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물이 되는 법

하림이 가장 먼저 배운 것은 숨을 감추는 법이었다.

숨을 멈추는 것이 아니다. 멈추면 삼십 초도 못 가서 어깨가 흔들리고, 흔들린 어깨는 누군가의 종이 위에서 목탄 선 하나를 어긋나게 만든다. 감추는 것이다. 숨을 배 밑바닥까지 내려보내, 갈비뼈가 아니라 골반이 아주 조금 부풀고 가라앉게 하는 것. 그렇게 하면 이젤 너머의 스무 개 남짓한 눈은 그녀가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을 잊는다. 그녀는 그냥 거기에 놓여 있다. 흰 천 위에 사과가 놓여 있는 것처럼. 접힌 천의 주름이 놓여 있는 것처럼.

화실 선(線)의 오후 빛은 북쪽 창에서 들어온다. 북향의 빛은 하루 종일 거의 변하지 않아서 화가들이 좋아하고, 같은 이유로 하림도 좋아한다. 그 빛 아래에서 세 시간을 같은 자세로 보내면 그녀는 자신이 시간의 바깥에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그림자가 자리를 옮기지 않으니 시간도 흐르지 않는 것 같은 착각.

오늘의 자세는 단순했다. 등받이 없는 나무 스툴에 앉아 왼쪽 다리를 앞으로 뻗고, 오른쪽 발은 스툴의 가로대에 걸치고, 두 손은 무릎 위에 포개고, 시선은 바닥의 한 점에. 이십 분마다 종이 넘어가는 소리가 나고, 그때마다 그녀는 같은 점을 다시 찾아 시선을 내려놓는다. 스물여섯 개의 목탄이 종이를 긁는 소리는 한 번도 같은 리듬으로 겹치지 않는다. 어떤 것은 급하고, 어떤 것은 주저하고, 어떤 것은 — 오른쪽 구석, 은퇴한 미술 교사라는 문 선생의 것은 — 한 번 길게 지나가고 아주 오래 멈춘다.

그 소리들을 듣는 것이 그녀의 일이다. 정확히는, 그 소리들 아래에 자기 몸을 두는 것이.

그녀가 누드 모델을 시작한 것은 스물셋, 미술사 대학원의 첫 학기였다. 돈 때문이었다고 말하면 절반은 맞다. 실기과 조교가 급하게 모델을 구한다고 했고, 시간당 페이는 과외보다 나았다. 나머지 절반은 그날 이십 분짜리 첫 자세가 끝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강의실 안의 열두 명이 이십 분 동안 아무 말 없이 그녀만을 보았다. 그녀는 그 시선이 두려울 거라고 예상했고, 실제로 첫 삼 분은 두려웠다. 그 다음에 온 것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붙잡혀 있는 느낌. 누군가가 그녀를 꼭 붙들고 있는데, 손이 아니라 눈으로 붙들고 있는. 그녀는 그 안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웃지 않아도, 대답하지 않아도, 무엇이 되려고 애쓰지 않아도. 그저 보여지기만 하면 되었다. 보여지는 일에 자기 전부를 내어주기만 하면.

그날 밤 그녀는 오래된 화가의 편지 모음집에서 한 문장을 찾아 밑줄을 그었다. 모델은 빛에 복종한다. 화가는 그 문장을 소묘의 기술적인 조언으로 썼을 것이다. 하림은 다르게 읽었다. 그 단어를 — 복종을 — 그녀는 그 후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가지고 다녔다. 그것은 그녀가 세 시간 동안 하는 일의 이름이었다. 남들이 '일'이라고 부르고, 화가들이 '포즈'라고 부르고, 그녀 혼자만 그렇게 부르는.

재이는 화실을 운영하는 화가였다. 서른 후반, 마른 몸, 손톱 밑에 늘 남아 있는 프러시안 블루. 수업 중에 그는 거의 그리지 않았다. 이젤 사이를 천천히 걸어 다니며 학생의 종이를 내려다보고,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키고, 짧게 말했다. "여기 무게가 없어요." "이 선은 보고 그린 게 아니라 안다고 생각하고 그린 거예요." 그는 학생의 종이 위에 직접 선을 그어 고치는 법이 없었다. 그것이 그녀가 그에게서 처음 좋아하게 된 점이었다. 남의 것 위에 자기 손을 얹지 않는 사람.

