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막
바닷가 마을에서 여자가 자전거를 세웠다. 하준의 손가락은 시아 안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들어온 채로 그냥 있었다. 뿌리까지. 시아는 그게 얼마나 미친 짓인지 알았다. 움직이면 참을 수 있다. 리듬이 있으니까. 근데 안 움직이면, 시아의 몸이 스스로 조여들었다. 손가락을 물고, 빨아들이고, 스스로 소리를 내려고 애썼다.
"움직여."
"뭐라고?"
"…움직여, 오빠."
"영화 봐."
시아는 스크린을 봤다. 여자가 자전거를 세운 이유는 고양이였다. 고양이가 길을 건넜다. 시아는 그 고양이를 평생 잊지 못할 거였다.
하준이 손가락을 구부렸다. 안쪽에서. 딱 한 번.
시아의 허벅지가 떨렸다. 소리는—코로. 코로 나갔다. 길고 뜨거운 숨.
"방금 소리야?"
"숨이야."
"경계선이네."
"봐줘."
"봐주는 거 알지."
두 번째 손가락이 들어왔다. 이번엔 움직였다. 느리게, 깊게, 빼지는 않고 안에서만. 엄지는 클리토리스를 찾아서 눌렀다. 누르고 원을 그렸다. 시아의 허리가 하준의 손을 향해 저절로 밀려갔다. 그러자 하준이 그만큼 손을 뒤로 뺐다. 따라가면 도망가고, 멈추면 다가오고.
"가만히 있어."
"오빠가 자꾸—"
"가만히."
시아는 가만히 있었다. 온 근육을 다 써서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하준이 상을 줬다. 손가락 두 개가 리듬을 잡았다. 안팎으로. 미끄러운 소리가 났다. 아주 작게. 코트 밑에서 젖은 살이 손가락을 삼키는 소리.
시아한테는 그게 천둥 같았다.
"소리 나."
"내가 내는 거야. 넌 아니잖아."
"들리잖아."
"누가 들어?"
아무도 없었다. 근데 시아는 누가 들을 것 같았다. 앞줄 어딘가, 어둠 속 어딘가, 누가 고개를 돌릴 것 같았다. 그 상상이 아랫배를 뜨겁게 조였다. 하준이 그걸 손가락으로 느꼈다.
"이거네. 누가 볼 것 같으면 이렇게 조이네."
"닥쳐."
"소리 냈다."
"…속삭임이잖아."
"그것도 경계선."
시아는 하준의 어깨에 이마를 박았다. 하준은 손을 멈추지 않았다. 엄지가 더 빨라졌다. 두 손가락이 안쪽 벽을 밀었다. 시아의 다리가 저절로 벌어졌다. 코트가 미끄러져 내리려고 했다. 하준이 다른 손으로 코트를 잡아 올렸다.
"가까워?"
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깨에 이마를 대고. 끄덕. 끄덕.
하준이 손을 뺐다.
시아가 고개를 들었다. 눈이 어둠 속에서도 보였을 거다. 배신당한 눈.
"아직 사십 분밖에 안 지났어."
"진짜—"
"쉿."
하준은 시아의 손을 잡았다. 자기 무릎 위로 끌어갔다. 코트 밑으로. 청바지 위로 단단해진 것이 손바닥에 닿았다. 시아는 숨을 골랐다. 이번엔 시아 차례라는 뜻이었다. 반격의 차례는 아니었다. 봉사의 차례였다.
"풀어."
시아는 지퍼를 내렸다. 소리가 났다. 지퍼 소리. 상영관 천장까지 올라갈 것 같은 소리. 시아는 이를 갈면서 아주 천천히 내렸다. 한 칸. 한 칸. 하준이 소리 없이 웃었다.
손을 넣었다. 속옷 위로 쥐었다. 두껍고 뜨겁고 이미 끝이 젖어 있었다. 그걸 알았을 때 시아는 작은 승리를 느꼈다. 오빠도 이렇게 됐네.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나만 괴롭히는 척하면서.
"꺼내."
속옷 밴드를 내렸다. 그것이 튀어나와 시아의 손바닥에 감겼다. 시아는 손가락으로 감았다. 뿌리부터 끝까지 한 번. 하준의 허벅지가 굳었다.
"천천히."
"오빠도 소리 조심해."
"난 규칙 없어."
"불공평해."
"규칙은 하나야. 네가 소리 안 내는 거."
시아는 손을 움직였다. 천천히. 코트가 들썩이지 않도록. 손목만 써서. 끝을 지날 때마다 손바닥으로 감싸고, 내려갈 때는 손가락을 조였다. 하준의 숨이 조금 달라졌다. 아주 조금. 시아만 아는 만큼.
스크린에서 파도 소리가 났다. 시아는 그 소리에 맞춰 손을 움직였다. 파도. 파도. 파도.
"손 빼."
"왜."
"핥아."
시아는 손을 빼서 어둠 속으로 들었다. 손바닥에 하준의 것이 묻어 있었다. 시아는 하준을 똑바로 보면서 손바닥을 핥았다. 손가락 사이까지. 소리가 났다. 혀 소리. 시아는 그 소리를 내는 게 규칙 위반인지 잠깐 생각했다.
하준은 위반이라고 하지 않았다. 대신 시아의 뒷머리를 잡고 끌어당겼다. 입술이 부딪쳤다. 혀가 시아의 입 속에서 자기 맛을 찾았다. 키스가 길었다. 스크린의 파도가 세 번 밀려오고 세 번 빠졌다.
떨어졌을 때 시아가 속삭였다.
"이거 소리야?"
"이건 봐줘."
"불공평—"
말이 끊겼다.
상영관 문이 열렸다. 뒤에서. 두 사람 바로 옆 통로에서.
복도의 빛이 쐐기처럼 어둠을 갈랐다. 한 사람 그림자가 문턱에 섰다.
시아는 코트 밑에서 하준의 것을 아직 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