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밥 냄새

톱밥은 질문을 많이 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 질문들은 응급실의 질문과 달랐다. 대답을 재촉하지 않았고, 대답하지 않아도 다음 질문이 오지 않았다.

「무엇을 쉬고 싶은지 말씀해주셨으니, 이번엔 무엇이 싫은지 말해주세요. 싫은 것부터 알아야 좋은 것을 안전하게 드릴 수 있습니다.」

서윤은 나이트 근무 사이의 새벽 네 시, 간호사 스테이션 뒤편 휴게실에서 그 메시지를 읽었다. 답을 쓰는 데 사흘이 걸렸다. 그동안 그는 아무것도 보내지 않았다. 그 침묵이 재촉이 아니라는 것을 서윤은 이틀째에 알았다.

「아기 말투 싫어요. 어린애 옷 같은 거 입히는 거 싫어요. 밖에서 티 나는 거 싫어요. 제 직업을 우습게 보는 거 싫어요. 그리고, 이건 싫은 건지 무서운 건지 모르겠는데, 제가 결정을 안 하는 게 제가 무능해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싫어요.」

답은 이십 분 뒤에 왔다.

「전부 안 합니다. 마지막 것은 제가 특히 안 합니다. 하루에 삼백 개를 결정하는 사람이 저녁에 결정을 내려놓는 건 무능이 아니라 체력 관리입니다. 저는 그렇게 이해합니다.

좋은 것도 말해주세요. 작은 것부터.」

「누가 밥 먹었느냐고 물어봐주는 거. 몇 시에 자라고 말해주는 거. 잘했다고 말해주는 거. 말했잖아요.」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건 목록이고, 저는 장면을 알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밥 먹었느냐고 묻는 건 문자로도 됩니다. 얼굴 보고 묻는 것이 좋습니까, 문자가 편합니까. 잘했다는 말은 어떤 목소리여야 합니까. 큰 소리로 칭찬받는 게 좋습니까, 지나가듯 한 마디가 좋습니까.」

서윤은 그 메시지를 오래 들고 있었다. 누가 그녀에게 이런 것을 물어본 적이 있었던가. 어떤 목소리여야 하느냐고.

「지나가듯 한 마디. 큰 소리는 부담스러워요. 얼굴 보고 묻는 건... 아직 모르겠어요. 누구 얼굴을 보고 물어봐달라는 건지 모르니까.」

「그건 그렇겠습니다. 급하지 않습니다.」

그는 자기 얘기도 했다.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딱 그녀가 준 만큼만. 마흔하나. 십 년 동안 가구회사에서 디자인을 했고 서른다섯에 그만두고 공방을 열었다. 상호는 「결」. 나무의 결, 그리고 매듭의 결. 공방 일층에서 일하고 이층에서 잔다. 고양이가 한 마리 있는데 이름이 대패다. 자기가 돌보는 쪽인 것은 오래전부터 알았고, 그것이 자기가 쉬는 방식이라는 것을 아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고 했다.

「돌보는 게 쉬는 거예요?」

「누군가를 위해 밥을 하고, 그 사람이 다 먹는 것을 보고, 몇 시에 자라고 말하고, 그 사람이 자는 걸 보면, 저는 제 하루가 정리됩니다. 그게 저한테는 쉬는 겁니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요.」

「제가 남한테 이상하다고 할 처지는 아닌데요.」

「그러네요.」

삼 주가 지났다. 서윤은 그동안 두 번 밥을 굶었고 두 번 다 그에게 말했다. 그는 두 번 다 「지금 뭐라도 따뜻한 걸 먹어요」라고만 했다. 한 번은 그녀가 「먹었어요, 어묵」이라고 답했고, 그가 「잘했어요」라고 답했다. 그 두 글자가 휴대폰 화면에서 이상하게 오래 빛났다.

만나자고 한 것은 서윤이었다.

「제 오프가 목요일이에요. 공방 구경 가도 돼요?」

「열 시에 문 엽니다. 앞치마는 제가 드립니다.」

공방은 구도심 골목 안쪽에 있었다. 지하철역에서 십오 분을 걸어, 오래된 세탁소와 문 닫은 문구점을 지나서, 담쟁이가 반쯤 덮은 이층 벽돌집 앞에 「결」이라는 작은 나무 간판이 걸려 있었다. 서윤은 그 앞에서 두 번 심호흡을 했다. 응급실 소생실 앞에서는 하지 않는 일이었다.

문을 열자 냄새가 먼저 왔다. 나무 냄새. 그 안에 조금 단 냄새와 조금 매운 냄새가 섞여 있었다. 톱밥이었다. 바닥에 얇게 깔린 톱밥이 아침 햇빛을 받아 노랗게 빛나고 있었다.

"정서윤 씨."

그는 작업대 뒤에 있었다. 키가 크지도 작지도 않았고, 옆머리가 반쯤 세어 있었고, 두꺼운 면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손에는 대패가 있었다. 그가 그것을 내려놓는 동작이 느렸다. 서윤은 그 느림을 보았다. 응급실에서는 아무도 그렇게 물건을 내려놓지 않았다.

