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탄사는 라틴어로
상자는 두 개가 됐다.
하나는 센터 사물함에 있었다. 파란 장갑, 센터 오일, 센터 마사지건. 연우는 그것들을 월요일에 돌려놓고 원장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원장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도 몰랐다. 연우만 알았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다른 하나는 작은 방 옷장 아래 칸에 있었다. 뚜껑에 연우의 글씨로 '밤'이라고 쓰여 있었다. 검은 니트릴 장갑. 파란 손잡이가 달린 물소뿔 괄사판, 새것. 마사지건, 다른 브랜드, 다른 색. 오일은 센터와 같은 제품이었지만 병이 달랐다. 연우가 그렇게 정했다.
성재의 계약은 그 주에 다른 출판사에서 왔다. 시리즈는 아니었다. 한 권. 외과의사가 나오는 소설. 성재는 계약서에 서명하고 나서 연우에게 물었다.
"흉쇄유돌근 영어로 뭐야."
"스터노클라이도마스토이드."
"...한국어로 할게."
이 주가 지났다. 두 번의 목요일, 두 번의 식탁. 첫 목요일에 성재는 오늘 무슨 생각을 안 하고 싶은지를 말했고, 다 말한 다음에 오늘은 그냥 안고 자자고 했다. 둘은 그렇게 했다. 두 번째 목요일에 성재는 오늘은 안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했다. 연우는 그 말을 믿었다.
"그럼 샤워해."
* * *
연우가 욕실에서 나왔을 때 입은 것은 검은 민소매와 회색 반바지였다. 센터 유니폼은 흰색이다. 머리는 젖은 채로 묶었다. 식탁에 물 한 잔이 있었다. 마셨다. 성재는 이미 테이블 옆에 서 있었다. 그도 샤워를 했다. 젖은 머리에서 물이 어깨로 떨어졌다.
"예열."
"안 물어봐?"
"예열은 협상 대상 아니야."
성재가 엎드렸다. 연우는 밤 상자에서 오일을 꺼내 손에 덥혔다. 경찰법. 유념법. 십 분. 성재의 등이 붉어지는 색을 기다렸다. 그 색이 왔을 때 괄사판을 들었다.
물소뿔은 손에 익은 것과 무게가 달랐다. 조금 더 가벼웠다. 연우는 그 차이를 손목으로 익히면서 첫 줄을 그었다. 광배근 위쪽에서 아래로. 성재가 소리를 냈다.
"몇이야."
"넷."
두 번째 줄. 세 번째. 연우는 색을 봤다. 분홍에서 붉은색으로. 열 줄. 열두 줄. 진한 붉은색이 되기 직전. 연우는 거기서 멈췄다. 정확히 저번과 같은 색. 성재는 더 하자고 하지 않았다. 연우는 그걸 알아챘다. 알아채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돌아누워."
성재가 돌아누웠다. 서 있었다. 연우는 그걸 보고 그의 얼굴을 봤다.
"시험."
"뭐?"
연우는 그의 오른쪽 허벅지 앞, 무릎 위 한 뼘을 손가락 두 개로 눌렀다.
"이건."
"...대퇴사두근."
"넷 중에 뭐."
"어—외측광근?"
"정답."
연우는 손바닥으로 그 자리를 길게 쓸어 올렸다. 성재의 것이 뛰었다. 연우는 다음 자리를 눌렀다. 허벅지 안쪽.
"이건."
"내전근."
"어느 내전근."
"...그냥 내전근."
"장내전근."
연우는 손을 들어 그의 오른쪽 대둔근 옆, 테이블에 닿지 않은 자리를 손날로 쳤다. 탁. 성재가 튀었다. 허리가 들렸다. 그것이 배를 쳤다.
"틀리면 절타법."
"이거 불공평해."
"공부해. 번역가는 뭐든 검색한다면서."
"이건."
연우는 그의 다리를 들어 종아리 뒤를 눌렀다.
"비복근."
"안쪽."
"...가자미근?"
