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의 밤

오피스텔 8층.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도어락이 잠겼다.

수빈은 신발도 벗지 않고 재우를 벽으로 밀었다. 현관 벽. 재우의 등이 부딪히고, 수빈의 입이 그의 입을 덮었다. 10분을 뛰어온 두 사람의 숨이 서로의 입 안에서 부딪혔다.

"벗어."

수빈이 입을 떼고 말했다.

"천천히."

수빈은 뒤로 물러나 침대 끝에 앉았다. 러닝 타이츠, 찢어진 바람막이, 묶은 머리 그대로. 다리를 꼬고 재우를 봤다.

재우는 현관에 서서 후드를 벗었다. 머리가 땀에 젖어 이마에 붙어 있었다. 그 아래 티셔츠. 천이 등과 배에 붙어서 벗기는 데 시간이 걸렸다. 수빈은 그 시간을 좋아했다. 팔이 올라가고 옆구리가 드러나고, 배, 가슴, 쇄골. 19분을 도망친 몸. 가로등이 아니라 이제 침실 조명 아래서.

"운동화 끈도."

재우는 한쪽 무릎을 꿇고 끈을 풀었다. 수빈은 그 자세를 좋아했다. 재우는 그걸 알고 있고, 그래서 천천히 풀었다. 왼쪽. 오른쪽. 신발이 벗겨지고 양말이 벗겨지고, 그는 무릎을 꿇은 채로 수빈을 올려다봤다.

"바지."

재우가 일어서서 트레이닝 팬츠를 허벅지까지 내렸다. 안에 입은 것은 없었다. 골목 셔터 앞에서 만져졌던 것이 튕겨 나오듯 드러났다. 완전히 서서 배 쪽으로 기울어 있었고, 끝이 이미 젖어 반짝였다.

"골목에서부터 계속 이랬던 거야?"

"뛰면서 좀 죽었다가—"

"다시 섰네."

"네가 앞에 앉아 있으니까."

수빈은 일어섰다. 재우 앞으로 걸어가서 그의 얼굴을 양손으로 잡고 입을 맞췄다. 이번엔 부드럽게. 혀가 천천히 들어갔다. 그리고 손을 내려 그의 것을 잡았다. 뜨거웠다. 손바닥 안에서 맥이 뛰었다.

"침대."

재우가 누웠다. 수빈이 서랍을 열었다. 붉은 면 로프. 5미터짜리 두 가닥.

"손."

재우가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렸다. 수빈은 침대 헤드보드 살에 로프를 걸고, 그의 왼쪽 손목을 감았다. 두 바퀴, 매듭, 손가락 하나 들어갈 여유. 오른쪽. 두 바퀴, 매듭.

"손가락 움직여 봐."

재우가 손가락을 폈다 접었다.

"당겨 봐."

당겼다. 헤드보드가 삐걱 소리를 냈고 로프는 꽉 조였고 매듭은 풀리지 않았다. 재우의 팔이 머리 위에 벌어진 채 고정됐다.

"어때."

"내가 30분을 다 채웠으면 지금 이 자리에 네가 누워 있는 건데."

"채웠어야지."

수빈은 침대 옆에 서서 바람막이를 벗었다. 스포츠브라. 타이츠. 그 안의 것까지. 천천히. 재우는 팔을 묶인 채 그걸 봤고, 시선이 내려가는 걸 수빈은 느꼈다. 그의 것이 한 번 튀었다.

수빈은 침대에 올라가 재우의 허벅지 위에 걸터앉았다. 그의 것 바로 앞. 넣지 않았다. 대신 몸을 앞으로 기울여 자기 젖은 곳을 그의 것 위에 얹고, 길게 미끄러뜨렸다. 아래에서 위로. 클리토리스가 귀두를 스쳤다. 재우의 허리가 위로 들렸다.

"움직이지 마."

"수빈—"

"사냥감은 움직이지 않아. 잡혔으니까."