하림이 이 화실의 전속 모델이 된 지 여섯 달째였다. 여섯 달 동안 그는 그녀에게 자세를 지시한 적이 없었다. 다른 화실에서는 대개 강사가 자세를 정해준다. 여기서는 그녀가 스스로 정했고, 그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 학생들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녀는 그것을 존중이라고 이해했고, 그 이해는 아마 맞았다. 다만 오늘, 마지막 이십 분에 들어서면서 그녀는 그가 학생들의 종이를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뻗은 왼쪽 허벅지 안쪽에서 시작된 떨림은 아주 작았다. 두 시간 사십 분을 같은 각도로 버틴 근육이 항의하는 방식이다. 그녀는 그것을 알고 있었고, 대처하는 법도 알고 있었다. 반대편 발로 스툴 가로대를 조금 더 세게 누르는 것. 겉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안에서만 무게가 옮겨간다. 학생들은 모른다. 학생들은 언제나 모른다.

그러나 그녀의 시야 왼쪽 가장자리에, 이젤 사이에 서 있어야 할 그가 서 있지 않았다. 그는 창가에, 학생들의 등 뒤에, 정확히 그녀가 바닥의 한 점을 볼 때 초점 바깥으로 흐릿하게 걸리는 자리에 서 있었다. 그리고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가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그것은 이상한 감각이었다. 스물여섯 명이 그녀를 보고 있었고, 그녀는 그 시선들에 익숙했다. 그 시선들은 그녀의 윤곽을 보았다. 어깨에서 팔꿈치로 내려가는 선, 무릎의 각도, 젖가슴 아래에 고이는 그림자의 농도. 그것들은 그녀를 형태로 보았고 그녀는 형태가 되어주었다. 그러나 창가의 시선은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그녀의 윤곽이 아니라 그 윤곽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형태가 아니라 형태를 붙들고 있는 힘을.

떨림이 허벅지에서 무릎으로 내려왔다. 그녀는 배로 숨을 쉬었다. 종이 넘어가는 소리 대신 재이의 목소리가 났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학생들이 떠나는 데는 늘 이십 분쯤 걸린다. 목탄 가루를 털고, 픽서티브를 뿌리고, 서로의 종이를 곁눈질하고. 하림은 스툴에서 내려와 뻗었던 다리에 피가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며 회색 가운을 어깨에 걸쳤다. 그녀는 학생들이 다 나가기 전에 옷을 다 입지 않는다. 그것도 그녀만의 규칙이었다. 벗은 몸이 급하게 감춰야 할 것이 되는 순간, 세 시간 동안 만든 것이 무너진다고 그녀는 믿었다.

문이 마지막으로 닫히고, 재이가 전기 포트에 물을 올렸다. 그가 늘 하는 일이었다. 그녀가 옷을 입는 동안 그는 등을 돌리고 물을 끓이고, 물이 끓으면 그녀는 옷을 다 입고 있다. 여섯 달 동안 한 번도 어긋나지 않은 순서.

"오늘 좀 다르게 있었어요."

그가 등을 돌린 채로 말했다.

"아무것도 안 바꿨는데요."

"알아요." 포트가 끓기 시작하는 소리. "그래서 이상했어요. 아무것도 안 바뀌는데, 뭔가를 버티고 있는 게 보여서."

하림은 가운의 허리끈을 묶던 손을 멈췄다. 창밖의 빛은 아직 북향의 빛이었다. 변하지 않는 빛. 그 빛 아래서 그녀는 자기가 여섯 달 동안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은 사실을 들여다보았다. 이 방에서 그녀를 보는 스물일곱 개의 시선 중 하나만이 그녀의 윤곽을 보고 있지 않았다는 것. 그 하나가 오늘 처음 소리를 내어 말했다는 것.

"허벅지였어요." 그녀가 말했다. "마지막 이십 분에."

"네."

"보였어요?"

"아니요." 그가 찻잔 두 개에 물을 부었다.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보였어요."

그녀는 그 문장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렸고, 이해한 뒤에는 그것이 그녀가 오랫동안 혼자 가지고 다닌 단어와 아주 가까운 곳에 놓여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직 그 단어를 말할 때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날 처음으로, 세 시간 동안 자기가 누구에게 복종하고 있었는지를 생각했다. 빛에게? 스물여섯 개의 목탄에게? 아니면 창가에 서서 움직이지 않던, 아무것도 그리지 않던 한 사람에게?

찻잔이 그녀 앞에 놓였다. 손이 닿지 않게, 그가 늘 그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