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는 사람

방어는 성공했다.

넷째 주 수요일 오후 네 시, 공개매수자가 철회 공시를 냈다. 회의실에서 누군가 박수를 쳤다. 파트너가 유라의 어깨를 두드렸다. "심사 걱정 마." 클라이언트 대표가 전화로 고맙다고 했다. 저녁에 회식이 있었고 유라는 참석했고 두 시간 앉아 있다가 먼저 일어났다.

주차장에서 그녀는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기쁨도, 안도도. 삼 주를 쏟은 것이 끝났는데 그 자리에 아무것도 오지 않았다. 문장만 있었다. 다음 건, 다음 딜, 심사, 어머니. 그리고 그 밑에, 한 달 동안 한 번도 조용해지지 않은 자리.

일요일에 분당에 갔다. 몇 달 만이었다.

어머니의 집은 여전히 조용했다. 어머니는 여전히 정확한 사람이었다. 차를 내오고, 마주 앉고, 공시 얘기를 하고. 유라는 정확하게 대답했다. 두 사람은 삼십오 년 동안 그렇게 대화했다.

그러다 어머니가 말을 멈추고 유라를 보았다. 오래.

"얼굴이 왜 그러니."

"삼 주 밤샜어요."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한참 뒤에 말했다.

"너 낳고 두 달 만에 복귀했다. 내가. 그게 자랑이었어. 오래."

유라는 잔을 들고 있었다.

"요즘은 잘 모르겠다."

그것이 다였다. 사과도 아니었고 후회도 아니었다. 그냥 모르겠다는 말. 어머니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을 유라는 처음 들었다. 판사는 모르겠다고 말하지 않는 직업이었다.

"밥 먹고 가라."

유라는 밥을 먹고 왔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녀는 자기가 뭔가를 느껴야 한다는 것을 알았고 느끼지 못했다. 느끼는 자리가 어디인지 잊은 것 같았다.

월요일 오전에 택배가 왔다.

사무실로 온 것이었다. 발신인은 파주였다. 상자는 작았고 가벼웠다. 유라는 회의 두 개 사이에 그것을 열었다. 자기 방에서. 문을 닫고.

그릇이었다.

손바닥 두 개를 모은 크기. 호두나무. 결이 안쪽으로 둥글게 말려 들어갔고, 표면은 오일을 먹여 깊은 색이었다. 유라는 그것을 두 손으로 들었다. 가벼웠다. 그리고 따뜻했다. 나무는 원래 따뜻한 것이었다. 그녀는 그것을 이제 알았다.

상자 바닥에 종이가 한 장 있었다. 연필 글씨였다.

'말리는 데 넉 달 걸렸어요. 급하게 하면 갈라져서요. 처음 오신 날 다듬던 판에서 남은 거예요. 유라 씨 거예요. 아무것도 안 해도 돼요.'

넉 달.

유라는 계산했다. 계산하지 않으려 했는데 되었다. 처음 간 날이 십일월 둘째 주였다. 지금은 삼월 초였다. 넉 달. 현정은 그날 판을 밀면서 남은 조각을 따로 두었다. 그리고 매달 뒤집었다. 유라가 오는 토요일에도, 오지 않는 토요일에도.

유라가 못 간다고 문자를 보낸 날에도 그 나무는 마르고 있었다. 화장실 칸에서 자기 허벅지를 치던 새벽에도. 아무것도 보내지 않은 금요일에도. 빈 벤치 앞에 앉아 있던 토요일에도.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고.

유라는 그릇을 책상에 놓았다. 그리고 앉았다. 그리고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소리가 났다. 이번에는 났다. 담요가 젖는 것이 아니었다. 어깨가 흔들리고 숨이 끊어지고 손바닥이 젖었다. 오 분이 아니었다. 오 분 안에 그치고 나오지 않았다. 문 밖에서 누가 노크했고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고 노크는 멈췄다.

우는 동안 문장이 없었다.

그것을 알아챈 것은 한참 뒤였다. 눈물이 그쳐 가고 있을 때. 우는 동안 머릿속이 비어 있었다는 것을. 손바닥 없이. 파주 없이. 그냥 그릇 하나로.

아니, 그릇이 아니었다. 그릇을 만든 손이었다. 넉 달 동안 매달 나무를 뒤집던 손. 빈 자리 앞에서 무릎에 놓여 있던 손.

유라는 얼굴을 닦았다. 거울을 보지 않았다. 대신 휴대폰을 들었다.

이번에는 지우지 않았다.

'금요일 밤에 갈게요. 늦을 거예요. 문 열어 두지 마세요. 두드릴게요.'

답은 일 분 뒤에 왔다.

'두드려요. 열게요.'

유라는 그릇을 다시 들었다. 결을 따라 손가락을 넣었다. 안쪽이 매끈했다. 손바닥이 몇 번이나 지나갔을지 알 수 없는 매끈함이었다.

그날 오후에 그녀는 파트너 방에 가서 말했다. 금요일 오후에 나가겠다고. 파트너는 잠깐 그녀를 보고, 그러라고 했다. 십 년 만에 처음 하는 요구였고 십 초 만에 끝났다.

책상 위에 그릇이 있었다. 비어 있었다. 비어 있는 것도 자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