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의 모양
민지가 인슐린 용량을 열 배로 잘못 읽은 것은 이브닝 근무 여덟 시 이십 분이었다.
처방은 4단위였다. 민지가 주사기에 잰 것은 40단위였다. 인슐린 주사기의 눈금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는 사람은 그것이 얼마나 흔한 실수인지 안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실수인지도.
서윤은 그것을 우연히 보았다. 우연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녀 눈은 열두 년 동안 그런 것을 보도록 훈련되어 있었다. 민지가 주사기를 들고 11번 베드로 향하는 순간, 서윤은 주사기 안의 액체 높이를 보았고, 두 걸음으로 민지 앞에 섰다.
"민지 선생. 그거 몇 단위야?"
민지가 주사기를 보았다.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아."
"다시 재. 내가 옆에서 볼게."
그게 다였다. 서윤은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듣지 않게 했다. 민지가 새 주사기에 4단위를 재는 것을 보았고, 함께 11번 베드로 갔고, 투약을 확인했다. 그리고 스테이션으로 돌아와 민지에게 말했다.
"보고서 써. 환자한테 안 들어갔으니까 근접 오류. 내가 같이 쓸게. 이건 네가 잘못한 게 아니라 시스템이 잡아야 하는 거야. 인슐린 주사기는 원래 그렇게 생겨서 다 헷갈려."
민지는 울었다. 서윤은 민지를 약품실로 데려가 문을 닫고 오 분을 주었다. 그리고 다시 나와 일했다. 열한 시까지.
인계가 끝나고 김 교수가 스테이션을 지나가다 멈췄다. 당직 의사에게 무언가를 들은 모양이었다.
"정 선생. 오늘 인슐린 건."
"네."
"잘 잡았어. 그거 들어갔으면 큰일이었지." 김 교수는 그녀 어깨를 한 번 쳤다. "역시 우리 응급실 기둥이야. 정 선생 없으면 여기 안 돌아가."
서윤은 웃었다. 늘 하는 웃음이었다. 그리고 탈의실로 가서 유니폼을 벗고, 어깨의 매듭을 눌러보고, 버스를 탔다.
공방 이층에 도착한 것은 열두 시 이십 분이었다. 규칙대로면 그녀는 열한 시에 자야 했다. 근무가 늦게 끝나는 날은 예외였다. 태오는 알고 있었다. 그는 부엌에서 누룽지를 끓이고 있었다.
"손 씻고 와."
그녀는 씻었다. 앉았다. 누룽지를 먹었다. 두 숟갈. 세 숟갈. 그리고 숟가락을 놓았다.
"더 못 먹겠어요."
"그럼 됐어."
그는 그릇을 치웠다. 그녀는 소파로 갔다. 앉았다. 고양이가 왔다. 그녀는 고양이를 만졌다. 그리고 기다렸다. 어깨가 내려가기를. 눈이 사방을 훑는 것을 그만두기를. 결정이 손에서 미끄러져 나가기를.
내려가지 않았다.
어깨는 거기 있었다. 눈은 부엌의 칼 정리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 머릿속에서는 근접 오류 보고서의 문장이 돌아가고 있었다. 「투약 전 이중 확인 과정에서 발견됨.」 아니, 「투약 직전 책임간호사에 의해 발견됨.」 어느 쪽이 민지한테 덜 불리한가.
"열두 시 사십 분. 씻고 와."
그녀는 씻었다. 잠옷을 입었다. 누웠다. 그가 의자에 앉아 책을 펼쳤다. 느티나무.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그 목소리가 들어와야 할 자리에 다른 것이 있었다. 김 교수의 손. 어깨를 치는. 응급실 기둥.
"...태오 씨."
그가 읽기를 멈췄다.
"안 되겠어요. 오늘."
"뭐가."
"작아지는 거. 안 돼요. 계속 응급실이에요. 머리가."
그는 책을 덮었다. 그리고 의자에서 침대로 옮겨 앉았다. 그녀 옆에.
"무슨 일 있었어?"
그녀는 말했다. 민지. 인슐린. 40단위. 약품실 오 분. 보고서. 김 교수. 응급실 기둥. 말하는 동안 그녀는 자기 목소리가 인계할 때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았다. 정확하고, 빠르고, 감정이 없는.
"그래서 잘 잡았네."
"네. 잘 잡았어요. 저는 늘 잘 잡아요." 그녀는 천장을 보았다. "그리고 지금 여기 누워서 마흔한 살 남자한테 책 읽어달라고 하고 있어요. 이 나이에. 이 직업에. 스티커판이라니."
말이 나오고 나서 그녀는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았다. 그것은 하은의 눈이 아니었다. 김 교수의 손도 아니었다. 그것은 그녀 안에 원래 있던 것이었다. 일 년 동안 그 사이트를 보면서 "이건 내 얘기가 아니야"라고 했던 목소리. 그 목소리가 오늘 밤 크게 말하고 있었다.
