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음

내가 아무리 지배에 재능이 있고, 그 철학이 깊다 한들 네가 없다면 그게 다 어떤 의미이며, 무슨 소용인가? 나의 능란한 기술과 이 괴상한 물건들의 쓸모는 어디인가...

보아주고, 들어주고, 느껴주는 네 공감과 동화가 있기에 이토록 흉측하고 난해한 상상, 언어, 행위는 감사와 기쁨의 절정, 사랑과 존경의 찬미가 되어, 늘 알몸으로 무릎을 꿇고 아련하게 올려보는 촉촉이 젖은 그 눈동자 속에 이렇게 생겨먹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온전히 이해받고, 하반신을 할퀸 푸른 멍 자국 하나만으로도 내 모든 게 포용되고 있었음을.....

그런 나는 네가 다시 태어나도 나의 것임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영원과 윤회의 흔적을 남기는 꿈을 꾼다.