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는 안 돼
월요일 아침 태현은 앉지 못했다.
식탁 의자에 앉으려다 일어섰다. 서서 커피를 마셨다. 지연은 그것을 봤다. 그가 웃었다. "오늘 회의 세 개야." 지연은 웃지 않았다. 그의 엉덩이를 보고 싶었지만 그는 이미 바지를 입고 있었다. 어젯밤 잠들기 전에 봤다. 어두웠다. 몇 군데는 검붉었다. 지연이 한 것이었다.
"괜찮아?"
"응." 그가 말했다. 그러고 조금 있다가 "응, 괜찮아" 하고 다시 말했다.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지연은 정확히 알았다. 그건 엉덩이 얘기가 아니었다.
그가 나가고 지연은 부엌 서랍 두 번째 칸을 열었다. 타이머가 있었다. 흰 플라스틱. 0. 지연은 그것을 보고 서랍을 닫았다.
---
월요일 밤에 그가 말했다.
식탁에서 저녁을 먹고 나서. 그는 의자에 앉지 않고 서서 먹었다. 지연도 서서 먹었다. 그것이 우스운 일이었는데 둘 다 웃지 않았다. 그가 접시를 내려놓고 말했다.
"아버지가 지난주 화요일에 쓰러지셨어."
지연은 컵을 내려놓았다.
"경미한 뇌경색이래. 지금은 병원에 계셔. 말은 하시고, 왼손이 좀 안 좋아. 재활 해야 한대."
"…화요일."
"응."
지난주 화요일. 화장실 문을 닫고 한 전화. 목요일 밤의 부엌 청소. 약과. 책상 모서리. 병—. 그리고 일요일에 그는 말했다. 아버지 검진 결과 봤어. 괜찮으시대.
"왜 안 말했어."
"말하려고 했어."
"일요일에."
"일요일에 말했잖아."
"검진 결과 봤다고 했지. 쓰러지셨다고 안 했어."
태현이 입을 다물었다. 그 표정이었다. 들킨 표정이 아니라, 아 그게 다른 건가, 하는 표정. 지연은 화가 났다. 육 년 전 그 표정을 봤을 때처럼. 그런데 지금은 육 년 전이 아니어서 지연은 화를 그 자리에 두고 다른 걸 물었다.
"어머니는."
"못 감당하셔. 병원 오가는 것도. 동생은 알잖아, 싱가포르에 있고."
"그래서 네가."
"내가 장남이니까."
지연은 그 말을 오래 들었다. 내가 장남이니까. 회사에서 팀장이니까. 친구들 사이에서 총무니까. 그가 처리하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하나 더 있어."
"뭐."
"박 대리." 그가 말했다. "계약직인데, 다음 달에 재계약 안 된대. 위에서 결정한 거야. 근데 말하는 건 내가 해야 해. 지난주 수요일에 그 얘기 들었어. 그날 내가 박 대리한테 목소리가 컸어. 그 사람 잘못도 아닌데. 자기가 잘릴 걸 모르는 사람한테 내가."
지연은 그의 얼굴을 봤다. 그가 식탁 모서리를 보고 있었다.
"아직 말 안 했어. 이번 주 안에 해야 해."
"…그래서 더 오래였어?"
그가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 안 한 것이 대답이었다.
---
화요일 밤에 태현은 퇴근하고 병원에 갔다가 열한 시에 왔다. 지연은 자지 않고 기다렸다. 그가 들어와서 옷도 안 갈아입고 소파에 앉았다. 오른쪽 자리. 앉으면서 얼굴을 찡그렸다. 아직 아팠다.
"아버지가 오늘 왼손으로 컵을 잡으셨어."
"잘됐다."
"떨어뜨렸어. 그래도 잡으셨어."
지연은 그의 옆에 앉았다. 그가 지연 쪽으로 기울었다. 지연은 그의 머리를 어깨에 받았다. 그가 오래 그렇게 있었다.
수요일.