"가자미근은 그 밑이야. 비복근 내측두."
탁. 이번엔 왼쪽. 성재가 웃으면서 신음했다. 그의 것에서 투명한 것이 흘렀다. 연우는 그걸 보고 다음 자리를 골랐다. 그의 배꼽 옆.
"이건."
"복직근. 노랑."
"정답. 노랑이니까 이렇게."
연우는 손바닥으로 복직근 위를 가볍게 두드렸다. 지타법. 톡톡톡. 성재가 배를 웅크렸다.
"이건 간지러운데."
"간지러움은 근육 이름 없어."
"그러면 왜 해."
"그냥."
시험은 열 문제였다. 성재는 여섯 개를 맞혔다. 네 번의 절타법. 그의 엉덩이 옆면이 붉었고 그의 것이 배 위에서 뛰고 있었다. 연우는 시험지를 채점하는 얼굴로 그걸 봤다.
"육십 점. 재시험."
"언제."
"지금."
연우는 그의 어깨를 잡고 테이블에서 끌어내렸다. 성재가 비틀거리며 섰다. 연우는 그를 테이블 모서리에 엎드리게 했다. 손바닥을 시트에. 발은 어깨 넓이. 무릎 살짝.
"몇으로 시작해."
"...셋."
박타법. 퉁. 절타법. 탁. 연우는 좌우를 번갈았고 근육 이름으로 셌고 성재는 숫자를 댔다. 넷. 다섯. 여섯. 연우는 괄사판을 들었다. 손잡이가 아니라 판의 넓은 면으로. 그것으로 대둔근을 쳤다. 소리가 또 달랐다. 손보다 넓고 손보다 단단한 소리.
"일곱."
"좋아."
퍽.
"일곱—여덟."
연우는 멈췄다. 괄사판을 내려놓고 손바닥을 얹었다. 열이 올라왔다. 삼십 초. 성재의 숨이 시트에 닿아 젖은 자국을 만들었다.
"몇이야."
"...일곱. 내려갔어."
"그럼 계속."
여덟은 세 번 왔다. 세 번 다 연우는 멈추고 손을 얹었다. 세 번 다 일곱으로 내려간 다음 계속했다. 성재의 엉덩이는 붉은색에서 진한 붉은색으로 갔다. 멍이 될 색은 아니었다. 연우는 그 경계를 알았다. 내일 아침 보고에서 그가 앉을 때 아프다고 할 색. 사흘 갈 색.
"돌아누워. 다시."
성재가 테이블에 올라가 누웠다. 엉덩이가 시트에 닿을 때 소리를 냈다. 연우는 밤 상자에서 검은 장갑을 꺼냈다. 탁. 성재가 그 소리를 듣고 눈을 감았다.
"검은색이네."
"밤 거니까."
연우는 그의 무릎을 세우고 벌렸다. 오일. 손가락. 숨 내쉬어. 성재가 내쉬었다. 연우가 들어갔다. 골반저근. 이름을 불렀다. 성재가 신음했다. 그 자리. 밤톨. 연우는 쓸었다.
"몇이야."
"여섯—"
왼손으로 그의 것을 감쌌다. 움직였다. 오른손 손가락으로 눌렀다. 성재의 몸이 활이 됐다. 연우는 그걸 첫 번째로 멈췄다. 두 번째로 멈췄다. 성재의 소리에 단어가 사라졌다. 세 번째로 올라갈 때 성재의 입이 열렸다.
"더—"
연우의 손이 느려졌다.
성재가 눈을 떴다. 연우를 봤다. 연우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다.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야."
성재가 말했다. 숨을 몰아쉬면서.
"아니야. 식탁에서."
연우는 그의 얼굴을 봤다. 삼 초. 그다음 손가락으로 그 자리를 눌렀다. 여덟의 압력으로. 왼손을 빠르게 했다.
"잘했어."
