 그가 말하고 지연이 때렸다. 작은 것들. 그런데 지연은 오늘 자기 손을 처음으로 보면서 때렸다. 자기 손이 뭘 하는지. 어떤 힘으로. 어디를. 그것을 보면서. 타이머가 멈춰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기가 멈출 거라고 알면서.
이십 분. 그가 말을 멈췄다. 십 분의 조용함. 손바닥 소리. 그의 숨. 지연의 숨. 지연은 자기 숨이 그의 숨과 같은 리듬인 걸 알아챘다. 몰랐던 것이었다. 팔 년 동안.
삐-, 삐-, 삐-.
손이 멈췄다. 지연은 타이머를 껐다. 손바닥을 그의 엉덩이에 얹었다. 붉었다. 뜨거웠다. 왼손 밑에 부드러운 허리.
"더?"
그가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응."
지연은 그 말을 자기가 했다는 걸 알았다. 오늘은 여기까지. 자기가. 타이머가 아니라.
로션. 그가 숨을 들이켰다. 지연은 천천히 발랐다. 그의 것은 단단했고 지연의 허벅지에 눌려 있었다.
"일어나."
그가 일어났다. 지연도 일어났다. 그가 침대로 가려는데 지연이 그의 팔을 잡았다.
"오늘은 여기서."
거실 불 아래. 소파 위. 지연은 트레이닝 바지를 벗었다. 그 밑에 아무것도 안 입었다. 그가 그것을 봤다. 지연은 소파에 앉았다. 오른쪽 자리. 다리를 벌렸다.
"무릎 꿇어."
그가 꿇었다. 바지가 무릎에 걸린 채로, 붉은 엉덩이를 하고, 그녀 앞에. 지연은 그의 뒷머리를 잡아 당겼다.
그의 입이 그녀에게 닿았다. 지연은 소리를 냈다. 그의 혀가 그녀를 벌렸다. 젖어 있었다. 삼십 분 동안 자기 손을 보면서 젖어 있었다. 그가 혀를 안으로 넣었다. 지연은 그의 머리카락을 쥐었다. 방향을 잡았다. 위로. 그가 음핵을 찾았다. 빨았다. 지연은 골반을 그의 얼굴에 밀었다.
내려다봤다. 그가 그녀 사이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눈을 감고. 그의 손이 그녀의 허벅지를 잡고 있었다. 지연은 그것을 봤다. 자기가 이걸 하고 있는 것을. 남편을 삼십 분 때리고, 멈추고, 무릎 꿇게 하고, 자기 손으로 그 머리를 잡아 자기에게 밀어넣는 것. 이게 자기였다. 지연은 그것을 봤다.
무섭지 않았다.
"더 세게."
그가 세게 빨았다. 지연은 소리를 냈다. 그의 머리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의 혀가 음핵을 눌렀다. 빙글. 눌렀다. 지연의 다리가 떨렸다. 그의 어깨 위로 다리를 올렸다. 그가 더 깊이 왔다.
갔다. 그의 입에. 소리를 지르며. 그의 머리를 자기에게 눌러 붙이고. 그가 멈추지 않았다. 지연이 그만, 하고 말할 때까지.
"올라와."
그가 올라왔다. 지연은 소파에 등을 대고 그를 당겼다. 그가 그녀의 다리 사이에 무릎을 짚었다. 소파 위에서. 그의 것이 그녀 입구에 닿았다. 지연은 그의 얼굴을 잡았다. 그녀로 젖어 있었다.
"넣어."
그가 넣었다. 한 번에. 지연은 소리를 냈다. 소파가 삐걱했다. 그가 움직였다. 지연이 시키지 않았는데. 지연은 그것을 두었다. 오늘은. 그가 그녀 위에서 밀어넣고 뺐다. 그의 엉덩이가 움직였다. 지연은 손을 뻗어 그것을 잡았다. 붉고 뜨거운 것. 그가 신음했다. 지연은 손톱을 세웠다.
"아—"
"움직여."
그가 움직였다. 지연은 그의 엉덩이를 쥔 채로. 그가 밀어넣을 때마다 손톱이 박혔다. 그가 소리를 냈다. 아픈 소리. 좋은 소리. 지연은 다른 손으로 자기를 만졌다. 그가 그것을 봤다. 위에서. 얼굴이 벌겠다. 이가 악물렸다.
"지연아—"
"기다려."
"…응."
지연은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가 안에서 그녀를 문지르고 그녀의 손가락이 밖에서 문지르고. 그의 엉덩이를 쥔 손. 그의 얼굴. 두 번째가 왔다. 깊은 데서. 지연은 그의 목에 얼굴을 묻고 갔다. 안이 그를 물었다. 그가 멈췄다. 참았다. 지연이 다 갈 때까지.
"해."
그가 세 번. 세게. 소파가 벽에 부딪혔다. 그가 안에서 터졌다. 소리를 지르며. 지연은 그의 엉덩이를 쥔 손에 힘을 줬다. 그가 그녀 위로 무너졌다.
거실 불 아래. 소파 위. 팔걸이에 타이머. 0.
그가 그녀 위에서 숨을 골랐다. 지연은 그의 등을 쓸었다. 부드러웠다. 다.
"규칙 하나 바꾸자." 지연이 말했다.
"뭐."
"타이머 울리면 내가 물어. 더? 네가 대답해. 그리고 내가 정해."
"…응."
"그리고 내가 여기까지라고 하면 여기까지야. 네가 더라고 해도."
"응."
"삼십 분은 그대로야. 그건 안 바꿔."
"왜."
지연은 생각했다.
"네가 그랬잖아. 내가 삼십 분이라고. 그래도 타이머는 있어야 해. 내가 나인 걸 확인하는 소리."
그가 웃었다. 그녀 위에서. 젖은 채로.
"이천 원짜리."
"세 번째."
"네 번째는 내가 살게."
"똑같은 거 사."
"알아. 소리 달라지면 안 되니까."
지연은 그를 안았다. 소파 위에서. 거실 불이 밝았다. 윗집이 들었을지도 몰랐다. 팔 년 전처럼. 지연은 그 생각을 했고 그도 그 생각을 했고, 이번엔 둘 다 말했다.
"윗집."
"윗집."
웃었다. 둘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