수빈은 다시 미끄러뜨렸다. 위에서 아래로. 그의 것이 자기 것 사이에 눌려 젖어 갔다. 재우의 손목이 로프를 당겼다. 헤드보드가 울었다.

"말해."

"뭘."

"졌습니다."

재우가 웃었다. 숨이 끊긴 웃음.

"30분 다 채울 수 있었—"

수빈은 몸을 뒤로 뺐다. 그리고 재우의 허벅지 사이로 내려가서, 그의 것을 손으로 세워 잡고, 끝을 입에 넣었다.

"—아."

혀가 귀두를 둘렀다. 짠맛. 수빈은 천천히 삼켰다. 반. 그 이상. 입천장이 그를 눌렀다. 그리고 빼면서 혀로 밑을 훑었다. 재우의 허리가 떨렸다. 다시 삼켰다. 이번엔 손으로 밑을 감아쥐고, 입은 위에서, 손은 아래서, 두 개가 엇갈리게.

"수빈, 잠깐, 나—"

수빈은 멈췄다. 입을 뗐다. 손도 놓았다. 그의 것이 배 위로 떨어져 움찔거렸다. 재우의 가슴이 빠르게 오르내렸다.

"졌습니다."

"다시."

"졌습니다, 수빈."

"잘했어."

수빈은 다시 올라갔다. 이번엔 그의 것 위에 정확히 자리를 잡았다. 한 손으로 세워 잡고 자기 입구에 갖다 댔다. 끝이 닿았다. 재우가 숨을 멈췄다.

"허락 없이 싸면—"

"안 싸."

"허락 없이 싸면 다음 라운드도 네가 사냥감이야."

"그건 벌칙이 아니잖아."

"그럼 그 다음도."

수빈은 몸을 내렸다. 한 번에. 끝까지.

"—!"

소리는 둘 다에게서 나왔다. 수빈은 그를 다 받아들이고 잠시 멈췄다. 안이 그의 형태를 따라 벌어졌고, 꽉 찬 느낌이 배 안쪽까지 밀려 올라왔다. 재우의 손목이 로프를 최대로 당겼다. 헤드보드. 삐걱.

"움직이지 마."

"안 움직여—"

"움직이고 있어."

수빈은 허리를 들었다. 천천히. 끝만 남기고. 그리고 다시 내렸다. 이번엔 조금 빠르게. 젖은 소리가 났다. 다시. 다시. 재우의 것이 안에서 미끄러지면서 매번 그 한 지점을 밀었고, 수빈은 그 각도를 알았다. 1년 반 동안 배운 각도. 허리를 조금 앞으로 기울이면 거기가 정확히 눌린다.

"하, 수빈—"

"내가 몇 분 만에 잡았지?"

"...19분—"

"19분 도망친 사냥감이 지금 몇 분 버티고 있어?"

재우는 대답하지 못했다. 이빨을 물고 있었다. 수빈은 속도를 올렸다. 손을 그의 가슴에 짚고, 손톱이 살에 박히게. 허리가 앞뒤로 움직였다. 안이 조여들었다. 자기 것이 밀려오는 게 느껴졌다. 배 아래에서부터 위로.

"수빈, 나 못—"

"버텨."

"못 버텨—"

"넌 19분도 뛰었어."

수빈이 먼저 갔다. 허리를 그의 것 위에 눌러 박은 채로, 클리토리스를 그의 치골에 문지르면서. 안이 경련하듯 조였다. 소리가 나왔다. 참지 않았다. 참을 이유가 없다. 재우의 것이 안에서 그 경련을 그대로 받으며 떨렸고, 그의 허리가 들리려 했고, 수빈은 그걸 체중으로 눌렀다.

"싸지 마."

"—안 싸, 안 싸—"

수빈이 다 갔을 때 재우는 눈을 감고 있었다. 온몸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목 근육이 튀어나왔고 이마에서 땀이 떨어졌다.

"잠깐—"

재우가 말했다. 목소리가 달랐다.

"왼쪽 손목."

