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증
세라가 먼저 깼다.
햇빛이 커튼 사이로 들어와 있었다. 준호는 옆에서 자고 있었다. 티셔츠가 뒤집힌 채. 솔기가 밖으로. 팔 하나는 그녀 쪽으로 뻗은 채.
그녀가 발목을 봤다. 보라색이 노란색으로 가고 있었다. 디뎠다. 아팠다. 덜 아팠다.
거실. 테이블. 종이.
앉아서 읽었다. 처음부터.
사냥 허가. 1번부터 11번. 지도. 계곡에 엑스 세 개. 서명 두 개. 그 밑에 서명 두 개 더. 날짜 둘. 시간 둘. 20시 41분. 15시 12분.
11번을 다시 읽었다. 사냥꾼은 사냥감이 안 보여도 15분마다 어디 있는지 '생각'한다. 게임을 이기는 것보다 먼저. 그의 글씨. 삐뚤었다. 손이 떨렸을 것이다. 아침에 그 얘기를 하며.
볼펜을 집었다. 맨 밑에 한 줄 썼다.
침대로 돌아갔다.
그의 등에 손을 얹었다. 티셔츠 위. 그가 움직였다. 안 깼다. 그녀가 티셔츠 안으로 손을 넣었다. 등. 허리. 그가 깼다.
"몇 시야."
"몰라."
"시간 규칙."
"게임 아니야."
그가 돌아누웠다. 그녀를 봤다. 햇빛. 얼굴. 어제와 그제, 그녀의 얼굴은 어둠 속 윤곽이거나 손전등 아래 하얀 것이었다. 지금은 그냥 얼굴이었다. 눈 밑이 조금 어두웠다. 입술이 말라 있었다.
그가 그녀 뺨에 손을 댔다. 그녀가 그 손에 기댔다.
"지금은 누가 사냥꾼이야." 그가 물었다.
"아무도."
"그럼 이건 뭐야."
"그냥 우리."
그녀가 그의 티셔츠를 벗겼다. 제대로. 팔을 빼주고. 뒤집힌 채로 바닥에. 그가 그녀 셔츠를 벗겼다. 밤에 입은 그의 셔츠였다. 단추 세 개. 어깨. 어깨에 자국. 그제 밤 그의 이. 보라색. 발목과 같은 색.
그가 거기 입을 댔다. 물지 않았다. 대기만.
"아파?"
"아니."
느렸다. 전부. 그가 그녀 위로 왔다. 팔꿈치로 무게를 받쳤다. 그녀 다리가 그의 허리를 감았다. 발목은 조심스럽게. 그가 들어왔다. 천천히. 끝까지. 둘 다 눈을 뜨고 있었다. 감을 이유가 없었다. 어둠이 없었다. 잡을 것도 도망칠 것도 없었다.
그가 움직였다. 느리게. 그녀가 그의 등에 손을 얹었다. 손톱 없이. 그가 그녀 안에서 속도를 안 바꿨다. 그녀도 바꾸라고 안 했다. 이틀 밤 동안 없었던 속도였다. 도망치는 사람의 속도도 기다리는 사람의 속도도 아닌.
"세라."
"응."
"무서웠어?"
"언제."
"전부."
그녀가 생각했다. 그가 안에서 움직이는 동안. "응. 전부."
"그런데."
"응. 그런데."
그가 웃었다. 그녀 안에서. 그녀가 그걸 느꼈다. 웃음이 몸으로 전해지는 걸. 그녀도 웃었다. 그리고 웃음이 다른 것으로 바뀌었다. 그녀 허리가 올라갔다. 그가 더 깊이. 여전히 느리게. 그녀 손이 그의 등을 잡았다. 이번엔 손톱. 조금.
"옷 안." 그가 말했다.
"등이니까."
그녀가 왔다. 소리가 작았다. 숲에서처럼 지르지 않았다. 지를 필요가 없었다. 그의 얼굴이 바로 위에 있었다. 그가 그녀를 보고 있었다. 그도 곧. 그녀 안에서. 이름을. 한 번.
햇빛.
둘의 숨.
그가 옆으로 누웠다. 그녀가 그의 가슴에 얼굴을 댔다. 심장. 빨랐다. 느려졌다.
"이게 제일 무서웠어." 준호가 말했다.
"이게?"
"응. 어둡지 않아서."
세라가 고개를 들었다. 그를 봤다. 그가 웃지 않았다. 그녀도 웃지 않았다. 그리고 둘 다 웃었다.
짐을 쌌다. 침구를 벗겨 세탁기에. 냉장고를 비웠다. 열쇠를 우편함에.
준호가 테이블에서 종이를 집었다. 읽었다. 맨 밑. 그녀의 글씨.
12. 유효기간: 없음.
그가 종이를 봤다. 그녀를 봤다. 그녀는 현관에서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오른발은 천천히.
"이거 언제 썼어."
"아침에."
"내 거야."
"내가 썼는데."
"공문서는 2부."
그가 핸드폰으로 종이를 찍었다. 그녀에게 보냈다. 종이는 네 번 접어 지갑에 넣었다. 카드 뒤에.
차. 숲이 뒤로 갔다. 나무. 나무. 능선. 계곡은 도로에서 안 보였다. 세라가 사이드미러로 봤다. 그냥 산이었다.
"다음엔 어디." 준호가 물었다.
"바다."
"모래는 소리가 안 나."
"그건 사냥감한테 유리하네."
"나 사냥감 할 건데."
"다리 다 낫고."
"다리 다 낫고."
월요일.
회의실. 형광등. 벽은 베이지. 프로젝터가 분기 목표를 비추고 있었다. 세라는 셔츠 칼라를 만졌다. 어깨를 움직였다. 천 밑에서 자국이 당겼다. 아직 있었다. 보라색에서 노란색으로. 아무도 모르는 자국.
핸드폰이 테이블 밑에서 울렸다.
준호. 허가 신청서 양식 새로 만들었어.
그녀가 화면을 테이블 밑에서 쳤다. 심사 기간은.
네가 정해.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프로젝터. 분기 목표. 팀장이 뭐라고 말하고 있었다. 창밖에 빌딩. 빌딩. 빌딩.
숲은 거기 없었다.
있었다.
옷 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