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정하는 자세
차 한 잔이 두 잔이 되고, 두 잔이 저녁이 되는 데는 삼 주가 걸렸다.
이런 것들은 언제나 뒤늦게 이름을 얻는다. 처음에는 그저 학생들이 떠난 뒤 그녀가 옷을 다 입고도 바로 나가지 않는 것이었다. 그 다음에는 그가 포트에 물을 한 번 더 올리는 것이었다. 그 다음에는 화실 뒤편, 그가 자기 작업을 하는 공간에 그녀가 처음으로 발을 들이는 것이었다. 벽에 기대어 세워진 캔버스들. 대부분이 뒷면을 보이고 있었다. 그는 자기 그림을 잘 보여주지 않는 사람이었고, 그것도 그녀는 이해했다.
그들은 형태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것이 그들에게 허락된 언어였으니까. 그는 학생들이 어깨를 왜 늘 너무 넓게 그리는지에 대해 말했고 — 어깨가 몸의 경계라고 믿기 때문에, 실제로는 어깨는 경계가 아니라 통로인데 — 그녀는 앵그르가 그린 목욕하는 여자의 등이 해부학적으로 불가능한 길이라는 것을 이야기했다. 그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서로가 아는 것을 서로에게 건네는, 실은 다른 것을 건네고 있는 이야기.
그는 그녀를 만지지 않았다. 찻잔을 건넬 때도 손이 닿지 않게 놓았다. 화실 문을 나설 때 그녀의 어깨 뒤로 손을 뻗어 불을 끌 때도 그 손은 정확히 그녀의 어깨에서 한 뼘 떨어져 있었다. 그녀는 그 한 뼘을 매번 느꼈다. 한 뼘은 아무것도 아닌 거리이면서 모든 것인 거리였다. 그녀가 세 시간 동안 스물여섯 명과 유지하는 거리도 결국 그런 것이었다. 닿지 않는 것으로 붙들려 있는.
"세 시간 동안 무슨 생각 해요?"
11월의 첫 주, 화실 근처 국숫집에서 그가 물었다. 그것은 모델에게 누구나 묻는 질문이었고, 그녀에게는 준비된 대답이 있었다. 아무 생각도 안 해요. 숨만 세요. 벽의 얼룩을 세요. 전부 거짓은 아니었다.
"복종에 대해서요."
그 말이 왜 나왔는지 그녀는 나중에도 설명하지 못했다. 국물이 뜨거웠고, 창에 김이 서려 있었고, 그가 질문을 하면서 그녀를 보지 않고 자기 젓가락을 보고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보지 않는 사람 앞에서는 말이 더 쉽게 나온다. 그녀는 그것을 십 년 동안 단상 위에서 배웠다.
"아니, 그게 —" 그녀가 물러서려 했다.
"복종."
그는 그 단어를 받아서 탁자 위에 놓았다. 다시 가져가라고 돌려주지도 않고, 자기 것으로 삼지도 않고, 그냥 두 사람 사이에 놓았다. 찻잔을 놓을 때처럼.
그래서 그녀는 말했다. 스물셋의 강의실, 이십 분, 손이 아니라 눈으로 붙들려 있던 느낌. 그 후로 매번 그 느낌을 찾아 다시 옷을 벗었다는 것. 보여지는 일에 전부를 내어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세 시간. 그것을 그녀는 복종이라고 부른다고. 다만 —
"다만?"
"다만 누구에게 복종하는지는 몰라요." 그녀는 국물을 한 숟갈 떴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자세는 제가 정하잖아요. 학생들은 그냥 그려요. 아무도 저한테 그렇게 있으라고 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그건 — 복종의 느낌만 있고 복종할 대상은 없는 거예요. 아마 그래서 세 시간이 지나면 늘 조금 허기가 지는 것 같아요."
그가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국숫집 주인이 그릇을 치우러 왔다 갔다. 그가 말했을 때 그 목소리는 수업 중에 학생의 종이를 내려다보며 '여기 무게가 없어요'라고 말할 때와 같은 목소리였다. 판단하지 않고, 다만 보이는 것을 말하는.
"제가 정하면요."
그녀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자세를요."
"자세를. 시간을. 어디까지 보이는지를." 그는 이제 그녀를 보고 있었다. "학생들은 그대로 있고. 그 사람들은 그냥 그려요. 하림 씨는 그 사람들 앞에서, 제가 정한 대로 있는 거예요. 그 사람들은 모르고. 하림 씨와 저만 아는 거예요."