지연은 그날 병원에서 오후 내내 기분이 이상했다. 환자 무릎을 잡고 있는데 손이 다른 걸 생각했다. 태현의 엉덩이가 풀리던 순간. 돌이 돌이 아니게 되던 손바닥 하나. 그 순간이 얼마나 좋았는지. 좋았다. 그 단어를 지연은 자기 안에서 꺼내 놓고 봤다. 좋았다. 그가 풀리는 게 좋았고, 그렇게 만든 게 자기 손이라는 게 좋았고, 타이머 없이도 자기가 멈췄다는 게 좋았다. 그리고 그 뒤에 따라오는 것이 있었다. 더 하고 싶다. 그게 왔다.
집에 왔을 때 태현이 먼저 와 있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그는 부엌에 서 있었다. 저녁도 안 해놓고. 지연이 들어오자 그가 돌아봤다.
"했어."
"뭘."
"박 대리. 오늘 했어. 회의실에서. 삼십 분."
지연은 가방을 내려놓았다.
"어땠어."
"울더라." 그가 말했다. "내 앞에서. 나는 회사가 그렇게 결정했다고 했고, 미안하다고 했고, 추천서 써주겠다고 했어. 그 사람이 고맙다고 했어. 잘리는데 나한테 고맙다고 했어."
그는 부엌 조리대를 잡고 있었다. 두 손으로.
"그리고 병원에 갔어. 아버지가 오늘은 컵을 안 떨어뜨리셨어. 어머니가 울었어. 좋아서. 나는 좋다고 했고, 잘하셨다고 했고, 다음 주 재활 스케줄 짰어."
지연은 그에게 가려고 했다. 그가 먼저 말했다.
"지연아. 지금 해줄 수 있어?"
지연은 멈췄다.
그는 그녀를 보고 있었다. 눈이 지난 일요일 같았다. 그 무릎 위에서 풀리기 직전의 눈. 지연은 그 눈을 알았다. 그 눈이 원하는 것도 알았다. 지금. 여기서. 소파에서. 타이머 없이. 지연 자기 손이 원하는 것과 같은 것.
그래서 지연은 알았다. 자기가 지금 뭐라고 해야 하는지.
"안 돼."
그의 얼굴이 무너졌다. 아주 조금. 그는 그것을 바로 수습했다. 처리했다. 지연은 그것을 봤다. 그래서 더 말했다.
"수요일이야."
"알아."
"일요일에."
"…그때까지 어떻게."
"몰라. 그런데 안 돼."
그가 조리대에서 손을 뗐다. 등을 돌렸다. 냉장고를 열어 물을 마셨다. 그의 삼 분. 지연은 그것을 지켜봤다. 그가 컵을 씻고 돌아섰을 때 얼굴은 평소였다. 괜찮아, 하고 그가 말했다. 그 말이 지연에겐 벽이었다. 육 년 전의 벽. 지연은 그 벽 앞에서 자기가 방금 한 말이 맞는지 알 수 없었다.
그날 밤 둘은 등을 돌리고 잤다.
지연은 잠들지 못했다. 자기가 왜 안 된다고 했는지 말로 만들어보려고 했다. 만들어지지 않았다. 아는 건 이것이었다. 그가 원할 때마다 하면 그건 그가 처리하는 방법이 된다. 힘든 일이 있으면 아내 무릎에 엎드리는 것. 그것도 나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그러면 일요일이 없어진다. 일요일은 그가 원하지 않아도 있는 것이었다. 좋은 주에도 나쁜 주에도. 그래서 정산이었다. 그가 필요할 때 받는 게 아니라, 있어서 받는 것.
그리고 하나 더 있었다. 지연은 그것을 새벽에 인정했다. 자기가 안 된다고 한 건 자기 손 때문이기도 했다. 수요일에 하면 목요일에도 할 것 같아서. 그가 아니라 자기가.
---
목요일에 지연은 점심시간에 문자를 보냈다.
[아버지 병원 몇 호실이야]
[503호. 왜]
[퇴근하고 갈게]
한참 있다가 답이 왔다.
[…같이 가자. 여섯 시에 로비에서.]
병원에서 시아버지는 침대에 앉아 있었다. 왼손이 무릎 위에 놓여 있었다. 지연을 보고 웃었다. 어머니가 지연의 손을 잡고 미안하다고 했다. 태현이가 말 안 했지, 미안하다, 얘가 그래. 지연은 괜찮다고 했다. 태현이 병실 문 옆에 서 있었다. 지연은 그를 봤다. 그가 지연을 봤다. 아무 말 없이.
