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별

데이 근무는 오후 세 시에 끝났고, 서윤이 공방 앞에 선 것은 네 시 이십 분이었다. 그녀는 병원에서 곧장 왔다. 갈아입은 사복 아래로 아직 유니폼의 감각이 남아 있었다. 팔꿈치 안쪽에 손 소독제가 마른 자리가 당겼다.

공방 문에는 「오늘 네 시 마감」이라는 나무 팻말이 걸려 있었다. 서윤은 그것을 잠시 보았다. 그가 자기 때문에 일찍 문을 닫았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이 부담이 되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그렇지 않았다.

이층 문이 열렸다. 태오는 앞치마 대신 회색 스웨터를 입고 있었다.

"왔네." 그가 말했다. 반말이었다. 처음이었다. 서윤은 그것을 알아차렸고, 자기가 그것을 싫어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차렸다. "손 씻고 와."

부엌에서 된장찌개 냄새가 났다. 서윤은 신발을 벗고 화장실로 갔다. 세면대 옆에 새 수건이 한 장 놓여 있었다. 그녀 것이었다. 아무도 그렇다고 말하지 않았지만 그녀 것이었다. 그녀는 손을 씻었다. 응급실에서 하는 방식으로, 손등과 손가락 사이와 손톱 아래까지. 그러다 멈췄다. 여기서는 그렇게 씻지 않아도 되었다. 그냥 씻었다.

식탁에는 두 사람 분이 차려져 있었다. 된장찌개, 계란말이, 시금치나물, 김치, 그리고 흰밥. 대단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서윤은 의자 앞에 서서 어디에 앉을지 잠깐 망설였다.

"거기." 태오가 창가 쪽 의자를 가리켰다. "고양이가 보이는 자리."

그녀는 앉았다. 태오가 찌개를 떠서 그녀 앞에 놓았다. 계란말이를 두 조각 올려주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고르지 않았다. 아무것도 고르지 않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 손이 자꾸 반찬 그릇으로 가려고 했다. 더 먹을지, 무엇을 먼저 먹을지. 그러다 그녀는 손을 무릎 위에 내려놓고, 그가 놓아준 것만 먹기 시작했다.

"오늘은 어땠어."

"...보통이었어요. 교통사고 두 건, 약물 한 건. 심정지는 없었어요."

"그럼 좋은 날이네."

"응급실에서는 그게 좋은 날이에요."

"밥 더 줄까."

"모르겠어요."

그는 웃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밥그릇을 보았다. 삼분의 일쯤 남아 있었다.

"그거 다 먹고 나면 내가 정할게."

그녀는 다 먹었다. 그는 반 공기를 더 주었다. 그녀는 그것도 다 먹었다. 그가 그릇을 치우면서 지나가듯 말했다.

"다 먹었네. 잘했어."

서윤은 식탁 결을 손가락으로 따라가며 그 말을 들었다. 큰 소리가 아니었다. 그녀가 말한 대로였다. 지나가듯이. 그런데 그 말이 들어온 자리가 이상하게 깊었다.

설거지는 그가 했다. 그녀는 돕겠다고 일어섰다가 "앉아 있어" 한마디에 다시 앉았다. 앉아 있는 것. 누군가가 자기를 위해 무언가를 하는 동안 그냥 앉아 있는 것. 그녀는 창가의 고양이를 보았다. 대패는 배를 드러내고 자고 있었다. 저렇게 자는 법을 저 고양이는 어디서 배웠을까.

"물 받아놨어. 이십 분 있다 나와. 시계 안 봐도 돼. 내가 불러줄게."

욕조는 오래된 집의 것답게 작고 깊었다. 물은 뜨겁지 않고 따뜻했다. 서윤은 옷을 벗어 바구니에 넣고 물에 들어갔다. 어깨까지. 그리고 눈을 감았다. 문밖에서 태오가 무언가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릇 소리, 발소리, 고양이에게 말하는 낮은 소리. 그가 문 옆에 앉는 소리가 났다.

"내가 만드는 식탁 얘기 해도 돼?"

"네."

그는 문에 등을 기대고 여덟 명이 앉는 식탁 얘기를 했다. 물푸레나무 상판이 어떻게 결을 맞춰야 하는지, 다리를 네 번째로 바꾸자고 하면 이번엔 거절할 생각이라는 것, 오일을 몇 번 발라야 물이 안 스며드는지. 서윤은 절반은 알아듣지 못했고, 알아들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 좋았다. 그의 목소리는 문을 통과하면서 조금 둥글어졌다. 물이 그녀 어깨 위에서 조금씩 움직였다.

"이십 분. 나와."

그녀가 수건을 두르고 나오자 침대 위에 옷이 놓여 있었다. 회색 면 잠옷이었다. 위아래, 아무 무늬도 없는, 두툼하고 부드러운. 어른 옷이었다. 그녀 몫으로 그가 산 것이었다.

