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런 줄 알았다

어릴 때부터 좀 이상했다. 남들 다 무섭다는 영화 속 결박 장면에서 나는 왜 눈을 못 뗐는지, 그땐 그냥 특이한 취향이겠거니 하고 넘겼다.

스무 살 넘어서야 이게 이름이 있는 거라는 걸 알았다. 인터넷 어딘가에서 '성향'이라는 단어를 처음 봤을 때, 뭔가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그게 좀 무섭기도 하고 안심되기도 하고, 이상한 기분이었다.

한동안은 이걸 인정하기 싫었다. 나 원래 이런 사람 아닌데, 하면서 며칠을 혼자 끙끙댔다. 억지로 안 맞는 척 하는 게 오히려 더 힘들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지금은 그냥 스위치로 산다. 아직 가족들 앞에서는 숨긴다. 여기 와서 비슷한 글들 읽으면서 알았다. 나만 이런 게 아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