돌아오는 차에서 그가 말했다.
"고마워."
"뭐가."
"와준 거."
"당연한 거잖아."
"…그리고 수요일에."
지연은 창밖을 봤다.
"안 된다고 한 거. 화났었어. 근데 오늘 병원에서 어머니가 네 손 잡는 거 보면서 생각했어. 내가 수요일에 그걸 받았으면, 오늘 여기 너를 안 불렀을 것 같아."
지연은 그 말을 다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가 그 말을 했다는 것을 이해했다.
---
금요일 밤. 그가 지연을 끌어안았다. 침대에서. 옷을 벗기고, 자기도 벗고. 그의 엉덩이는 이제 얼룩덜룩한 노란색과 옅은 보라색이었다. 지연은 그것을 봤다. 그가 그녀 위로 올라오려 했다.
지연은 그를 눕혔다.
"일요일까지 참아."
"이건 그거 아니잖아."
"그거 아닌 거 알아."
지연은 그의 두 손목을 잡아 머리 위로 올렸다. 시트에 눌렀다. 그가 저항하지 않았다. 지연은 그의 위에 걸터앉았다. 그의 것이 이미 서 있었다. 지연은 그것 위에 자기를 얹고 문질렀다. 넣지 않고. 앞뒤로. 자기 젖은 것을 그의 것에 비비면서. 그가 신음했다. 손목을 움직이려 했다. 지연이 눌렀다.
"가만히."
"…응."
지연은 오래 그렇게 했다. 넣지 않고. 그가 그녀 밑에서 골반을 들면 몸을 들어 피했다. 그가 다시 가만히 있으면 다시 얹었다. 그의 귀두가 그녀의 음핵을 스치고, 입구를 스치고, 다시 음핵을. 지연은 자기가 그 위에서 젖어 흐르는 걸 느꼈다. 그의 것이 그녀로 번들거렸다.
"지연아—"
"안 돼."
"제발."
"일요일에."
그가 소리를 냈다. 참는 소리. 지연은 그의 손목을 잡은 채로 몸을 숙여 그의 입에 입을 맞췄다. 그가 그녀의 입술을 물었다. 지연은 골반을 계속 움직였다. 그의 것 위로. 자기 음핵을 그의 귀두에 대고 눌러가며. 그의 눈을 보면서.
갔다. 그를 넣지도 않고. 그의 위에서 몸이 접히고, 손목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고, 그의 것 위로 흘렀다. 그가 그것을 봤다. 얼굴이 벌겠다. 그의 것이 그녀 밑에서 뛰었다. 갈 것 같았다.
지연은 몸을 들었다.
"안 돼."
"…지연아."
"일요일."
그가 눈을 감았다. 그의 것이 배 위에서 뛰었다. 지연은 그것을 만지지 않았다. 손목을 놓고 그의 옆에 누웠다. 그가 숨을 고르는 걸 들었다. 오래 걸렸다. 지연은 그의 손이 자기 것으로 가는지 봤다. 가지 않았다. 그는 주먹을 쥐고 그냥 누워 있었다.
"잘한다."
그가 웃었다. 울 것 같은 웃음이었다.
"미쳤어, 너."
"응."
---
토요일에 지연은 혼자 마트에 갔다. 된장찌개 재료. 두부, 애호박, 감자. 그리고 지나가다가 문득 멈춰서 소파 쿠션을 봤다. 사지 않았다. 쿠션은 쓰지 않는다. 그러면 자기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그가 말했다.
집에 와서 지연은 서랍 두 번째 칸을 열었다. 타이머. 흰 플라스틱. 0.
내일 이것을 어떻게 할지 지연은 모르고 있었다. 삼십 분에 맞출 것이다. 그건 알았다. 그 뒤는 몰랐다. 육 년 만에 처음으로 일요일 저녁 앞에서 지연은 계획이 없었다.
서랍을 닫았다. 태현이 병원에서 돌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가 부엌에 들어와 지연을 봤다. 지연도 그를 봤다.
"내일."
"응. 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