수빈은 즉시 멈췄다. 몸을 앞으로 기울여 그의 왼쪽 손목을 봤다. 아까 로프를 당기면서 매듭이 조금 돌아가 있었고, 로프 한 가닥이 손목뼈 위를 파고들어 있었다. 손끝이 조금 하얗다.

"미안."

수빈은 매듭을 풀었다. 로프를 한 바퀴 풀어 다시 감았다. 이번엔 손목뼈 아래로, 두 바퀴, 여유 있게. 손끝을 눌러 봤다. 색이 돌아왔다. 손목 안쪽에 입을 맞췄다.

"움직여 봐."

재우가 손가락을 폈다.

"괜찮아. 미안, 아까 너무 당겨서."

"내가 놓친 거야. 계속?"

"계속."

수빈은 몸을 다시 세웠다. 그는 아직 안에 있었다. 빠지지 않았다. 잠깐 멈춘 사이에도 그대로 서 있었다.

"열부터 거꾸로 세."

"뭐?"

"열부터 거꾸로. 하나까지 세면 허락해 줄게."

수빈이 움직였다. 아까보다 빠르게. 아까보다 세게. 침대가 울렸다.

"열—"

내렸다. 올렸다.

"아홉—"

재우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여덟—"

내렸다. 이번엔 허리를 돌리면서.

"일곱— 수빈, 안 돼—"

"세."

"여섯— 다섯—"

재우의 허리가 위로 튀었다. 로프가 당겨졌다. 헤드보드가 벽을 쳤다.

"네— 하, 수빈, 나 진짜—"

"넷이야."

"넷— 셋—"

수빈은 그의 것 위에 온 체중을 실어 내려앉았다. 그리고 안을 조였다.

"싸."

재우는 소리를 냈다. 목 안쪽에서 터지는 소리. 그의 것이 안에서 굵어지는 게 느껴졌고, 그 다음 순간 뜨거운 것이 안쪽으로 쏟아졌다. 한 번. 두 번. 세 번. 그의 허리가 들려 수빈을 위로 밀어 올렸고, 수빈은 그걸 그대로 받았다. 손톱이 그의 가슴에 박혔다. 그의 손목이 로프를 최대한 당기고 있었고, 그의 눈은 감겨 있었고, 그의 입에서 수빈의 이름이 반쪽만 나왔다.

수빈은 그가 다 쏟는 걸 느끼면서 다시 갔다. 두 번째. 아까보다 조용하게. 안이 그를 꽉 쥐었고, 그 안에 가득 찬 것이 뜨거웠다.

숫자는 셋에서 끝났다.

* * *

수빈은 매듭을 풀었다. 왼쪽. 오른쪽. 로프가 풀린 손목에 붉은 자국이 두 줄 남아 있었다. 수빈은 그 자국을 엄지로 문지르고, 입으로 한 번씩 덮었다.

재우가 팔을 내렸다. 팔이 조금 떨렸다. 그는 수빈의 허리를 감아 자기 위로 끌어내렸다. 아직 그의 것이 안에 있었다. 천천히 작아지고 있었다.

"셋."

재우가 말했다.

"뭐."

"셋에서 끝났어. 하나까지 못 셌어."

"내가 허락했잖아."

"넷까지 버틴 거 인정해 줘."

수빈은 웃었다. 그의 가슴 위에서. 땀이 둘의 배 사이에서 미끄러졌다.

"인정. 넷은 버텼어."

"이것도 기록에 올려야지."

"뭘, 넷을?"

"응. 다음엔 셋."

"다음엔 사냥감이 나야."

"그러니까."

재우의 손이 수빈의 등을 천천히 훑었다. 목덜미까지. 그리고 묶은 머리끈을 풀었다. 머리가 쏟아졌다.

"물 마실래?"

"1분 뒤에."

수빈은 그의 심장 위에 귀를 댔다. 여전히 빨랐다. 평온한 심장. 웃겼다. 그런데 그 소리가, 이 도시 어느 골목에서 들리던 발소리보다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