성재가 소리를 냈다. 연우는 이번엔 멈추지 않았다. 손가락을 유지하고 손을 빠르게 하고 그의 얼굴을 봤다. 그가 가까워지는 걸 봤다. 복직근. 대퇴사두근. 발가락. 그리고 그가 갔다. 배 위로. 골반저근이 그녀의 손가락을 조였다. 아홉 번. 열 번.
연우는 손가락을 천천히 뺐다. 장갑을 벗었다. 성재는 테이블 위에서 헐떡였다. 연우는 민소매를 벗었다. 반바지를 벗었다. 성재가 눈을 떴다.
"...벌써?"
"아직이야. 넌 벌써고."
연우는 테이블에 올라갔다. 그의 위에. 아직 완전히 내려가지 않은 그의 것을 잡았다. 성재가 신음했다. 예민한 것을 잡힌 소리. 연우는 그걸 자기 자리에 맞추고 내려갔다. 반쯤 굳은 것이 들어오는 감각은 달랐다. 연우는 그 감각을 알았다. 좋아했다.
"연우—방금 갔는데—"
"알아. 그래서 하는 거야."
연우는 움직였다. 앞뒤로. 자기 각도를 찾아서. 손을 그의 가슴에 얹었다. 대흉근. 엄지로 눌렀다. 파랑. 성재의 것이 그녀 안에서 다시 굳었다. 세 번 멈춰진 다음 한 번 간 몸이 다시 서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연우는 그걸 안에서 느꼈다.
성재의 손이 그녀의 엉덩이를 잡았다. 세게. 연우는 허락했다. 자기 대둔근이 그의 손에 아프게 쥐어지는 것을. 지도에 없는 것. 지도가 필요 없는 것.
연우가 올라갔다. 손가락을 자기 클리토리스에 얹고, 허리를 움직이고, 대흉근을 누르고. 성재가 밑에서 그녀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입이 벌어져 있었다. 연우는 그의 흉쇄유돌근이 튀어나오는 걸 봤다. 그 근육의 영어 이름을 생각했다. 그다음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갔다. 연우가. 소리를 냈다. 성재의 것을 조이면서. 성재가 허리를 들었다. 두 번째가 오고 있었다. 연우는 그의 대흉근에 엄지를 꽂았다.
"대둔근—!"
연우의 손이 떨어졌다.
두 손 다. 위로. 몸이 멈췄다. 허리도. 그녀는 그의 위에 앉은 채 손바닥을 앞으로 든 채 얼어 있었다. 성재가 눈을 크게 떴다.
"뭐—뭐야, 왜—"
"네가 근육 이름 댔잖아."
"그건—"
"그거 안전어야, 감탄사야."
"감탄사! 감탄사! 제발—"
연우는 손을 내렸다. 그의 가슴에. 그리고 다시 움직였다. 성재가 신음하며 그녀를 붙잡았다.
"다음부턴 감탄사는 라틴어로 해."
"글루테우스—막시무스—"
연우가 웃었다. 움직이면서. 성재가 그 웃음 안에서 갔다. 두 번째로. 그녀 안에서. 그녀의 엉덩이를 자국이 남을 만큼 쥐면서. 라틴어를 말하면서. 연우는 그의 대흉근에 엎드렸다. 심박. 백오십. 내려가는 중.
"...트라페지우스는 뭐야."
성재가 물었다. 숨이 끊기면서.
"승모근."
"그건 라틴어로도 안 하겠다."
"그래. 그건 한국어로만."
연우는 그의 손목을 잡았다. 맥을 짚었다. 습관이었다. 성재가 웃었다.
"내일 아침 보고 뭐라고 할지 이미 알아."
"뭐."
"다 아파. 좋은 쪽으로."
"그건 보고가 아니야. 부위별로."
"대둔근, 여덟. 광배근, 넷. 골반저근—"
"골반저근은 안 아프잖아."
"...아니, 그냥 이름 부르고 싶었어."
연우는 그의 가슴에서 얼굴을 들지 않았다. 웃었다. 성재가 그걸 세었다. 이번 달 두 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