"사이즈는 대충 봤어. 크면 말해."

맞았다. 조금 컸다. 그녀는 말하지 않았다.

열 시 반. 그는 그녀에게 요거트를 하나 주었다. 자기 전 간식은 우유나 요거트. 규칙 네 번째. 그녀는 소파에 앉아 그것을 천천히 먹었다. 그는 옆에 앉아 책을 읽었다. 그녀에게 무언가를 하라고 하지 않았다. 그녀는 요거트를 다 먹고 빈 통을 들고 있었다. 그가 손을 내밀었고, 그녀는 통을 넘겼고, 그는 일어나 그것을 버리고 돌아와 앉았다.

"열 시 오십 분. 이 닦고 누워."

침대는 그녀 오피스텔의 것보다 넓었다. 그녀는 벽 쪽에 누웠다. 태오는 침대 옆 의자에 앉았다. 눕지 않았다. 그녀는 그것을 물어보려다 하지 않았다.

"읽어줄게. 자면 멈출게."

그가 읽은 것은 동화가 아니었다. 나무에 대한 산문집이었다. 어떤 사람이 삼십 년 동안 한 마을의 느티나무를 관찰한 기록. 느티나무가 어떻게 가지를 떨어뜨려 스스로 무게를 줄이는지, 늙은 나무가 왜 속을 비우고도 서 있는지. 그의 목소리는 낮았고, 문장은 길었고, 서윤은 세 번째 문단에서 이미 뜻을 따라가는 것을 그만두었다.

어깨가 이상했다.

그녀는 처음에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어깨가 아픈 것이 아니라 아프지 않아서 이상했다. 매듭이 있던 자리에 매듭이 없었다. 아니, 있었는데 풀리고 있었다. 승모근이 베개 위로 천천히 무너지는 것이 느껴졌다. 열두 년 동안 들고 있던 것을 누가 대신 들어준 것처럼.

"...대디."

그녀는 자기가 그 말을 했다는 것을 절반쯤만 알았다. 잠과 깸의 경계에서, 입이 먼저 움직였다. 아직 못 하겠다고 했던 단어였다.

책 읽는 소리가 멈췄다. 아주 짧게.

"응." 그가 말했다. "여기 있어."

그리고 그는 다시 읽었다. 느티나무가 백 년 만에 처음으로 꽃을 피운 해에 대해.

서윤은 아홉 시간을 잤다. 꿈을 꾸지 않았다. 알람도 없었다. 눈을 떴을 때 창으로 빛이 들어오고 있었고, 고양이가 발치에 있었고, 태오는 없었다. 아래층에서 대패 소리가 났다. 얇은 종이를 찢는 소리.

식탁 위에 호두나무판이 있었다. 어제까지 마감이 덜 되어 있던 판이 오일을 먹어 짙고 깊은 색이 되어 있었다. 서른 개의 구멍 중 첫 구멍에 단풍나무 별 하나가 꽂혀 있었다. 그 옆에 도면 종이 조각이 있었다.

「어제: 밥 다 먹음. 열한 시 취침. 별 하나. —태오」

「밥은 냉장고. 데워서 앉아서 먹기.」

서윤은 별을 뽑았다. 손바닥에 놓았다. 그것을 입술에 댔다. 왜 그랬는지 모른다. 나무는 아무 맛도 나지 않았고 조금 따뜻했다. 그녀는 그것을 다시 구멍에 꽂았다. 딱, 하는 소리.

밥을 데워서 앉아서 먹었다. 이브닝 근무가 세 시부터였다. 그녀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공방 문 앞에 섰다. 태오는 물푸레나무 상판을 대패로 밀고 있었다. 그녀를 보고 대패를 느리게 내려놓았다.

"잘 잤어?"

"...네." 그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어젯밤 그 단어를 자기가 정말 말했는지, 그가 들었는지.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것이 그가 그녀에게 주는 방식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았다.

"출근 잘 해. 물 세 잔. 문자할게."

병원 탈의실에서 유니폼을 입을 때, 하은이 사물함 문을 열다가 그녀를 보고 멈췄다.

"너 얼굴이 왜 그래?"

"뭐가."

"...좋아 보여서 무서워. 너 그런 얼굴 하는 사람 아니잖아."

서윤은 사물함 안쪽 작은 선반에 손을 넣었다. 거기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손가락은 별의 모양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는 문을 닫았다.

"그냥 잘 잤어."

"몇 시간?"

"아홉 시간."

하은은 그녀를 한참 보았다. 응급실 간호사가 아홉 시간을 잤다는 것은 일종의 자백이었다. 그러나 하은은 더 묻지 않았다. 아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