"이태오입니다. 앞치마는 저기 걸려 있는 거 하나 하세요. 손 씻는 곳은 왼쪽이에요."

그는 그녀를 관찰하지 않았다. 그게 이상하게 편했다. 손을 씻고 앞치마를 두르는 동안 회색 고양이가 다가와 그녀의 운동화 냄새를 맡고 갔다.

"대패예요?"

"네. 이름값 못 하는 애예요. 아무것도 안 깎아요."

작업대 위에 작은 상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 손바닥 두 개를 합친 크기, 뚜껑이 따로 떨어져 있었다. 나무는 연한 색이었다.

"오동나무예요. 가볍고 부드러워서 처음 하는 사람이 다루기 좋아요. 오늘 이걸 하실 거예요."

"제가 뭘 하면 돼요?"

태오는 사포 한 장을 반으로 접어 그녀 손에 놓았다. 그리고 상자 뚜껑을 그녀 앞으로 밀었다.

"오늘은 아무것도 안 정해도 됩니다. 제가 시키는 것만 하세요. 이 뚜껑을, 결 방향으로, 이렇게." 그가 자기 손으로 한 번 보여주었다. 길게, 한 방향으로. "그것만 하세요. 언제 그만할지는 제가 말할게요."

서윤은 사포를 나무에 대었다. 처음에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응급실에서 그녀의 손은 늘 무언가를 빨리, 정확하게 했다. 그 손이 지금 느리게 나무를 문지르는 것이 어색해서 몇 번은 결을 거슬렀다. 태오는 고치지 않았다. 그냥 "결 방향" 하고 한 번 말했다. 그녀는 고쳤다.

십 분이 지났다. 태오는 다른 작업대에서 자기 일을 했다. 대패가 나무를 깎는 소리가 얇은 종이를 찢는 소리 같았다. 고양이는 햇빛 속에서 잠들었다. 서윤은 사포를 밀었다. 손바닥이 따뜻해졌다. 나무 표면이 조금씩 매끄러워지는 것이 손끝으로 느껴졌다. 그녀는 어느 순간 자기가 아무것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고, 깨닫자마자 그 상태는 사라졌지만, 사라진 자리에 무언가 조금 남아 있었다.

"됐어요."

서윤은 손을 멈추지 못했다. 두 번 더 밀었다.

"됐어요, 서윤 씨. 그 정도면 충분해요."

그녀는 손을 들었다. 사포를 든 채로. 그리고 자기 눈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떨어져 오동나무 뚜껑 위에 작은 얼룩을 만드는 것을 보았다.

응급실에는 「됐어요」가 없었다. 아무것도 충분하지 않았다. 환자가 돌아와도 다음 환자가 있었고, 인계를 끝내도 내일 인계가 있었고, 손을 씻어도 다음 손을 씻어야 했다. 열두 년 동안 누구도 그녀에게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 그녀 자신도.

태오는 그녀가 우는 것을 보지 않는 척했다. 대신 상자 뚜껑을 들어 결 방향으로 빛에 비춰보고 말했다.

"잘했어요. 여기 이 부분, 손이 안정된 게 보여요."

그가 보리차를 내왔다. 유리컵이 아니라 나무를 깎아 만든 컵이었다. 서윤은 그 컵을 두 손으로 감싸고 마셨다. 태오는 왜 울었느냐고 묻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도. 그는 자기가 요즘 만드는 식탁 얘기를 했다. 여덟 명이 앉는 물푸레나무 식탁인데 주문한 사람이 다리 모양을 세 번 바꿨다고. 서윤은 웃었다. 우는 것과 웃는 것이 한 얼굴에서 그렇게 가까이 있어도 된다는 것을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정오가 지나자 그는 그녀에게 상자를 싸주었다. 신문지로 감아 노끈을 묶었다.

"뚜껑은 서윤 씨가 했고, 몸통은 제가 했으니까 반반이에요."

버스 정류장까지 그가 함께 걸었다. 골목의 세탁소 아저씨가 태오에게 인사했고, 태오는 고개를 숙였다. 정류장에서 그는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말했다.

"다음 오프가 언제예요?"

"다음 주 화요일이요."

"그날 문자할게요. 밥 먹었는지."

서윤은 그를 올려다보았다. 신문지에 싼 상자가 가슴 앞에 있었다.

"...그게 다예요?"

"오늘은요."

버스가 왔다. 서윤은 탔다. 창밖에서 그는 손을 흔들지 않았다. 다만 버스가 떠날 때까지 거기 서 있었다. 그녀는 뒷자리에 앉아 상자를 무릎 위에 놓고 신문지 틈으로 손가락을 넣어 뚜껑을 만졌다. 결 방향으로. 매끄러웠다. 그리고 앞치마에서 옮겨온 톱밥 냄새가 그녀 옷에서 났다. 그 냄새는 오피스텔 8층까지 따라왔고, 그날 밤 그녀는 컵라면을 먹지 않았다. 냉장고에 있던 계란 두 개를 삶아 식탁에 앉아서 먹었다. 그것이 그가 시킨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어쩐지 그가 시킨 것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