태오는 오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부끄러워?"
"...네."
"뭐가 제일."
"모르겠어요. 전부." 그녀는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낮에는 제가 사람을 살려요. 남의 실수를 잡아요. 사람들이 저한테 와서 물어요. 그리고 밤에는 별을 받아요. 바나나 먹었다고. 그 두 개가 같은 사람이라는 게, 제가 저한테 설명이 안 돼요. 하은이 문제가 아니었어요. 저예요."
태오는 그녀 손을 얼굴에서 떼지 않았다. 대신 그 손 위에 자기 손을 얹었다.
"나 얘기 하나 해도 돼?"
그녀는 손 아래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육 년 사귄 사람. 시장에서 말한 사람." 그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 "그 사람은 규칙이 없었어. 그래서 나는 언제 돌보고 언제 쉬는지 몰랐어. 새벽 세 시에 전화가 오면 갔고, 밥을 안 먹으면 먹였고, 울면 안았어. 그 사람이 나를 필요로 하는 게 좋았어. 그런데 어느 날 공방에서 대패를 밀다가 손을 다쳤어." 그는 자기 손등의 흰 흉터를 그녀 손 위에 올렸다. "세 시간 동안 안 잤거든. 그날 알았어. 내가 돌보는 걸 좋아하는 게 아니라, 돌보는 걸 멈추는 방법을 모르는 거라는 걸. 그건 다른 거야."
"그래서 헤어졌어요?"
"그래서 헤어졌어. 그리고 이 년 동안 아무것도 안 했어. 그러다 그 사이트에서 서윤 씨 글을 봤어. 결정을 안 해도 되는 시간. 그 문장 보고 생각했어. 이 사람은 자기가 뭘 원하는지 알고, 뭐가 싫은지도 알고, 그걸 종이에 쓸 수 있는 사람이구나. 그러면 나도 종이에 쓸 수 있겠구나. 언제 멈추는지를."
그녀는 손을 내렸다. 그를 보았다.
"저 때문에 다시 한 거예요?"
"서윤 씨 때문에 다시 할 수 있었어. 그건 좀 달라."
"...부끄럽지 않아요? 태오 씨는?"
"호두나무판." 그가 말했다. "저거 만드는 데 아홉 시간 걸렸어. 구멍 서른 개 간격 맞추는 데 두 시간, 별 깎는 데 네 시간, 오일 세 번. 마흔한 살 남자가 여자 자는 시간 정해주려고 아홉 시간 동안 나무를 깎았어. 그거 나는 하나도 안 부끄러워. 잘 만들었거든."
서윤은 웃었다. 울면서.
"그건 대답이 아니에요."
"대답이야. 서윤 씨가 부끄러운 건 서윤 씨 몫이라서 내가 대신 못 들어. 그런데 나는 내 몫이 안 부끄럽다는 건 말해줄 수 있어. 그리고 옆에 앉아 있을 수는 있어. 서윤 씨가 그거 들고 있는 동안."
그녀는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톱밥 냄새. 그가 그녀 뒷목에 손을 얹었다. 매듭. 아직 거기 있었다. 그는 풀려고 하지 않았다. 그냥 손을 얹었다.
"오늘은 작아지지 않아도 돼. 그냥 자. 큰 서윤이든 작은 서윤이든, 자는 건 똑같으니까."
그녀는 잤다. 어깨가 내려가지 않은 채로. 그러나 잤다. 다섯 시간을.
아침에 판에는 별이 하나 더 있었다. 열아홉 번째. 종이.
「어제: 부끄러운 것 말함. 그거 제일 어려운 거.」
병원에서 하은이 물었다. 탈의실에서. 유니폼을 입으면서.
"오늘 끝나고 맥주 한잔. 민지 위로해줘야 돼. 어제 그거 소문 다 났어."
"...열한 시까지 들어가야 돼."
하은의 손이 멈췄다.
"통금? 너 서른넷이야."
"알아."
"누가 정한 건데. 그 바나나 남자?"
서윤은 사물함 문을 닫았다. 손가락이 별 모양을 기억했다.
"내가 정했어. 그 사람이 들고 있는 거고."
하은은 그녀를 보았다. 처음 듣는 문장이었을 것이다. 서윤 자신도 그 문장을 소리 내어 말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말하고 보니, 그것이 정확했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나도 어제까지는 몰랐어."
하은은 더 묻지 않았다. 대신 사물함에서 초콜릿을 하나 꺼내 그녀에게 던졌다.
"먹어. 이건 밥 아니지만."
서윤은 그것을 받았다. 주머니에 넣었다. 밥 먹은 다음에 먹을 것이었다. 규칙 세 번째. 그것을 지키는 것이 부끄러운지 아닌지는, 오늘도 아직 모르겠다. 다만 그 부끄러움이 이제 혼자 있지 않다는 것은 알았다. 그 옆에 아홉 시간 동안 깎은 호두나무판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