"그건 —"
"그림을 위해서가 아니에요." 그가 말을 끊었다. 그는 그녀의 말을 끊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것만으로도 그녀는 이것이 그에게 얼마나 무거운 말인지 알 수 있었다. "학생들한테 더 좋은 자세를 주려는 게 아니에요. 그건 핑계로도 안 써요. 저를 위해서예요. 하림 씨가 세 시간 동안 버티는 걸 보면서 그게 저를 위한 거라는 걸 아는 것. 그거예요, 제가 원하는 건."
김이 서린 창 너머로 사람들이 지나갔다. 형태들. 그녀는 자기 손이 탁자 밑에서 아주 조금 떨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을 감추는 법도 알았다. 배로 숨을 쉬었다. 골반이 부풀고 가라앉았다. 국숫집의 누구도 그것을 보지 못했다. 그만이 보았을 것이다. 보이지 않아서.
"어떤 자세인데요."
"몰라요, 아직." 그가 정직하게 말했다. "팔보다 더 버티기 힘든 걸 버텨야 하는 자세. 그것만 알아요."
"생각해 볼게요."
"네."
"오래 걸릴 수도 있어요."
"저는 세 시간씩 기다리는 사람을 여섯 달 봤어요." 그가 처음으로 조금 웃었다. "기다리는 건 배웠어요."
집에 돌아와 그녀는 불을 켜지 않았다.
방 안의 어둠은 북향의 빛과 닮은 점이 있다. 변하지 않는다. 그녀는 침대에 앉아 옷을 벗었다. 화실에서 벗을 때와 같은 순서로, 같은 속도로. 그것이 습관인지 의식인지 그녀는 오래전에 구분하기를 그만두었다.
팔보다 더 버티기 힘든 것.
그녀는 누웠다. 그리고 습관처럼 자세를 잡았다. 등을 곧게, 두 팔을 몸 옆에, 다리를 조금 벌리고. 누가 보고 있는 것처럼. 십 년 동안 그녀는 혼자 있을 때도 그렇게 누웠다. 보는 사람 없이 보여지는 자세로. 오늘 처음으로 그 '누가'에게 얼굴이 있었다.
손을 움직이지 않았다. 그것이 먼저였다. 젖꼭지가 어둠 속에서 저 혼자 단단해지는 것을 그녀는 느꼈다. 허벅지 안쪽이 뜨거워지고, 벌어진 다리 사이에서 축축한 것이 천천히 배어 나오는 것을 느꼈다. 아무것도 만지지 않았는데. 그저 그가 정한 자세로 그의 앞에 있다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스물여섯 개의 목탄이 그녀의 윤곽을 긁고, 그 소리 너머 창가에 그가 서서, 그녀가 자기를 위해 벌어져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
버티는 것이 먼저 무너졌다. 그녀는 오른손을 내려 다리 사이로 가져갔다. 손가락이 닿은 곳은 이미 미끄러웠다. 그녀는 자기 안으로 두 손가락을 밀어 넣었고, 그 순간 자기가 얼마나 젖어 있었는지를 알았다. 손바닥 밑에서 클리토리스가 부풀어 있었다. 그녀는 손가락을 넣은 채 손바닥으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원을 그렸다. 화실에서 이십 분마다 종이가 넘어가는 그 속도로.
움직이지 마.
그가 한 말이 아니었다. 아직 아무도 그녀에게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그 말을 그의 목소리로 들었고, 왼손을 침대 시트 위에 못 박힌 듯 펴고, 다리를 벌린 각도를 조금도 바꾸지 않고, 오직 오른손만 움직이며 자기 안에서 올라오는 것을 견뎠다. 견디는 것이 곧 쾌감이라는 것을 그녀는 그날 처음 알았다. 참으면 참을수록 다리 사이가 더 뜨거워지고, 더 흘러넘치고, 손가락을 감싼 벽이 더 조여드는 것을. 그녀는 이를 물었다. 소리를 내지 않는 것도 자세의 일부였다.
절정은 정지 속에서 왔다. 허벅지 안쪽이 스툴 위에서 떨리던 것과 같은 자리에서 떨림이 시작되어 골반을 지나 척추를 타고 올라갔고, 그녀는 그것이 지나가는 동안 왼손을 시트 위에 펴둔 채 등을 곧게 펴고 있었다. 눈을 뜨고. 어둠 속에서 아무것도 보지 않으면서, 보여지고 있는 것처럼. 손가락을 감싼 벽이 몇 번이고 조여들었다 풀렸고, 그녀는 그것을 하나하나 세었다. 종이가 넘어가는 소리를 세듯이.
숨이 돌아오는 데 오래 걸렸다. 그녀는 젖은 손을 배 위에 올려놓고 천장을 보았다. 팔보다 더 버티기 힘든 것이 무엇인지 그녀는 이제 알았다. 그것을 그가 정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다음 날 그녀는 화실에 평소보다 삼십 분 일찍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